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지역 시민사회에서 진주를 '인권도시'라 표현한 것은 제법 오래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정해방운동이자 신분차별 철폐운동이었던 '형평운동'의 발상지가 진주이니만큼 진주가 인권도시여야 한다는 당위는 확보된 셈이다.


진주는 또한 지난 2012년 7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무장애 도시(Barrier Free City)'를 선언했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 장애인, 어린이, 임산부를 비롯한 시민 모두가 장애없이 이동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장애 없는 생활환경' 구축을 통해 살기 좋은 복지도시를 실현하려는 것이다.


무장애도시는 이창희 진주시장이 직접 선포했고, 관련 조례도 제정됐다. 같은 해 9월에는 서은애 진주시의원의 발의로 '진주인권조례'도 제정됐다. 진주가 인권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본 틀이 갖춰진 것이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인권도시 무장애도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진주지역 시민사회에서 이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도 궁금했다.


4일 저녁 내가 진주를 찾은 이유다.


평거동 진주여성민우회 회의실은 좁았다. 열서너 명 가량이 둘러앉아 서은애 의원과 홍순삼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이사(무장애도시위원회 위원)의 발표를 듣고 있었다. 두 명의 발표가 끝나고 토론이 이어졌다.


발표를 한 서은애 의원(왼쪽)과 홍순삼 이사.


이번 토론의 핵심은 인권조례, 무장애도시조례가 제정되었지만, 조례에서 규정한 인권위원회는 2년이 지나도록 구성조차 못하고 있었고, 무장애도시위원회는 구성 첫날 위촉장만 전달했을 뿐 이후 회의 한 번 없이 답보상태라는 것이었다.


이에 시민단체가 나서 성명도 발표하고 시민서명운동이라도 벌여 이창희 진주시장을 압박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진주인권조례는 이창희 시장이 직접 주도하지 않고 서은애 의원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제정된 것이다. 그래서 시장이 소극적인 것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무장애도시는 시장이 자신의 업적으로 적극 홍보해왔던 일 아닌가?


마치고 기념 촬영.


어쨌든 이번 진주인권학교 참석으로 그동안 몰랐던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취재해볼만한 꺼리도 있었다. 나도 토론 기회를 얻어 제안도 한 가지 드렸다. '경남도 단위 민간인학살 희생자 추모공원'을 인권도시 진주에 유치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마음을 모아달라는 것이었다. 마침 진주는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조례'도 있으니 말이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진주지역 시민사회의 요즘 분위기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이름만 들었던 분들을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된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편집국장 하는 4년 동안 괜히 마음만 바쁘고 여유가 없어 지역사회 이곳저곳을 다녀보지 못했다. 사람들도 비즈니스 차원 말고는 거의 만나지 못했다. 이제는 마음 닿는 곳에 자주 좀 다녀야 겠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항상 즐겁다.


*만난 사람들 : 권춘현 장승환강주열 서은애 홍순삼 조한진 김종신, 그 외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 분들과 진주시 공무원 두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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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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