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부담스럽다.'

요즘 <경남도민일보> 19면 하단 '자유로운 광고'란에 나가고 있는 '김두관 응원광고'를 보는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평소 저는 '지역밀착보도'와 '공공저널리즘'이야말로 지역신문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리고 편집국장을 맡은 직후, 아예 광고부서가 아닌 편집국에서 광고접수와 편집까지 도맡아 하는 '독자 의견광고' 또는 '생활광고'를 시도해보자는 뜻을 경영진에게 말해왔고, 그게 이번에 '자유로운 광고'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것입니다. 이는 지역신문이 정말 독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지역밀착 '보도' 뿐 아니라, '광고' 또한 '지역밀착광고' '독자밀착광고'가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입니다.

'자유로운 광고'는 그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기존의 정형화한 광고와는 많이 다릅니다. 우선 크기나 글자 수에 따라 정해진 광고료가 없습니다. 최소 1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광고주의 형편대로 '알아서' 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광고의 성격이나 내용에 따라 '알아서' 적당한 크기로 실어드립니다. 그야말로 '복불복(福不福)' 또는 '랜덤(random : 일정하지 않음)'입니다. 다만 그 내용이 특정상대에 대한 명예훼손만 아니면 됩니다.


'독자밀착광고'로 선보인 '자유로운 광고'


이 광고지면은 신문사의 수익을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닙니다. 아니, 수익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건 아니지만, 어쩌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종종 광고란에 등장하는 동창회 체육대회나 향우회 광고가 그것입니다. 그런 광고는 소위 '5단 통' 기준으로 광고료가 200만 원에 육박합니다. 그러나 동창회에서 20만~30만 원을 내고 '자유로운 광고'에 내겠다면 거절할 명분이 없습니다. 시민사회단체나 노동조합 등의 성명서 광고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신문사 광고부서는 오히려 이 때문에 광고 수입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 '독자밀착광고'의 취지대로 '기사 뿐 아니라 광고 보는 재미도 쏠쏠한 신문'을 추구해보려 합니다. 실제로 지난 25일자에 나갔던 '아버지 생신 축하 광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Twitter)를 통해서만 적어도 수십만 명의 누리꾼을 울렸습니다. 이 광고를 본 누리꾼들은 '감동이다', '눈물이 난다'는 말을 연발하며 줄잡아 300회가 넘는 RT(Retweet : 재배포)를 날렸습니다. 광고를 낸 강일성 씨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는 문의도 줄을 이었습니다.

이 외에 '결혼 30주년을 기념하는 야외이벤트를 열고 싶다'며 행사 견적을 보내달라는 강정철 씨의 광고도 화제가 되었고, '4대강을 지키는 당신을 보면 제 가슴은 두관두관거립니다'라는 재치있는 '김두관 응원광고' 문안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좀 더 다양한 내용으로 채워지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첫머리에서 말씀드린대로 '김두관 응원광고'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신문사의 시민사회부장직을 맡고 있는 김훤주 기자가 개인블로그를 통해 이 응원광고를 제안했다는 것도 부담입니다. 물론 그는 이전에도 칼럼이나 블로그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주장해왔고, 이번 제안도 그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닙니다. 또한 <경남도민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정부의 낙동강 사업권 회수는 부당하다'는 논지를 펴왔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이 신문사의 논조를 거스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김두관 응원광고'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사안에 따라 김두관 도정(道政)의 시시비비를 확실히 가리겠다는 저희 신문사의 입장이 자칫 이번 광고 릴레이로 말미암아 퇴색할 지도 모르겠다는 걱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이 광고가 지나친 주목을 받아 현 정부와 4대강 찬성론자들에게 미운 털이 박힐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김훤주 기자의 블로그를 통한 광고 제안을 중단시켰습니다. 저는 '자유로운 광고'란이 '아버지 생신 축하'와 '수능 공부로 고생했던 자녀에 대한 부모의 격려'와 같은 다채롭고 인간적인 내용으로 넘치기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의 이런 부담과 걱정이 너무 소심한 걸까요?

