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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좀 바쁘다. 같은 부서의 보조데스크 한 명이 한 달간 유급휴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용히 생각하고 고민해볼 여유나 시간이 없다.

그럼에도 요즘 내 머리 속에 부채의식처럼 남아 있는 복잡하고 골치아픈 화두가 하나 있다. 한나라당의 신문법 처리 이후, 과연 지역신문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다.

사실 거의 모든 언론은 언론관련법 날치기 처리와 관련, 방송에만 초점을 맞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문-방송 겸영 허용에 따른 방송시장의 문제에 대한 기사만 넘쳐난다. 신문, 특히 지역신문의 운명에 대한 보도는 거의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이지 않다.

언론악법 반대투쟁을 주도해온 전국언론노조조차 지역신문에 대해선 '불법 경품과 무가지 문제', 그리고 '민영미디어랩으로 인한 지역방송과 지역신문의 무한 광고경쟁' 정도만 이야기하고 있다. 신문사를 무제한 복수로 소유할 수 있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중동이 지역신문까지 집어삼키면 완전히 장악된다"는 정도로만 표현하고 있다. 구체성이 없다.

신문의 무제한 복수소유 허용 이후, 지역신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래서일까? 우리 신문사에 일하는 신문기자들도 '미디어랩'이니 '종합편성PP'니 하는 온갖 어려운 말들은 쉽게 입에 올리면서도, 정작 내가 속한 신문사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선 설명할 수 있는 이가 없다.

엊그제 후배 기자들과 술을 마시면서도 짐짓 신문법 개정이 우리 지역신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질문을 해봤다. 제대로 답변하는 이가 없었다. 답답했다.

이런 차에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 대표 김성균)에서 일하고 있는 '승주나무'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역시 날치기 이후 지역신문의 운명에 대한 자료가 없느냐는 문의였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지역신문에서 직접 밥벌어먹고 있는 종사자들도 남의 일인양 무관심한 판국에, 시민단체에서 지역신문 걱정을 해주니 말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우선 신문의 복수소유 허용에 따른 서울지(소위 '중앙지'라는 것들)들의 지역 신문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다.

기존 신문법에는 '신문·뉴스통신 또는 방송사업을 경영하는 법인이 발행한 주식 또는 지분의 2분의 1이상을 소유하는 자는 다른 일간신문 또는 뉴스통신을 경영하는 법인이 발행한 주식 또는 지분의 2분의 1이상을 취득 또는 소유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조항을 전면 삭제함으로써, 한 신문사가 여러 개, 아니 수십~수백 개의 별도 법인 형태로 계열신문사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경향신문이 올 초부터 발행하고 있는 '인천경향신문'의 모집공고.

서울지들은 지역의 독자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기 보다는, 지역의 단가 1000만 원 이하 광고시장을 노리고 시장진출을 꾀할 것이다.

서울지들이 굳이 지역신문을 창간(또는 인수)하려는 이유는 기존의 개별 지역신문과 달리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도 체인점식 신문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개 지역신문의 인력은 100~150명이다. 그런데 서울지가 지역신문을 함께 발행하면 10~20명, 많아도 30명이면 가능하다. 1면부터 4, 5면 정도만 지역기사로 채우고 나머지는 전국공통의 본지 기사로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편집이나 인쇄, 배포는 기존 조직을 활용하면 된다.


20여 명의 인력으로 지역신문을 제작, 운영할 수 있다면 100% 흑자를 낼 수밖에 없다.

각 신문사당 차이는 있지만 연간 20~30억, 많게는 40~50억 규모에 이르는 자치단체 광고만 잡아도 충분히 가능하다.


알아봤더니, 이미 복수소유가 허용되기 전인 올해 초부터 약간 편법적인 방법으로 지역신문(또는 지역판)을 내고 있는 서울지가 있었다. '인천경향신문'과 '중앙일보 천안·아산'이 그랬다. '인천경향신문'은 모기업인 경향신문이 2분의 1 이하인 40%의 지분만 갖고 토착 자본가를 끌어들여 만든 지역신문인데, '중앙일보 천안·아산'은 아직 회사 형태를 잘 모르겠다.

