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 둘레길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서원곡에서 밤밭고개로 가는 길을 골라 잡았습니다. 이 참에 시내버스 700번 '급행' 노선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언제 한 번 소개해야지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겼습니다.

무학산 둘레길 들어가려는 서원곡 입구 정류장에 서는 시내버스 노선이 105번 254번 707번 세 개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이 노선이 다니는 동네에서는 바로 타고 오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데 사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이들에게 참고하시라 권할 수 있는 노선이 700번이랍니다.

10분 간격으로 새벽 5시 30분~밤 11시 30분(마산 종점 출발은 10시 30분) 다니는 이 버스는 창원서부터 치면

대방동 영락교회 성원2차아파트 대동백화점 은아아파트 정우상가 트리비앙아파트 허앤리병원 도계주유소 창원역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 경남은행본점 무학여고 회원1동 삼성생명 어시장 마산의료원 연세병원 경남대학교, 이렇게 20곳만 '정류'를 한답니다.

그러니 진해까지는 포함하지 못하지만, 창원과 마산의 중요 지점을 짧은 시간대에 단박에 '주파'하는 알뜰한 노선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원곡 입구에 서는 105번 254번 707번은 모두 경남대 앞에서 출발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700번을 비롯한 이런저런 시내버스를 타고 경남대 앞에 가 이 노선들로 갈아타면 서원곡 들머리 무학산 둘레길에 쉽게 접어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내버스 타고 우리 지역 10배 즐기기를 하는 까닭은, 공공의 돈을 들여 운영하는 시내버스(그리고 농어촌버스)인데, 지금처럼 팽개쳐 두면 결국 세금을 내는 일반 주민만 손해라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시내버스를 타면 공해 적게 만들고 돈 적게 들이고 에너지 소비도 줄인다는 공익적인 좋은 점 말고도 여러모로 더 이롭습니다. 

자동차를 몰 때와 견주자면, 달리는 동안 눈에 보이는 둘레를 유심히 볼 수도 있고 아니면  눈을 감고 쉬어도 되며 또 이런저런 생각이나 메모를 할 수도 있습니다. 여유롭다는 것입니다. 하하.


1월 26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청아병원 앞에서 9시 15분 좀 못 미쳐 254번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서원곡 입구 정류장에 9시 45분 내려 10분 남짓 걸어올라 약수터 주차장 조금 아래 닿았더니 둘레길이 가로 놓여 있었습니다.
 
왼쪽으로 길을 잡아들어 끝까지 걸었습니다.
무학산 둘레길을 이번에 잡아든 까닭은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 창원 진해처럼 멀리 떨어진 데 있는 사람한테는 막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랍니다. 어떻게 찾아가 어디를 걸으면 되는지 제대로 아는 이가 거의 없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무학산 둘레길은 밤밭고개~만날고개~완월폭포~서원곡~광명암~봉화산 봉국사~두척약수터~구슬골~중리역~원계마을~감천초교~쌀재고개~예곡마을~다시 밤밭고개로 한 바퀴 이어진다지만 중리역에서 감천초교까지는 따로 다듬어진 길이 없다고 여기는 편이 사실과 가깝습니다.

또 많은 경우 밤밭고개에서 출발하도록, 그렇게 해서 중리역 앞까지 이어진다고 하는 안내글이 많지만, 그러면 하루종일 걸리기 일쑤여서 가볍게 즐기기에는 좀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중에 서원곡에서 똑 분질러 거꾸로 밤밭고개쪽으로 길을 걸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원곡에서 시작하는 둘레길은 반대편 밤밭고개에서 시작하는 둘레길보다 두 가지가 낫습니다. 첫째 일부러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마산 앞바다와 시가지 풍경을 실컷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내려다 보는 실제 풍경은 사진보다 훨씬 좋습니다. 걸어감에 따라 바다 가운데 조그맣게 있는 돝섬이 조금씩 커집니다.


