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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0일 미국령 사이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현지의 실탄사격장 종업원이 임금체불에 불만을 품고 사격장에서 들고 나온 소총과 권총 등으로 사격장 주인부부를 살해한 후, 관광객들에게도 총기를 난사해 한국관광객 6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어제 저녁 가장 심한 부상을 입고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박재형(39) 씨의 가족을 만났습니다. 그의 형인 박형돈(43) 씨였는데요.

중상을 입은 동생은 형이 경남 마산에서 운영하는 학원 일을 도우며 결혼 후 처음으로 친구들과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이런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함께 간 친구들은 4년 전부터 나이 마흔(한국 나이)이 되면 해외여행을 갈 목적으로 곗돈을 부어왔다고 합니다.


사이판 총기난사 사건으로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인 박재형 씨(왼쪽)와 그의 가족. 사진은 둘째의 돌 잔치 때 찍었다. 그는 네 살 난 딸과 두 살 아들을 두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재형 씨는 치료가 잘 되더라도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야 할 상황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세상을 놀라게 한 그런 사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이판 자치정부도, 한국정부도, 그들을 데리고 갔던 여행사도 치료비 한 푼 책임질 수 없다고 한답니다. '법적으로 책임이 없고, 전례도 없다'고 한답니다.

척추에 총탄을 맞고 사이판의 유일한 병원인 CHC에서 개복을 한 후 봉합도 하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던 재형 씨를 한국으로 데려와 생명이나마 건질 수 있었던 것은 형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는 사건 직후 곧바로 사이판으로 날아가 사이판 관광청과 사이판의 한국영사, 한인회장 등을 상대로 강력히 본국 후송을 요청했습니다. 현지 병원에는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의사도 없었고, 수술장비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항공회사는 위독한 환자를 태우는 데 난색을 표했고, 현지 사람들은 그에게 엄청난 비용이 드는 영리단체의 구급용 항공기를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그는 여론에 호소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현지 병원의 동영상을 찍어 YTN에 보냈다고 합니다. 다행이 그 동영상이 YTN을 통해 밤새 방송되자 그제서야 관광객 감소 등을 우려한 사이판 당국이 괌에 있던 특별기를 내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각각 7~8시간에 이르는 대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고, 1주일 치료비만 1000만 원이 넘었지만, 고스란히 그 부담은 가족의 몫이었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정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언론이나 인터넷에 호소해봐라"고 했고, 여행사는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 회사에 해가 되는 일이 생기면 소송도 고려할 수 있다"며 압력을 넣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 관계자 "언론이나 인터넷에 호소해봐라"

박형돈 씨는 무엇보다 부산의 사격장 화재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우리 정부나 일본 정부가 보여준 태도와는 너무나 다른 대응방식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부산 사격장 화재사고에는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가서 무릎까지 꿇었습니다. 일본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가 생겼고요. 그런데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당한 피해에 대해서는 언론이나 인터넷에 호소해봐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게 정부가 할 말입니까?"

그는 "자기 자식이 밖에 나가서 깡패한테 맞고 왔는데, 부모가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그 사람에게 따지는 게 아니라, 자식에게 그 깡패에게 찾아가 병원비 달라고 해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는다는 느낌이라도 좀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그와 학원 인근에서 맥주를 한 잔 마셨습니다. 그렇게 분통을 터뜨리던 그는 헤어질 때 이렇게 말을 맺었습니다.

"동생이 살아서 온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국가로부터 고아 취급을 받는 건 정말 기분 나쁘고 울분을 느낍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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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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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12/11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자국민을 이렇게 대하니 부산 사격장 사고때 정부의 태도에 국민들이 반감을 가졌겠지요.
    안타깝습니다.


    아고라에 청원을 올리고 모금운동이라도 하면 어떨까요?

  2. 보라매 2009/12/11 2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종류의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많이 부족한 대.한.민.국. 정부를 봅니다.
    언제나 자랑스런 대.한.민.국.정.부.를 보려나...
    답답하네요..
    그런데 참 이상하네요.
    왜 아무 대책도 없지요?
    타국에서 자국민이 피해를 입었을때를 위한 대책같은것 있어야 하지 않나요?
    그리고 보험관계도 적용이 하나도 안되나? 고개가 갸우뚱~
    피해자분과 가족분들께 조금이나마 좋은 소식이 있으면 하네요.

    • BlogIcon 김주완 2009/12/14 1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행자 보험이 있지만 치료비가 300만 원에 불과하고, 최종적으로 60% 이상 장애가 남았을 때 4000~5000만 원이 나올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건 치료비를 대기에도 빠듯하다고 하네요.

  3. ㅇㅇ 2009/12/13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이판 관광 가지 맙시다. 그리고 그 여행사 이름 밝혀주세요. 앞으로 그 여행사 이용하지 맙시다. 국민적으로 이렇게 연대해서 들고일어나야 책임지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언젠가는 누구에겐가 또 일어날 일입니다. 책임 않지는 놈들 버르장머리를 고쳐줍시다.

  4. 2009/12/29 2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5. 쥐사냥 2010/01/07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대하신 이명박 가카께서 드디어 하실 일이 생기셨네.
    우리 가카라면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일이다. 청와대 홈피에
    올려 가카의 영도력을 믿어보자.

    가카 충동하십시요. 일산이 아니고 사이판입니다.


    아무쪼록 사이판 자치 정부와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과 해당 여행사와의 책임있는
    후속조치가 지금이라도 조속히 이루어져 불행한 사고를 당하신 당사자와 가족들의
    깊은 시름이 하루빨리 해결이 되었으면 합니다.

  6. 장길원 2010/01/16 2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정부와 공무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제 밥벌이만 신경쓰지 썩어빠진 쓰레기 천지 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시민들이 나서야 합니다. 출세에 눈멀고 정당에 줄선 인물에게 선거하지말고, 올바른 선거와 옳은 일에 분연히 일어서 참여해야 됨니다. 그렇다고 띠두르고 시위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온 국민이 원하면 안되는것이 무었이겠습니까 안타깝네요.

  7. BlogIcon G 잡는 고양이, 톰 2010/01/26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이판 총격사건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너와 함께 기자님의 이 글을 함께 퍼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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