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솔직히 내 한계부터 얘기해야 겠다. 내가 몸담고 있는 지역신문의 뉴미디어부는 사실 이런 걸 취재할 수 있는 부서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20일 미국령 사이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 이야기다.

이 사건으로 한국인 관광객 6명이 총탄과 파편을 맞아 중경상을 입었지만, 어디에도 책임지는 곳이 없다. 관광객을 인솔해간 여행사는 '천재지변과 같은 사고여서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없다'는 입장이고, 사이판 정부 역시 '보상해줄 제도도 없고, 책임도 없다'고 우리나라 정부에 통고했다. 우리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준 것 외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인터넷이나 언론에 호소해봐라'고 말하고 있다.

학원강사 박재형(39) 씨는 총탄과 파편들이 척추를 관통해 사경을 헤메던 중 겨우 한국으로 후송돼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평생 반신불수를 면치 못할 처지다. 가족들은 사이판 정부가 군용비행기를 내줬던 것도 그나마 한국의 방송이 떠들어 줬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후 그의 치료비만 수천 만 원에 이르지만, 여행자보험에서 받을 수 있는 치료비 한도는 300만 원이 고작이다. 다른 부상자들도 같은 처지다.

사이판 총기난사 사건으로 총탄이 척추를 관통해 반신불수의 처지가 된 박재형 씨와 그의 아내 박명숙 씨. @한사의 문화마을


단순비교할 일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이 사고보다 일주일 먼저 발생한 부산 사격장 화재의 해결과정은 아주 딴판이다. 그 때 희생된 일본인 관광객들은 부산광역시를 통해 한국정부의 보상금 3억~5억 원을 받게 된다. 부산시가 이 사건의 피해자 보상을 위해 발빠르게 '특별조례'를 만든 덕분이다. 지난 12월 22일 부산시의회를 통과한 이른바 '부산광역시 중구 신창동 사격장건물 화재사고 사상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조례'가 그것이다.


지역신문이 다룰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그것도 피해자들이 마산을 비롯한 경남 사람이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여러가지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해외 자국민 보호 프로그램이 아예 없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악한 현지 의료조건으로 인해 자국민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의료진을 급파하거나 긴급후송대책이 없었고,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 또는 사고 피해에 대해 보상을 요구할 어떤 방안도 없다는 게 밝혀졌다. 또한 여행사의 약관에도 고객의 안전에 대한 책임범위가 워낙 모호하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내부 법률팀까지 갖고 있는 여행사에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여행 1000만 명 시대라고들 한다. 이런 사고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해외여행 사고피해자 권리장전'이라도 만들어야 할 때가 되었다.

서울에 있는 신문과 방송이 이 문제를 다뤄주지 않으니 개인블로거와 네티즌들이 먼저 나서고 있다. 사이판 총기난사 문제 해결을 위한 블로거 동맹이 형성되고, 다음 아고라와 네이트 판에 호소와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지금까지 줄잡아 수십만 명이 신문·방송에도 나오지 않은 이야기를 블로그와 게시판, 트위터를 통해 읽었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한결같이 우리 정부의 무기력을 질타하고 있으며, 특히 해외 교민들은 자신이 직접 격은 사례를 들어 서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방송이 나서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자국민 보호 프로그램을 비교해보고 해외의 범죄 및 사고피해자 보상제도 현황과 사고 대응 매뉴얼, 여행사의 책임 범위 등을 심층진단해보면 어떨까?

외교통상부 관계자도 오죽이나 답답했으면 '인터넷이나 언론에 호소해봐라'고 했겠는가. 특히 각 방송사 시사프로그램 PD와 기자들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

PD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 주소 :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890
※네이트 판 : 사이판 총격사건, 여행사도 정부도 무관심 바로가기

※피해자 가족 카페 : '사이판 총격사건ㅡ그 후 더 붉어진 눈물' ☜위로와 응원의 글을 남겨주세요.
※다음 아고라 청원 : '사이판 총격피해 한국인에게 대책을'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다음 아고라 모금청원 : 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에게 희망을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사이판 : 북마리아나관광청 자유게시판 ☜한국인으로서 항의글을 남겨주세요.

아래는 현재 이 사건의 해결에 힘을 보태고 있는 동맹블로거와 글들입니다.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사이판 총기난사, 누가 책임져야 할까?
총기난사 피해자 "한국 네티즌의 힘을 보여주세요"
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
사이판 총격사건 블로거들이 나섰다
사이판 총격 여행사 "위로금 지금 논의중"
신문·방송이 침묵하면 블로그가 외친다
사이판 정부에게도 무시당하는 대한민국
사이판 총기난사, 여행사가 언론접촉 막았다
기자들이 사이판 총격사건에 무심한 이유는?
트위터에서 'RT 폭탄' 맞아보셨나요?
사이판 총격사건, 언론·커뮤니티로 확산
사이판 총격 '피해자 권리장전' 가능할까?
사이판 총기난사, 네이트에서도 이슈화
사이판 총기난사, 마침내 방송에 나온다
이거 취재해줄 PD·기자님 없나요?

