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벼운 기사 하나 썼습니다. 여기서 '가볍다'는 말은 취재 과정이나 기사 쓰는 게 그렇다는 것이지, 결코 사진이나 내용은 가볍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슴 아픈 내용이죠.


진주 남강유등축제 입장료가 1만 원으로 결정되고, 입장료를 내지 않는 이는 멀리서 남강을 바라볼 권리마저 박탈하는 가림막(펜스)을 치면서 이 축제는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진주시는 노인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1만 원은 그들에게 결코 적지 않은 돈이죠. 4인 가족이라면 4만 원이 됩니다. 또한 입장했다가 축제장을 나오면 아예 재입장이 안 되는 것도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진주시의원 한 분이 찍은 사진이 SNS를 강타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링크만 해도 10만 명 이상에게 도달했고, 해당 기사에는 2000여 명이 좋아요를 클릭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다음은 해당 기사입니다.


올해부터 유료화한 진주 남강유등축제에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류재수 진주시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 누리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확인 결과 이 사진은 동료의원인 강갑중 진주시의원이 진주성 앞에서 촬영한 것이었다.


"인근 시골마을에서 8명의 일행이 남강유등축제 나들이를 왔다가 멀리서나마 남강을 쳐다볼 수도 없게 되자 저렇게 한 분이 무릎을 꿇고 엎드린 후 다른 한 명이 등을 밟고 올라가 남강을 내려다 봤다. 저렇게 차례대로 역할을 바꿔가며 남강을 보는 모습을 촬영했다."


5일 저녁 시골에서 올라온 할매들이 가림막 앞에서 한 사람은 엎드리고 한 사람은 올라서고 있다. 이들은 입장료 만원이 아까워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갑중 진주시의원.

8명의 할매들이 가림막 앞에서 한 사람은 엎드리고 한 사람은 올라서서 번갈아가며 차례대로 구경을 했다.@강갑중 진주시의원


강갑중 의원은 이분들에게 다가가서 사정을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은 "아까워서"였다고 전했다.


남강유등축제 입장료는 1만 원. 노인이라고 해서 경로우대할인이 없다. 8명이 입장하려면 8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노인들로선 아까운 돈이다.


강 의원은 "관광버스를 타고 40~50명 단위로 광주 대구 부산 대전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입장료 때문에 유등축제 관람을 포기하고 가는 모습이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류재수 의원은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이렇게 썼다.


"어젯밤 시골에서 오신 관광객들이 차례로 돌아가며 유등을 구경하는 장면입니다. 참담합니다. 돈내지 않으면 쳐다도 보지 마라는 놀부심보에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래서 뭘 얻을겁니까?"


서은애 진주시의원도 역시 같은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씁쓰레한 축제의 뒷모습. 아니 우리들의 일그러진 축제의 현장입니다. 셔틀버스 문제, 교통 문제, 무너진 경로우대, 심지어 타지역에서 진주로 유학와서 대학 다니는(초대권 하나 받지 못한)그 수많은 학생들의 문제 등. 원망섞인 목소리의 전화통은 쉴새없이 울리고 ~~~ 늘 오며가며 보아왔던 그 아름답고 멋진 풍경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한 이 사진은 축제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진주지역 인터넷신문 단디뉴스 또한 '남강유등축제 진풍경 등장 사다리를 빌려드립니다'는 기사를 통해 이번 축제부터 생겨난 새로운 풍경들을 사진으로 소개했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유료화 반대를 주장하며 '축제는 유료이지만 사다리는 공짜로 빌려 드립니다'라는 퍼포먼스. @단디뉴스


"남강유등축제는 유료. 사다리는 무료로 빌려드립니다."


남강유등축제가 열리고 있는 진주성 촉석문 앞 가림막 앞이다. 4일 진주성과 남강 풍경을 볼 수 없게 가로막는 가림막에 항의하는 퍼포먼스 시위가 등장했다. 사다리를 가림막에 걸쳐놓고, 지나가는 관람객에게 남강 유등을 구경하라고 권한다.


퍼포먼스 1인 시위의 주인공은 백인식(35. 진주 신안동) 씨. 백 씨는 “진주시장 이름이 이창희다. 이 가림막을 시민들이 창희산성이라고 말한다”며 “돈 내지 않으면 보지도 말라는 건데 타지에서 찾아오는 관람객들한테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겠다”고 말했다. 또 백 씨는 “길도 막고 강도 막고 담을 쌓는 축제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느냐”며 반발했다.


한 시민이 찢겨진 가림막 사이로 남강을 훔쳐보고 있다. @단디뉴스


한 가족이 가림막 넘어 또는 가림막 뚫고, 남강유등을 구경하고 있다. @단디뉴스


요런 자세로도 보고. @단디뉴스


요런 자세로도 보고. @단디뉴스

요런 자세로도 보고. @단디뉴스

요런 자세로도 본다. @단디뉴스


한 사진작가(?)가 가림막 위로 카메라를 치켜들고 촬영하고 있다. @류재수 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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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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