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密陽), 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영화 <밀양>이 생각나신다고요? 그러하신 이들도 많겠지만 저는 아닙니다. 게다가 저는 영화 <밀양>의 영어 표현 'Secret Sunshine'은 잘못된 비틂이라 여기며 못 마땅하게도 봅니다.
(옛말 미리벌에 비춰볼 때 '밀'과 '양'은 'Secret'과 'Sunshine'이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밀은 하늘 아니면 용과 관련된 말입니다. 양은 옛날 한양, 진양 했듯이 땅 이름을 뜻하는 것일 뿐입니다.)
저는 밀양이라 하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밀양강이 떠오르고 밀양강 곳곳에 자리잡은 습지들이 생각나고 그런 것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누각 영남루가 눈 앞에 가물거립니다. 밀양은 여러 모로 아름답고 평화롭습니다.
영남루는 고려 말에 생겼다가 임진왜란 때 불탔고 1844년 새로 지어집니다. 그런데 대들보는 모두 용 몸통을 하고 있는데 이는 유교의 향교나 서원이 아닌 불교의 절간에 있는 그런 것입니다. 참 이상한 노릇입니다.
어쨌거나, 9월 30일 대구 사는 큰형 큰형수를 만나러 갔다가 하룻밤 자고(술도 한 잔 하고) 이튿날 돌아오는 길에 밀양에 들렀습니다. 내년에 고등학교 들어가는 딸 현지랑 함께요.
벌거벗은 19금 만화 빌려주는 밀양 긴늪 유원지
먼저 들른 곳은 산외면 기회(沂回) 마을 긴늪(송림) 유원지였고 밀양시청 근처 밥집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에는 밀양루에 들렀습니다. 딸은 영남루 자체보다 아랑각을 더 보고 싶어했습니다만.
긴늪도 아주 좋았습니다. 흐르는 물은 맑았고 하늘은 높았습니다. 물 속으로 작은 물고기들 노니는 모습이 투명하게 보였고, 멀리 왜가리 앉아 있는 풍경도 놓였으며 물고기 자맥질하는 소리도 깔끔했습니다.
딸이랑 같이 강가를 거닐기도 했는데요, 우리 딸은 풀숲 지날 때마다 메뚜기가 날고 여기저기서 풀벌레 소리가 나는 것만으로도 아주아주 좋아했습니다. 나비도 여러 가지 눈에 담았답니다.
돌아나오는 길에 보니 새마을문고가 있었습니다. 컨테이너 상자였습니다. 결과로 보면 들어가지 아니함만 못하게 됐지만, 그래도 저는 기특한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돼 있는지 한 번 들어가봤습니다.
지키는 이는 없이 들머리에 책상이 하나 놓여 있고 도서대출장과 볼펜이 있었습니다. 옆에는 성인만화가 두 권 펼쳐져 있었습니다. 표지부터가 벗은 여자 몸매여서 저는 얼른 딸이 보지 않게 가렸습니다. 당황스럽더군요.
물론 거기에는 유홍준이 쓴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같은 책도 있었습니다만. 네 면 가득 책꽂이에 꽂힌 책 가운데에는 이른바 '양서'라 할만한 책보다는 야한 성인용을 비롯해 심심풀이 땅콩 같은 책이 더 많아보였습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만화책에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글자가 오른쪽 위에 적혀 있었습니다. 책꽂이를 돌아보니 이런 19금 만화책이 곳곳에 눈에 띄었습니다. 새마을문고가 잘 빌려주는 '도서'인 모양입니다.
긴늪 같은 유원지에는 청소년이나 어린이들도 많이 오는데, 이래도 좋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상 위에 있다가 제 손에 잡힌 성인 만화는, 몇 장 넘겨 보니 벌거벗은 남녀가 침대 또는 의자 따위에서 엉겨붙은 채 아래위 또는 좌우로 들락날락대고 있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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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네요. 하나 아쉬운 건 저 만화 펼쳐서 찍었으면 더 좋은 포스팅이 되었을텐데 하는... ^^;;
^.^ 제 딸 눈치가 보여서리. 자꾸 빨리 나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정말 커서님 처럼 골 때리네요. 사서란 분이 뭘하는 분인지...!
사서가 그러니까 없는 셈이지요. 하하.
미르=용, 미=물, 밀양의 밀은 용과 물의 중의적 표현일 듯...
또한 양은 강 등 어떤 대상의 상대적 북쪽 벌판이나 대지, 즉 볕이 잘 드는 양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래로 용과 같이 굽이치는 물길의 양지쪽에 있는 도시가 밀양입니다.
자세하게 일러주셔서 고맙습니당~~~~
오호통재라 ㅡㅡㅋ
관리가 필요할 테고,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이 답답하네요 흘;;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지금은 철이 지나서 아무도 지키지 않더라구요.
문제 해결은 있었나요?
어떤 문제를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문고에 내놓을 때 어떤 기준에 따라 걸러내는 일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을 구입할 돈이 없으니 놀러 온 사람들이 버리고 간 책을 주어 모은 것은 아닐까요? 뭐 그렇다고 잘 했다는 것은 아니구요.
놀러 온 사람들이 버리고 간 책을 주워놓은 수준은 아니고요, 아마도 새마을문고가 이런저런 경로로 기증을 받았을 텐데, 이것을 그냥 아무 개념없이 그대로 들고 온 것 같이 보였습니다만.
헉...충격인데요...
황당 + 당황. ^.^
김훤주 기자님께는 약간 김빠지는(?) 이야기일지 몰라도, 기사의 중심주제인 유원지 새마을문고 얘기보다는 밀양에 얽힌 지명풀이가 더 흥미롭게 들리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우리 말 땅 이름은 한결 같이 그렇습니다. 밀양=미리벌은 제가 잘 모릅니다만, 어쨌거나 영화 <밀양>의 secret sunshine 풀이는 그냥 말장난일 뿐입지요.
참 여러가지로 요즘은 성권하는 사회 같아 씁쓸하네요.
아름다운 인성교육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당~~
성을 권하는 자체야 나쁘다고 할 수도 없고 필요도 없지만.
잘못된 성, 잘못된 성역할을 권장하니까 그것이 문제입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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