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피플파워 10월호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

 

아름다운 부부가 있습니다. 산청에 살고 있는 정도선·박진희 부부입니다. 정도선 씨는 진주문고라는 서점에서 일합니다. 박진희 씨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정도선 씨가 서점지기가 된 것은 열 살 때의 경험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산에서 충남 홍성으로 이사를 했는데, 낯선 곳에서 그의 마음을 채워준 곳이 동네서점이었다고 합니다. 서점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책을 볼 때가 가장 마음이 편했다고 합니다. 그때 늘 바닥에서 책을 보는 아이가 안쓰러웠던 서점 주인아저씨가 체구에 맞는 등받이 의자를 갖다 줬답니다. 그때 어루만져진 마음이 '서점 주인'이라는 로망을 갖게 해줬다는 겁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나왔을 때 이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쓴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발하는 책 <MB의 비용>을 나란히 진열하면서 '판단은 당신의 몫'이라는 문구를 적어놓아 화제를 낳은 장본인입니다. 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했을 때는 '경남도지사에게 권하는 책'이라는 문구와 함께 <개념원리 수학1>, <밥값 했는가>, <나는 복지국가에 산다>, <잡놈들 전성시대>, <또 다른 사회는 가능하다>는 책을 진열하기도 했죠.


그는 서점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서점에서 이런 걸 하느냐'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이게 서점의 역할이라고 봐요.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지역 현안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곳,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획을 하고 유익한 행사가 열리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도선 박진희 부부. @경남도민일보 서정인


정도선 씨는 아내 박진희 씨와 함께 최근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마음의숲)라는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은 책을 매개로 운명처럼 만나 숙명처럼 결혼하게 된 부부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결혼 2개월째 청천벽력과도 같은 '희귀 척추암' 판정을 받은 아내와 함께 세계일주여행을 떠났고, 이후 산청에 터 잡고 진주에서 일하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는 슬프기보다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이 부부를 '피파'(<피플파워>)가 만났습니다. 이들의 가슴 아린 이야기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남강오백리 스토리텔링 마무리합니다


혹 지난해 지방선거 때 서울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윤원필 씨 기억하시나요? 명함에 추레한 얼굴과 말끔해진 얼굴 사진을 함께 싣고 '이만큼만 서울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배치했던 그 후보. 알고 보니 창원 출신이었군요. '피파'가 만나봤더니 음반을 낸 음악인이기도 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지면에 유일하게 '노동자'라는 직업명으로 칼럼을 쓰고 있는 박보근 씨를 다시 만나봤습니다. 시(詩) 쓰는 농민에서 조선소 사내하청 그라인더 노동자로 변신한 그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김태훈 소장의 '도시와 스토리텔링'은 스포츠를 다루었습니다. 운동으로 연결된 시민들 또한 연대와 소통의 커뮤니티이며, 시민들의 체육활동은 따라서 현대 도시의 중요한 스토리텔링 인프라인데 우리나라의 체육 정책은 그걸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도시의 시민 공동체를 재건하고, 시민의 연대감과 결속을 강화하는 관점에서 도시의 체육 정책을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김 소장의 말은 경청해볼만 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알고 사랑하며 가꾸어나가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공익콘텐츠 발굴기획 '남강오백리'가 이번호를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남강댐과 남강 수계를 관리하고 있는 정의택 K-water 남강댐관리단 단장을 만나 그 가치를 알아봤습니다. 이번호로 마무리되는 '남강오백리' 시리즈는 남강을 스토리텔링한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물이라 자부합니다.


'지역출판이 없으면 지역콘텐츠도 없다. 지역콘텐츠가 없으면 지역의 정신문화도 사라진다'는 모토로 꾸준히 지역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저희가 최근에 두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먹거리 특산물 스토리텔링 <맛있는 경남>(남석형 외 3명 지음, 716쪽, 도서출판 피플파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유족 증언자료집 <그질로 가가 안 온다 아이요>(박영주 기록, 275쪽, 도서출판 해딴에)가 그것입니다. 이 책들도 많이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책임 김주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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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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