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무덤에 대해 각 언론은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어려운 말과 전국 각지에서 가져온 돌과 모래, 묘역의 규모 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무덤은 복잡한 설명 필요없이 그냥 '고인돌(支石墓)'입니다. 고인돌 중에서도 작고 낮은 남방식 또는 개석식에 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무덤을 설계한 유홍준 비석건립위원장의 설명도 그랬습니다.

① 기본은 비석이다. 어찌됐든 돌이다.
② 지하에 안장시설을 하고 그 위에 돌을 얹는다면 = 고인돌(支石墓)
③ 아주 작아야 한다. 북방식(北方式)이 아닌 남방식(南方式)
④ 그렇다면 창녕 유리 고인돌(메주덩이)가 아닌 고창 상갑리 고인돌(너럭바위)이다.


'노무현 고인돌'의 상석. @오마이뉴스 윤성효


유홍준 씨는 "화장된 유골을 산골하지 않고 매장을 하되 봉분은 쓰지 않겠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이렇게 설계했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무덤이 '유골을 지하에 매장한 봉분없는 고인돌'이라는 사실은 향후 노 대통령 외에도 '화장한 고인'에 대한 장묘 문화에 큰 변화가 올 수도 있음을 예측케 합니다.

저는 2004년 9월 여성 노동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였던 이경숙 민주노동당 도의원이 급작스레 타계한 뒤 치러진 시민사회장의 장례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그 때도 장묘 방식을 두고 약간의 논란이 있었는데, 유서는 없었지만 고인이 평소 '화장을 해달라'고 말해왔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고 이경숙 도의원 49재 당시 솥발산 묘역.

그러나 화장한 후 그냥 유골을 뿌려버리면, 고인의 뜻을 계승하고 추모할 흔적조차 없어져 버린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장례위원들은 논란 끝에 결국 화장을 하되, 그 유골은 영남지역의 많은 열사와 민주인사가 묻혀있는 양산 솥발산 묘역에 안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고 이경숙 의원의 무덤은 다른 묘역과 마찬가지로 봉분이 있습니다. 이후 2007년 숨진 공무원노조경남본부 하영일 사무처장의 장례도 그렇게 '화장한 후 솥발산 묘역에 매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처럼 똑같이 봉분을 만들어 매장하는 방식은 '화장'의 의미를 무색케 한다는 문제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여느 무덤과 다름없이 그렇게 할 것 같으면, 뭐하러 화장이라는 절차를 한 번 더 거치느냐는 문제제기도 가능합니다. 오히려 그냥 매장을 하는 것보다 소비적이고 낭비적인 허식이라는 거죠.

그런데 이번 '노무현 고인돌'을 보니, 그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습니다. 대통령의 묘소니까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상석(너럭바위)을 놓았지만, 일반인의 묘소라면 그보다 훨씬 작은 상석을 놔도 됩니다. 유골함을 덮을 수 있는 정도의 돌만 놓아도 '미니 고인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남 남해군에서 '미니 고인돌'을 응용해 조성한 납골평장. @경남도민일보


바로 그걸 응용한 게 경남 남해군에 있는 '납골 평장'이라는 방식입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남해군수로 있을 때 조성한 군립공원묘지에 가면 바로 그 '미니 고인돌' 방식의 '납골평장'이 있습니다. 유골함을 묻고, 그 위에 50cm 크기의 네모난 빗돌을 올려놓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1평의 면적에 4기의 '미니 고인돌'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봉분 문화에 익숙해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 이런 '미니 고인돌'을 선호하지 않아 남해군의 납골평장이 확산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노무현 고인돌'이 선보인 것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장묘문화가 '고인돌'을 응용한 '납골평장'으로 바뀌어나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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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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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운현 2009.07.10 1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좋은 아이디어군요.
    한국인들은 매장의 경우 봉분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야 무덤 같다는 유교식 발상 때문이죠.
    이런 장례문화가 널리 보급됐으면 좋겠습니다.
    노통은 끝까지 우리에게 도움을 주시는 군요^^