▶Boramirang의 내가 꿈꾸는 그곳
장로정부 눈에 비친 '사이판'은 미국일 뿐
이 나라, 나의 나라 '나의 조국' 맞습니까?
용산참사 355일 '사이판' 총격사건 해결은?
처음 공개하는 사이판 총격 'CT영상' 충격

▶고재열의 독설닷컴
사이판 여행 중 총맞은 여행자가 진짜 억울한 이유
해외에서 사고 당하면 인터넷에 호소해야 하는 이유

▶땅아래
일본인을 위해선 모금하고, 한국인은…

▶femke/펨께의 나의 네덜란드 이야기
네덜란드인이 사이판 총격사건 피해자였다면

▶미디어오늘
잊혀진 '사이판 총격' 블로거가 나섰다

▶김명곤의 세상이야기
'사이판 총기난사 사건' 서명에 동참하며...
▶블루팡오의 행복의 섬, 바누아투에서 행복찾기
내가 한국인이기에 겁날 때…
사이판 총격사건, 이대로 잊혀지나?
사이판 총격 사고, 가이드 혼자 피했다.
사망자 없는 '사이판총격'-관심없다.

▶한사정덕수의 한사의 문화마을
사이판 사건, 인터넷에 호소하라는 정부
'청원' 남편이 총격을 받은 아내의 절규
사이판 총격 테러가 천재지변이라니
천재지변을 주장하는 사이판 총격의 진실
사이판 총격 피해자가 이용한 여행사 공개
해외여행상품에 홍보비 지원하는 문광부!
사이판 총격에 대한 피해자 아내의 증언
피해자에게 거꾸로 소송을 말하는 여행사
사이판 총격사건 피해자와 블로그 배너
다음 뷰 블로거로 처음 보람을 느끼다
내 딸의 그림을 통해 박재형씨의 자녀를···
언론과 국회의원이 먼저 나서야 하는 일
'푸른 희망 사랑의 힘으로'를 응원하며
당신 빽 있어? 다시 돌아온 배경의 시대
허리를 다쳐 어쩐대요? 농담할 시점은...
우리의 관심이 한 사람의 희망이 된다면

▶푸른희망의 사랑의 힘으로
사이판 총격피해자 아내가 전하는 첫 소식
사이판 총격, 통증으로 잠 못드는 그를 지키며
사이판 총격부터 서울대병원 2차 수술까지
계단, 인도의 높은 턱, 모두가 걱정입니다

▶흑백테리비의 개갈안나는 블로그 2.0
해외여행중 범죄피해, 보상 받을수 있을까?

▶돼지털의 아날로그 파일
사이판 총기난사,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럽다

▶실비단안개의 고향이야기
총기난사 피해자에게 희망을 주는 10가지 방법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글쓴이 : 김주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실비단안개 2010.01.14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주완 기자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방송과 언론에서 좀 더 관심을 가져준다면
    피해자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될텐데...

    - 오늘밤 9시 - MBC뉴스를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임마 2010.01.14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두분 각별하시네요.
    사회정의가 뭔지, 이웃사랑 실천이 뭔지
    대충 알것 같습니다.
    넘넘 수고하십니다.
    큰 성과 있는 그날까지 화이팅!!!

  3. osaekri 2010.01.14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답답합니다.
    답답이 아니라 화가 납니다.

    블로거들을 보면 시사도 돈이 되지 않으니 대부분 관심을 끊은 상태입니다.
    그들을 파워블로거로 키워는 놓았지만 돈이 되지 않으니 대부분 의욕을 잃은 거겠지요.
    저 또한 블로그를 왜 하는가엔 답을 하기 모호합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여전히 블로그를 하길 잘했다 했습니다.

    다른 블로거들은 대부분 관심이 없습니다.
    요리, 일상, 여행, 아이티, 스포츠 모두 극히 일부만 친분 때문에 추천을 하는 정도입니다.
    여행블로거들이라면 의당 먼저 나서야 하는데 관심권 밖인 모양입니다.
    경품이나 초청으로 가다 몇 명 죽으면 야단법석을 떨겠지요.
    전 그땐 구경만 할랍니다.
    방송이 방송다워야 하는데 이건 가십거리나 들고 씹어댑니다.
    미디어도, 신문도 대부분 그 모양입니다.
    개와 고양이가 더 인기가 좋습니다.
    사기가 진실을 이기는 세상입니다.
    오죽하면 대통령의 가훈이 정직이겠는지요.
    유인촌씨 말대로 정말 뻗침니다. 이 말을 저도 배운걸 보면 역시 문화부 장관맞습니다.

  4. 철한자구/서해대교 2010.01.14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번 수고해주시네요... 꼭 진실이 밝혀지길...

  5. Magicboy 2010.01.14 1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 트위터에라도 올려봐야겠습니다. 안타깝네요 ㅜㅜ

  6. 2010.01.15 1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