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0일) 저녁 7시 제가 재직 중인 (주)경남도민일보 임시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6300여 명의 시민주주로 구성된 주식회사인데요.

올 상반기 신임 구주모 대표이사가 선임되면서 그동안 미뤄지고 있었던 새 이사진과 감사 선출이 이번 임시주총에서 이뤄졌습니다.

여기서 저는 구주모 대표이사와 함께 상근 이사로 선임되었습니다. 저희와 임기를 함께 할 사외이사로는 김홍양 전 경남의사회장(동마산병원 원장),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경남FC 대표이사), 박재영 창원시 약사회 총무위원장(조은약국 대표), 김종숙 변호사(경남민언련 이사) 등입니다. 그리고 감사는 이인식 따오기자연학교 교장(한국습지네트워크 공동대표), 이성철 노동사회교육원 부소장(창원대 사회학과 교수)이 선임되었습니다.

저로서는 현직 편집국장 겸 이사로서 경영진의 일원이 된 셈인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땐 평생 노동자로 살아온 제가 노동자 자격을 상실했다는 점에서 착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한 내·외부의 압력에 맞서 편집권을 수호해야 할 편집국장으로서 경영진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 또한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사로 선임돼 노동자 자격을 상실하다

물론 경남도민일보에서 편집국장이 이사를 겸임한 것은 제가 처음이 아닙니다. 예전의 편집국장들도 그래왔습니다. 경남도민일보의 편집국장이 이사를 겸임하는 전통이 생긴 배경은 이렇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단체협약이나 정관, 사규 등에서 경영과 편집이 거의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사장이 편집국장 후보를 지명할 권한은 있지만, 최종 선택권은 편집국 기자들에게 있습니다. 기자들이 투표에서 거부하면 사장은 다른 후보를 다시 추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편집국장이 선출되면, 그 때부터 사장은 편집국장을 '통제'할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신문 지면에 대해서도 사장은 '의견'을 말할 권리만 있습니다. 편집국 기자들에 대한 인사권도 사실상 편집국장에게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편집국과 경영국의 관계가 유기적이거나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건 편집권 독립을 위해선 좋은 일이지만, 경영 차원에서 보자면 참 답답한 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편집국장이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경영과 편집의 중간자 내지는 윤활유 역할을 하라는 취지에서 이사직을 겸임케 하는 게 전통처럼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편집국 기자들을 대표하여 편집권을 수호해야 할 역할과 더불어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회사 경영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다시 현장기자로 복귀할 수 있을까


1인 2역의 결코 쉽지 않은 역할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정작 제가 착잡한 생각이 들었던 건 노동자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노동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것도 섭섭한 일이지만, 제가 꿈꿨던 '현장기자로의 복귀'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게 가장 아쉬운 대목입니다.

편집국장을 맡으면서 저희 기자들에게도 말했지만, 저는 임기를 잘 마친 후 다시 일선 기자로 현장에 복귀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과연 그 때 가서도 일선기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 지 자신은 없지만, 일간지에서 그런 선례를 꼭 만들고 싶습니다.

어제 주총이 끝난 후 뒤풀이 자리에서 사장과 이사·감사들께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이사가 되었다고 해서 그렇게 하지 말란 법이 있느냐"고 저를 위로하더군요. 그러나 미래는 불투명한 법입니다. 노동자로 있을 땐 기본적으로 '해고되지 않을 권리'라도 보장되지만, 노동자 자격이 상실되면 그런 보장도 없어집니다. '임원'은 그야말로 '임시직원'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 같습니다.

과연 나중에라도 제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요? 그걸 작금의 우리 신문 현실이, 또 우리 구성원들이 용납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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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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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샹그릴라 2010.12.01 16: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집국장 되신 걸 축하드려야 하나요, 안타까워 해야 하나요? ^^ 임기를 마치면, 현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말씀이 많은 여운을 주네요. 경남도민일보는 제가 본 적이 없지만, 타 언론사의 좋은 귀감이 될 것 같아요. 어려운 책임을 맡으셨지만, 앞으로 더 발전해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할게요. 경남도민일보...애정이 가네요. *^^*

  2. 장복산 2010.12.01 1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든것이 진심이라면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세요. ㅎㅎㅎ 나는 지난번 님이 편집국장 투표에서 부결된 사실을 인정하고 홀연하게 떠나서 100인 닷컴에 혼신을 다 하는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님의 말씀같이 정말 임원이 임시직원(..?)이라 해고가 된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용기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문사의 편집권 독립과 회사의 경영문제는 양립하기 어려운 일이면서도 양립해야하는 문제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지요. 어떻게 바란스를 유지하느냐 하는 문제인데 인생을 사는 모든 일들이 항상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지 말고 적정한 바란스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지혜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치 진보와 보수도 지나친 훅백논리에 매몰되기 보다는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어느정도의 여유와 바란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하여간.~ 님의 임원승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리고 님은 충분히 그 두가지 일들을 모두 소화하고 지켜넬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기대를 합니다.
    화..이..팅..~!! 을 보넵니다.

  3. 실비단안개 2010.12.01 1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드리고요,
    다 잘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4. 박씨아저씨 2010.12.01 1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할일입니다~
    노동자에서 임원으로 되셨으니 앞으로는 노동자를 위해서 더욱더 노력하시라고 그런 자리를 만들어
    드린듯...