여하튼 둘 다 10여 명 안팍의 인력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사는 경남에선 두 신문을 볼 수가 없어 충청투데이 홍미애 국장에게 부탁을 했더니 '중앙일보 천안·아산' 최근호를 촬영해 보내주었다. 기록 차원에서 사진이 좀 많지만 올려둔다.

충청투데이 홍미애 국장이 찍어 보내준 것이다. 감사드린다.


중앙일보에 삽지형태로 배포하는 섹션이었는데, 총 12면이었다. 시니어 기자 2명, 인턴기자 2명의 이름이 보였다. 총 4명이다. 그 중 로컬기사는 총 8면 정도 됐다. 광고는 모두 상업광고였다. 지역의 병원과 식당, 미장원 광고였다. 아직 자치단체 광고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들 두 신문의 지역 진출은 아직 실험적이다. 그러나 복수소유가 전면 허용되면 실험단계를 넘어 조중동이나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 문화일보, 국민일보 같은 서울지들도 앞다퉈 현지 법인 형태의 지역신문을 창간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핵심은 그들이 현지 법인에서 채용할 인력의 숫자이며, 로컬 기사로 채우는 지면이 과연 몇 개 면이냐는 게 될 것이다. 전국의 지역신문에서 일하고 계신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하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분석해보면 좋겠다. 조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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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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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미디어법 사태 이후 지방지 위기, 돌파구는 없나

    Tracked from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2009/08/13 02:28  삭제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복잡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여당의 미디어 관련법 변칙 강행 처리는, 마치 공기 처럼 흔한 '미디어'의 복잡한 구조를 사람들로 하여금 공부하게 하고 무엇이 옳은 언론의 길인지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그런데 이렇게 복잡한 미디어법은 전공자나 관련자들조차 정치인들이 짜 놓은 틀에 사고를 끼워맞추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미디어 산업 중흥'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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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나사랑(이재호) 2009/08/12 2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걱정입니다.
    부산에도 현재 일간지가 두곳있는데 이 신문사들의 형편이 만만찮다 들었는데...
    (여하튼 이 신문사에 근무하는 아는 기자분께 직접 들었던 내용입니다.)
    안그래도 별 크지않은 광고시장이 중앙일간지의 지방 진출로 어떻게 변화될지...?
    두 기자분께서 온라인에서나마 광고 수주 많이 하셔야겠습니다. ㅋ
    그냥 웃자고 한 이야기입니다.
    나라꼴 돌아가는게 웃음밖에 나오지 않아...

  2.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8/12 2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어, 댓글이 올라갈 것 같다!)

    걱정이군요.
    도대체 그 무리들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군요.

  3.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8/12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
    승인이 필요하지만, 일단 올랐습니다.

    아까,
    이윤기님에게 댓글을 드리면서,
    닉란이 이상해졌는데요,
    이는 이윤기님 뿐 아니라, 발칙한 생각 등등 - 경남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가끔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모두 이 댓글을 좀 보아주시면 좋겠는데요 -^^

    댓글을 올리려고 닉을 쓰다보면 튕겨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거나, 티스토리 로그인 페이지로 이동을 합니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다보니, 블로그 클릭도 겁이 나는데요, '관리'에서 확인을 한 번 해 주면 좋겠습니다.

    기사 제대로 읽고 댓글을 올리고 싶은데, 경남 - 티스토리는 거부반응이 워낙 심해서요 - ^^//

  4. 2009/08/12 2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김주완 2009/08/13 15: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가끔 블로거s경남에서 창을 열면, 연달아 수십개의 같은 창이 뜨는 현상이 있는데, 댓글이 날라간 경험은 없네요. 왜 그럴까요?

  5. BlogIcon 송순호 2009/08/13 0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알려야 합니다.
    지방신문이 고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시민들은 피부에 와닿는 문제로 인식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방신문을 지켜 줄 든든한 후원군은 지방의 주민들입니다.

