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루저녀'니 '패륜녀'니 하는 말들이 많더군요. 왜 '○○남'은 별로 없는데, 'ⅩⅩ녀'는 그렇게도 많을까요?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에 다녀왔습니다. 거기에는 수많은 '자원봉사녀'와 '자원봉사남'들이 있었습니다. 행정적 지원이나 배려가 전혀 없는 가운데, 전국에서 몰려든 수만 명의 추모객들이 별 탈없이 다녀갈 수 있었던 것은 그들 '봉사녀' '봉사남'들의 덕택이었습니다.

게다가 어제부터 오늘 추도식이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내린 비는 노무현 묘역 인근 공터에 마련된 식장을 완전히 뻘밭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장화를 신지 않고서는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죠.

그러나 행사 주최측은 추도객들을 배려해 플라스틱으로 된 깔판을 긴급히 조달해 깔아두는 바람에 그나마 그걸 딛고 서 있을 수라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래도 계속해서 내리는 비와 사람들의 통행으로 인해 플라스틱 깔판도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곳이 많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 행사장은 흙탕물로 인해 뻘밭이 됐다. 저런 플라스틱 깔판이 없었다면 행사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깔판을 보충하여 사람들의 통행을 도와주는 '봉사녀' '봉사남'들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추도식이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 뒤쪽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빨간색 우의를 입은 한 여성이 단연 돋보였는데요. 그녀는 깔판이 잘못 놓여 사람들이 밟을 때마다 흙탕물이 튀는 곳을 찾아 끊임없이 다른 깔판을 받쳐주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반 추모객들은 대개 1회용 노란색 또는 흰색 우의를 입고 있는데 비해 그녀는 1회용이 아닌 빨간색 우의를 입고 있어서 혹 주최측으로부터 용역을 받은 업체 직원이거나 봉하마을 주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노란색 우의를 입은 다른 남자들도 그녀와 함께 깔판을 나르고 있더군요.


한 남성에게 물어봤습니다. "자원봉사 하시는 건가요?" "아, 예. 저 분이 하고 계시길래…."


그래서 이번엔 빨간 우의를 입은 그 여성분에게 물어봤습니다. "이 동네 사시는 분인가요?" "아니요. 그냥 자원봉사하는 거예요."

참 대단한 분들이었습니다. 이 분들을 뭐라고 불러드려야 할까요? '봉사녀', '봉사남'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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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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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10.05.24 1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시네요.
    비가 참...
    김주완 기자님 카메라도 젖었군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2. 주간지기자 2010.05.24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많으셨습니다. 어제 거제에서도 조촐하게 추모제가 열렸더랬습니다. 200명 가까이 오셨더군요.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후보군들은 보이셨는데 한나라당 후보들은 안보이더라구요 ㅎㅎ

  3. 봉사녀, 봉사남님.. 2010.05.24 2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봉하는 비가 꽤 왔군요..서울은 낮부터 비가 오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는데..고생많으셨습니다..

  4. .. 2010.05.25 0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원봉사라함은.. 불쌍한 사람들을 도울때 쓰는거 아닐까요?
    정치색 있는 저런 곳에서 하는 일이 자원봉사라고 하기엔 좀..

    • 그래도.. 2010.05.27 2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도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시잔아요. 지금 선거한다고. 차들이 선거운동하고 그러면서 돈낭비 소음공해 시각공해 까지 주신는데 비올때 추울탠데 기특해 보이지않나요?

  5. 푸른옷소매 2010.05.25 1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봉사녀, 봉사남님 감사합니다.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시니, 대한민국은 아직 따뜻하고 살만한 곳입니다.

  6. 라미 2010.05.25 1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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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부지깽이 2010.05.25 1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은 있어도 막상 실천이 잘 안되는 제가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8. 대단한분 2010.05.25 2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입니다.... 아~! 저 빨간 옷 입은분 강원도 원주에서 주말 마다 오신다고 들었는데

    정말 자원봉사 열심히 하시는 분이신데 여기서도 뵙네요.

    고생해 주신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9. ㅇㅇ 2010.05.26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빠 라고 부르지요

  10. 좋은분들 2010.05.27 2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성이 보이는 분들 이십니다.

    진실녀, 진실남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봉사도 좋지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