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별로 좋지 않다. 워낙 많기도 하지만(2014년 말 기준 5950개), 그로 인한 민폐·관폐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실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하루 방문자 100~200명밖에 안 되는 인터넷신문들도 광고 달라고 찾아와서 아주 미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1000명이든 5000명 이상이든 기준을 만들어 그 이하이면 광고 집행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표를 얻어야 할 단체장 입장에선 아무리 작은 신문사라도 악의를 품고 해코지를 하려 달려들면 골치가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지역의 작은 인터넷신문들은 대개 기존 언론에서 퇴직한 기자가 기자직 유지용으로 만들어 운영한다. 상시 취재-편집 인력 3명 이상이 등록 요건이지만, 배우자나 자녀, 친구를 상시인력으로 신고해놓고 실제론 혼자 일하는 1인 인터넷신문이 대부분이다. 사무실도 자기가 사는 집으로 등록하면 그만이다. 비용도 월 유지비용 10만~20만 원이면 된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나 유관기관, 몇몇 기업체 배너광고만 개척해놓으면 언론사 퇴직 전에 받던 월급 정도는 벌 수 있다.


그런 인터넷신문에 언론 본연의 감시나 비판 기능 같은 건 없다. 거의 모든 기사는 기관, 단체, 기업의 보도자료다. 어쩌다 비판기사가 보인다 싶으면 영락없이 광고 거절에 따른 보복성 기사다. 이런 인터넷신문이 각 지역마다 수십여 개에 달한다. 얼마 전 방문했던 인구 30만도 안 되는 한 중소도시의 시청 출입기자는 120명이었다. 그 중 80여 명이 인터넷신문 기자였다.


이런 폐해 때문일까. 혹자는 등록 기준 상시인력을 현행 3명에서 5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위근 선임연구위원이 그랬단다. 나는 좀 생각이 다르다. 현행 3명을 유지하더라도 피고용인 2명에게 최저임금이나마 지급하고 있는지 입증토록 하면 그런 사이비언론은 충분히 정화할 수 있다고 본다.



작은 인터넷신문이라고 사이비만 있는 건 아니다. 경남 진주에서 창간된 단디뉴스는 시민언론이다. 기존 언론이 제기능을 못할뿐더러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지금은 폐간했지만 진주지역의 유일한 시민주주신문이었던 진주신문 편집국장 출신 기자가 '총대'를 매고 아이쿱생협과 시민단체, 개인 등 100여 명이 매달 후원금을 낸다. 게다가 이 신문의 취지에 동의하는 몇몇 사업자들은 광고도 걸어줬다. 돈 대신 글을 써서 부조하는 사람들도 수십 명은 되어 보인다.


감시 대상인 시청이나 유관기관 광고는 아예 요청하지도 않는다. 기사 또한 보도자료는 아주 제한적으로만 쓰고 시민의 생활 속에서 나오는 뉴스를 지향한다. 적은 비용으로 좋은 시민언론을 만들어가는 모범적인 사례다.


전남 여수에 있는 여수넷통도 비슷한 방식으로 창간된 인터넷신문이다. 경남노동자민중행동이라는 단체는 필통이라는 팀블로그를 만들었다. 아직 인터넷신문으로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50명의 필진이 구성되어 있다.


좋은 언론을 갖고 싶다는 시민들의 열망은 언론협동조합 결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순천광장신문, 부천 콩나물신문, 인천 개미뉴스, 거창 한들신문, 영암우리신문 등이 그렇다. 이들 신문은 인터넷뿐 아니라 주간 또는 격주간으로 종이신문도 발행한다.


인터넷 사용인구가 적은 지역이거나 재정적 여력이 있다면 종이신문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앞의 사례처럼 인터넷신문으로 해도 좋다고 본다. 손쉬운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은 사이비언론의 창궐을 불렀지만, 거꾸로 시민언론운동의 기회이기도 하다. 주류언론이라는 조중동까지 온갖 쓰레기(어뷰징) 기사를 쏟아내는 이 판국에 이런 시민언론이 전국 곳곳에 생겨 더러운 언론판을 정화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미디어오늘 [바심마당]에 쓴 글입니다. 공교롭게 이 글이 나온 후 문화관광부는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했습니다. 일부 사이비언론으로 인해 좋은 시민언론까지 싹을 자르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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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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