    그 주민들이 이문제를 공감하게 하는 것이 우선인것 같습니다.
    마을단위로 강연회, 문화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 냈으면 좋겠네요.

    • BlogIcon 김주완 2009/08/13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아직 제 고민과 예상이 좀 더 나아가지 못해서 주변의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좀 더 생각이 확실해지면, 서울지의 지역 신문시장 장악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여파나 문제점,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기존 지역신문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것도 차차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6. 괴나리봇짐 2009/08/13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고시장을 노리고 쳐들어온다는, 이 부분은 저도 생각지 못했는데,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겠네요. 법이 지켜주지 않으면 버티기가 정말 어려울 텐데... 그렇다고 지역주민들이 알아서 지역지를 찾으려 하지도 않을 거고. ...

    • BlogIcon 김주완 2009/08/13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현재의 지역신문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고,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지들의 공습이 본격화하면 그냥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일 겁니다.

  7. 불가요 2009/08/13 1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쇄쪽에서 일하는데 기존일력으로 삽지분 찍으려면 죽어나겠네...

  8. 범털 2009/08/13 1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생각엔, 좀 소모적인 고민으로 보입니다.

    서울지의 시장잠식을 고민하기전에
    과연 잠식을 걱정할 규모의 시장이 있느냐를 먼저 질문해봐야 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벗어날 길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서울지의 공격에 어떻게
    대처해야를 고민하기 시작하면 답이 없습니다.

    그것이 겉으로 보기엔 서울지에 대항해서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가장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형태라고 봅니다.
    심지어는 위기의식 고양을 통한, 단순한 내부 단속용이나 구조조정의 근거로 이용할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독자와 광고주들을 찾아낼 수 있는 창의적이고 성실한 답을 찾는 노력과 자기희생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맞붙으면 무조건 지게되어 있는 게임에서 살아 남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주제넘는 참견이었습니다.

    • BlogIcon 김주완 2009/08/13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제넘은 참견은 아니지만, 댓글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소모적인 고민이라...지금도 만성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이므로, 당장 발등의 불이나 생각해라는 건지..
      혼자서 너무 잘난 체 앞서가지 말라는 뜻인지...
      자기 앞가림도 못해 죽어가는 마당에 서울지 탓만 하고 있다는 건지...참 거시기하네.

  9. 범털 2009/08/13 1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거시기했다면 죄송.

    위에서 적으셨듯

    "현재의 지역신문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고,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것이 제가 하고싶은 말입니다. 이것은 도민일보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서울지들의 공습이 본격화하면 그냥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일 겁니다"

    라는 판단엔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저는 서울지들이 아무리 밀려와도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장이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루뭉실한 표현이긴 하지만 '생활밀착형 지역신문'을 지역일간지가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 뭐... 그런... 기대가 있죠.

    그래서 '소모적인 고민'이라 함은,
    진흙탕에서 같이 뒹굴지말고, 블루오션을 찾자. 이런 생각입니다.

    • BlogIcon 김주완 2009/08/13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게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될 것을 굳이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는 표현으로 말하는 걸까?
      그래야 뭔가 있어보일까. 글이란 마주보면서 하는 말과 다르다는 걸 잊지 말길....
      참고로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냥 그렇게만 말하는 것은 너무 막연해 오히려 무책임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네.
      그래서 더 고민하면서 생각을 정리해가고 있는 중이고...

  10. 범털 2009/08/13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있어 보이려는 '강박'은 제 단점이기도 하지만, 장점이기도 하죠. ㅎㅎ
    그래야 그림빨(?)이 산다는... 기자와 작가의 차이 쯤으로 이해해 주셈.

  11. BlogIcon 지구벌레 2009/08/13 16: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역지들이 무너져 갈수록 지역여론이나 지자체에 대한 감시역할은 갈수록 희미해져가겠죠.
    걱정입니다.

  12. 범털 2009/08/13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수 한 그릇 먹고 와서 다시 읽어보니, 제 글에 문제가 있네요. 이게... 참... 키보드만 잡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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