  2. 어쨌든 매장.. 2009.07.10 15: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봉분보다는 낫다는건 저도 동감하구요.
    납골평장보다는 수목장이 좀더 보편화되었으면 합니다. 음.. 정서에 좀 이를까요?
    노짱도 수목장하고, 그 앞에 비석을 세워드렸다면 ..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입니다.
    꼴통할아부지들이 ... 나무에 해꼬지했으려냐 ㅡ.ㅡ;

  3. 양선희 2009.07.10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47선타고 하늘 밖에 올라가자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대화를 공지하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저희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그러나 고인을 추모했던 국민들과

    눈물흘리는 고 노무현님들의 측근들 조차도

    고 노대통령님을 사랑했다는 것은 거짓임이

    드러나지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4일동안 노사모 홈피, 국민들이 많이 애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카페등 모든곳에 고 노무현님의 대화를 원하는 글을

    올렸고 기자분들에게도 띄웠습니다



    그러나 몇군데를 제외한 모든 인터넷사이트와

    고인의 살아생전 복지부 장관이었던 유시민씨 홈피에서는

    글을 올리자마자 삭제 당했고

    여러 카페에서는 강등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49일 동안 지켜보았습니다



    이제 고인이 되신 노무현대통령님의 일은 접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겠습니다



    http://cafe.daum.net/2047-Seontaja

  4. 지니 2009.07.10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인돌이라... 기존의 비석과 틀린 비석의 형태를 보면서 왜 이런걸까 생각했었는데 이런 이야기가 있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5. T군 2009.07.10 1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마지막 길을 가시면서도 좋은 걸 가르쳐주시고 가시네요..
    저도 주변의 상을 겪다 문득 화장을 했는데도 왜 봉분을 만드는건지..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좀 더 보편화되었으면 좋겠네요.

  6. 주연 2009.07.10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봉분을 하면 토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되니깐....

    어마어마한 인구를 따져보면 면적이 엄청나겠죠...

    좋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노무현 대통령 편안히 잠드세요...

    그립지만 가슴에 묻어두고 평생 기억하면서 살겠습니다...

  7. 저녁노을 2009.07.10 1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묘비문화...바뀌어갔으면 하네요.

    잘보고 트랙백 하나 걸어놓습니다.

  8. 톨™ 2009.07.11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좋네요. 면적도 많이 차지하지 않게되고...
    저런 생각이 많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어요.

  9. thezle 2009.07.11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좋은 정보 공유하고 싶어 왔어요 ㅎㅎ

    ok캐쉬백에서 무료 쿠폰 줘서 해봤는데
    다른사람과의 관계 알려주기도 하고,
    재밌네요! ㅎㅎ

    한번 해보세요~ ㅋ

  10. 갈밭 2009.07.11 1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보게되어 기분 좋습니다.

    남해를 보물섬 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 이유를 무덤이 적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남해의 큰 자랑거리입니다.


    낙동강을 따라 가다보면 남쪽 양지바른 곳은 죄다 무덤입니다.

    장묘문화 개선이 환경을 살리고 더 나아가 평등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11. 백두 대간 2009.07.12 0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사를 지내는 전통과 얼마나 어울리는가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봉분을 하냐마냐보다는 제사를 지낼 수 있는 면적이 필요한 것 같아요.
    결국 봉분의 면적은 줄일 수 있어도 제사를 지낼 면적은 줄이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남해의 납골평장은 좀 받아들이기가 힘들겠는데요.
    오히려 납골당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고 차라리 비석을 세우든가
    제사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것 같군요.

  12. 그런깜냥 2009.07.13 1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그러고보니 정말 고인돌이군요...
    알고있던것도 이렇게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네요.

  13. 이름 2009.07.16 2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저는,
    사후 장기기증에 화장이라는 마지막 절차를 생각해두었었지요.

    그런데 지금 보니
    화장한 다음의 절차는 이기적이게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네요. ^^;

    공기 좋은 산에다가 뿌려달라고 해야겠습니다.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