밤밭고개에서 서원곡 쪽으로 오면 바다를 등질 수밖에 없지만 여기서는 다른 풍경들도 그러하지만, 돝섬과 마창대교 같은 것들이 조그맣게 있다가 조금씩 커지는 '동영상'까지 돌려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든답니다. 밤밭고개에서 출발하면 만날고개까지와 다시 만날고개에서 무학산 학봉을 바라보는 데까지는 줄곧 오르막인데 이 오르막이 서원곡에서 밤밭고개로 가는 발길에는 내리막이 되겠지요. 그러니 등산이라면 몰라도 가뿐한 차림으로 산책하듯 걷기에는 서원곡 출발이 좋습니다.
 

때로는 오르막을 만나면서 이렇듯 설렁설렁 걸으면 햇살이 나무 사이로 갈라져 들어오는 모습이 즐겁습니다. 이에 더해 청신한 바람, 때때로 상큼한 소나무 냄새, 때때로 아름다운 골짜기 풍경이 어울려 줍니다.


그래서 걸을수록 마음이 가벼워지는데요, 마음 푸근하게 먹고 나선 길을 이처럼 날씨까지 맑게 받쳐주니 어떤 상황인들 즐겁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요만…….
 

멀리와 가까이에서 가파르게 솟아오른 고층 아파트에 때로는 위압을 느끼지만 왼쪽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와 시가지 풍경은 늘 그럴 듯합니다.


이런 둘레길에서는 햇살 고요하게 머물고 바람 잦아드는 길목 공간에서 준비해 온 커피를 따뜻하게 한 잔 마시는 것도 즐거운 보람이 된답니다.

때로는 이렇게 풍경이 꽉 막히는 데도 있습니다.


밤밭고개에 내려서니 낮 12시 20분. 여기 와서는 1000번 시내버스가 즐겁게 해줍니다. 보기 드물게도, 운전석까지 쳐서 14명 자리뿐인 이 작은 버스는 마산역(어시장)과 두릉마을을 잇습니다.

1000번 시내버스 모습.


두릉마을서 오전 6시 7시 8시 10시 10분과 오후 12시 20분 2시 30분 4시 40분 6시 50분 9시에 나오는데 여기에 10분을 더하면 밤밭고개서 1000번을 타는 시각이 됩니다.

그러니까 서원곡 들머리에서 오전 9시 30분 즈음 또는 11시 40분 즈음에 둘레길을 돌기 시작하면 밤밭고개에서 낮 12시 30분과 2시 40분 1000번 버스에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맞추지 않아도 상관은 없습니다. 좀 더 나가 국도에 걸린 육교를 건너면 60·62·63·64·65·70·71·72·73·74·75·76·77·78번 시내버스가 쏟아집니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경남대나 어시장에 가면 어지간한 방면은 모두 돈 들이지 않고도 갈아탈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렇게 걷는 무학산 둘레길 밤밭고개 끄트머리에는 그럴 듯한 식당이 없다는 점입니다. 오리전문점이 하나 있지만 둘레길 걷는 사람이 죄다 오리를 뜯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저는 점심으로 김밥 같은 것을 장만해 가든지 아니면 어시장 정도 나가 장어구이 따위를 먹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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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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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리스탈 2011.02.08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집에서는 105번을 타면 되겠군요...
    꽃피는 봄이오면 가볼 참입니다... ㅎㅎㅎ

    • 김훤주 2011.02.08 1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봄에는 이보다 더 좋은 데가 널려 있습니다 ^^
      무학산 둘레길은 어쩌면 지금이 봄보다 더 좋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비까지 내려서, 먼지도 날리지 않을 것 같은데 말씀입니다.

  2. 2011.02.08 0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파비 2011.02.08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믿어보기로 하지. 함 걸어보고 힘들면...... 혼난다. ㅋㅋ

  4. 명태랑 2011.02.09 2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보 블로거입니다. 자주 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