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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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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재.

요즘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는 하나 봅니다. 창원 동읍에 있는 주말농장에 갔다가, 농민운동을 하는 김순재라는 분한테서 들은 얘기입니다. 이 이는 우리 <경남도민일보>에 칼럼도 쓰시고 있습니다.

농민 등쳐먹는 장사꾼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가을 어느날 동네 형이 한 명 찾아왔답니다. "순재야, 부탁 하나 하자. 3000만원 떼였는데 좀 찾아주라."

수박을 밭떼기로 넘겼는데 장사꾼이 수박을 다 실어내 가놓고 돈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옛날에 하도 많이 당해서, 요즘은 표준 계약서도 있고 해서 이런 일이 자주 있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떼어먹은 사람 이름을 알고 지내는 경찰관한테 잡아달라고 넘겼습니다. 농민운동을 하다 보면 이렇게 경찰관을 알고 지내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기소중지로 넘겼고(말하자면 '수배'가 된 셈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고속도로 나들머리에서 불심검문에 걸려 곧바로 교도소 노역장으로 끌려갔답니다.

잡히자 말자 곧바로 사람이 찾아와서 돈을 건네더라 했습니다. 물론 가져온 돈은 받을 돈에서 300만원 모자라는 2700만원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합의서를 써달라고 하는데 우리 아저씨 김순재는 "돈은 받고, 합의서는 써주지 말라."고 코치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모자라는 300만원을 바로 가져왔다고 했습니다. 만약 앞에 2700만원 가져왔을 때 합의를 해 줘 버리면 300만원은 다시 갖고 오지 않습니다. 장사꾼이 한 번, '아니면 말고' 하는 심사로 질러본 것입니다.

김순재는 이럴 때는 반드시 돈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모자라게 돈을 가져왔다고 화가 나서 주는 돈을 팽개쳐 버리면 나중에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답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보일러 고장으로 비닐하우스 농사를 망치는 손해를 입은 한 농민이, 업자 쪽에서 합의금조로 가져온 돈을 너무 적다고 안 받았다가 업자가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여직 고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무렵 자기한테 돈 받아 달라 부탁한 동네 형의 부인(그러니까 형수뻘이 되겠습니다.)이 자기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좀 이상하다 여겼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 까닭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동네 형이 장사꾼한테 돈을 떼였다고 이실직고 못하고 형수한테 "아 저 순재가 급히 쓸 데가 있다고 해 빌려줬구만."이라 둘러댄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박장대소를 했습니다만, 그 형수 되는 이는 당시에 우리 아저씨 김순재가 얼마나 미웠겠습니까!

눈을 아래위로 번득이고 때로는 내리깔면서 눈치를 주건만, 그런 따위는 아예 모르쇠 하는 '동생' 순재가 저라도 미웠겠습니다. 운동을 한답시고 남편을 데리고 나가 늦게 들여보낸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을 터입니다.

그 뒤로 얼마간은 그 집에 갈 때마다, "마 내 돈 다 갚았구마. 다른 소리 하지 마소 잉." 큰 소리를 내질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엉뚱하게 이웃끼리 의(誼)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농작물 팔아넘긴 돈은 제 때에 제대로 좀 받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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