※경남도민일보에 썼던 칼럼입니다. 지면 때문에 생략된 부분도 살렸습니다. 벌써 이 글에 대한 달그리메 님의 반론(☞김두관 응원광고가 부담스럽다는 김주완)도 있더군요. 다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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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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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염좌 2010.11.30 1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담스러운 두가지 이유가 모두 납득이 안 가네요
    차라리 너무 획일적인 내용이 부담스럽다고 하셨으면 더욱 설득력이 있었을텐데
    도정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입장이야 광고의 내용과 상관없이 당연히 하셔야 될일인데
    그런걸 걱정하시는게 이해가 안 되고
    현 정부와 찬성론자들에게 미운털 박히는게 두려우시다면...적당히 비위맞춰주며 사시겠다면...
    끝까지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실수하신것 같습니다.

    뜨거운 이슈에 대해 도민이 관심을 가지고 그 뜻을 표현하는 통로로 자유로운 광고가 이용되는 것입니다. 김두관도지사나 낙동강 문제가 지금 경남도에선 최대 이슈닌까 관심이 많이 쏠리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내용, 다양한 광고가 실리겠지요.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약간은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계신 입장은 이해하겠으나
    좀더 지켜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현정부 눈치 너무 볼려고 하지마시고요.

  2. 실비단안개 2010.11.30 2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훤주 기자님은 경남낙사모 대표며, 현재 경남 최대 이슈는 낙동강 죽이기 사업입니다.
    이런 큰 일에 기자 블로그라고 특정한 일을 올려서는 안된다는 것은 말이 안되며, 자유로운 광고도 마찬가집니다.
    경남도민일보는 독자를 위해 그 공간을 마련했으니 독자가 개인이나 단체를 비방하지 않는 선의 광고는 광고주가 원하는 대로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부와 4대강 찬성론자들에게 미운 털이 박힐까봐... "
    도민일보의 마음이 아니고 김주완 기자님의 마음 아닐까요?
    또 미운털 좀 박히면 어떻습니까. 정부와 4대강 찬성을 하는 자들이 그렇게 두렵습니까?


    응원광고를 지지하는 독자는 경남에 머물지 않고 현재 전국적입니다.
    이게 민심입니다.

    • 김주완 2010.12.01 16: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자 블로거가 그래서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개인블로거이기도 하지만, 신문사의 간부기자라는 것을 부정할 순 없기 때문이죠. 죄송합니다.

  3. 구르다 2010.11.30 2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왕 소심증^^

  4. 낙동강 2010.12.01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금 3만원 내고 동참했는데 기사보고 돈 아깝다는 생각이...
    김주완이 이렇게 소심한 줄 몰랐는데.

  5. 푸른옷소매 2010.12.01 1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소심하네. 광고란은 말 그대로 광고주가 내고 싶은 거 내는 공간 아닌가요? 신문기사도 아니고... 오늘 아침 광고란 재밌던데요. 한쪽은 낙동강 사업 반대 의견이고... 한쪽은 경남도민일보가 언론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라는 내용이고... 판단은 광고면을 보는 독자들이 할 수 있도록 도민일보는 처음 생각대로 자유로운 광고면을 계속 독자들에게 제공하면 될 것입니다.

  6. 이현주 2010.12.01 14: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고는 말그대로 광고입니다....쓰레기 조중동에도 광고는 실리고요...압박이 심하게 들어오시면 그 압박을 공개하세요!!

  7. 최상호 2010.12.01 1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가 차야 알도 굵은법입니다.....

  8. 2010.12.02 1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김혜영 2010.12.03 2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십시요 ... 김훤주기자님은 이시대에 꼭 필요한 몇안되는 분들중에 한분입니다

    정말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안는 멋진분이세요 ~!!!!

    김두관 광고는 계속되어야합니다

    진정성이 있다면 잠깐의 비판이 지나가고나면 땅은 더 단단해지게 될것이라는 확신이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