  5. 크리스탈 2010.12.01 1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꿈은 이루어집니다.
    그 꿈을 잊지않고 노력한다면... 전 그렇게 믿습니다. ㅎㅎㅎㅎ

  6. 정운현 2010.12.01 1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꿈도 마찬가집니다.
    다시 평기자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1등 해야할 텐데요.ㅎㅎ

  7. osaekri 2010.12.01 2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를 드린다고 하면 속 없는 놈이 될 거 같습니다.
    정말 어느 곳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기자란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런 기자라면 가장 정직한 기사를 쓸텐데요.

  8. 재능세공사 2010.12.01 2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이런 사유를 할 수 있는 김주완님을 존경합니다.. 아마도 경남도민일보가 한국언론의 미래를 연 역할모델로 인정되는 시기가 오면 님의 고민도 조금은 엷어지겠지요.. 님은 그 누구보다 이런 고민을 하실 자격이 있는 분입니다.. 화이링..^^

  9. 염좌 2010.12.02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주변에서 한턱 쏘라는 요구를 사전에 묵살하기 위한 연막작전~??? ㅋㅋ

    노동자도 임원이 될 수 있는 본보기, 그래서 노동자의 입장을 잘 아는 임원이 많아져서
    직장에서 노사관계가 원할해지는 풍토가 되면 좋겠네요~축하드립니다.

  10. 창원아이 2010.12.02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도민일보를 읽고 있노라면 반정부지 혹은 경남도보를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곤 합니다.
    약한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모토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요즘 도민일보가 대변하고 있는 것이 과연 약한자의 목소리라 할 수 있을는지요?
    요사이 신문 지상에서 읽히는 기사들을 훑어 보자면 그 정도가 지나치게 도를 넘어선다 싶을 정도입니다.
    신문으로서의 바른 길은 옳고 그름의 판단을 독자들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도민일보의 기사가 너무 한쪽으로만 편협해 있는 것이 아닌지 도민일보를 아끼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도민일보의 편집방향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독자들이 폭넓은 시각은 견지할 수 있도록 쟁점에 대해서는 한쪽이 아닌 다각도의 기사가 함께 실릴 수 있도록 편집진께서는 노력하여 주십사 도민일보를 아끼는 독자로서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 반론 2010.12.02 14: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10년 독자인데 인데요~우리지역에 이런 올곧은 시각과 시건(?)있는 신문이 어디 있나요?

      저는 님의 시선이 안타깝네요....님이 이야기하는 한쪽은 어디이고 다각도는 몇도로 어디서 봐야 하나요~

      도사님인가봐~~~

      눈을 크게 뜨고 보세요....

      눈에 보이는것이 진짜가 아닐수도 있으니까요....

    • 반론에 반론 2010.12.02 14: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창원아이님의 말씀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진심으로 경남도민일보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한 번쯤 귀를 기울일 말씀입니다.
      특히 김두관지사 관련 기사는 가끔 정도가 지나치다느 생각을 합니다.

  11. 반론 2010.12.02 1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초리와 칭찬은 같은것인가~ 아니다.
    애정이 있을때와 없을때가 그 차이점이다.
    온도민이 그것도 소위 말빨없고 빽빨없고 끌발없는
    우리 도민하나하나가 뽑은 사람이다.
    ->법을 논하면서 법을 빠져나가는 부류가 보는 각도어린 시선은 어쩌면
    이시대를 살아가는 힘없는 서민들을 더 고통스럽게 한다.
    ->함부로 논하지 말라.
    ->그렇게 까지 논하면서 입질에 올릴분이 아니라고 본다.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못하면 회초리를 들고 잘하면 꿀이라도 발라주어야한다.
    ->정치의 실상과 핵심은 상징과 외양이라고 마케아벨리가 말했던가?
    ->그런짓에 물들어 있으면 어쩌면 왜곡된 시각이라고 말할수 있다.
    ->상징과 외양을 잘 구분하시길.....

  12. 하마 2010.12.02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자를 대표하는 이사님이지요. 축하드립니다. 임기마치시고 다시 평기자로 돌아가세요. 학장 총장님 해도 다시 평교수로 돌아가지 않나요. 경영 및 편집의 전문성은 그후 편집국장의 선택에 맡겨야 합니다. 문제는 전문성과 소속 구성원들과의 관계이지요. 저는 다가오는 노인시대에 노인 평기자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경륜과 지혜 그리고 가치의 다양성을 알고 있는 분이면 좋지요. 멋진 불안, 소박한 소망, 잘 읽었습니다.

  13. 신병주 2010.12.02 1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다가 한가지 질문사항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선생님, 혹시 노동자로 근무하다가 유한책임사원을 취득하면 노동자로서 이 자격이 박탈되는지요?
    혹시 관련 법 조문을 어떻게 찾으면 되겠는지요?
    경우가 선생님 경우와 비슷한거 같아서 질문드려봅니다.

  14. 세미예 2010.12.03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대표이사와 더불어 경영도 잘한다면 멋진 도민일보가 되리라 믿어요.
    기대가 참 큽니다. 파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