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유료화 원년'보다는 '실패한 가림막 축제'로 기억될 것 같다. 흉물스럽고 조잡한 가림막이 남강 일대를 온통 가로막고 있었고, SNS에는 이에 대한 원성이 빗발쳤다.


가림막 너머 남강을 보기 위해 무릎을 꿇고 엎드린 할머니의 등을 밟고 올라간 사진을 보도한 경남도민일보 기사에는 페이스북 '좋아요' 반응만 4200개가 넘을 정도로 반향이 컸다. 경남도민일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도달'한 숫자만도 27만 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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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끝난 후 진주시는 스스로 '성공' '대박' '승부수 통했다'느니 하면서 자화자찬하는 보도자료를 뿌리고 있지만, 시민들은 냉담하다.


실제 축제 현장에서 '금 토 일요일'에는 진주시민 무료초대권을 쓸 수 없다며 입장을 제지당한 노인들이 화를 내며 초대권을 갈갈이 찢어 뿌리며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아래 관련 영상)



진주시는 작년(2014년) 축제 때 280만 명이 방문하여 16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봤다고 했지만, 올해는 고작 40만 명이 입장했을뿐이다. 그나마 유료입장객은 25만 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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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진주시는 22억 원을 벌었다며 '성공'이라 자평했지만, 작년과 달리 올해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22억을 벌기 위해 주변 상권을 희생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한 번 축제장을 벗어난 사람은 같은 날에도 '재입장'을 허용하지 않은 것도 큰 실책이었다. 축제장 바깥의 식당에도 갈 수 없게 만든 것이다.(뒤늦게 허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사실 22억 원은 예전 관람객 수준이라면 축제 기간 중 부교 통행료(편도 1인당 1000원)와 진주성 입장료(외지인 2000원)만 제대로 받아도 벌 수 있는 돈이다.


특히 남강변에 둘러쳐진 가림막은 '돈 내지 않은 사람은 남강도 보지마라'는 모습으로 비춰져 관광객과 진주시민이 모욕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진주같이'라는 단체가 연일 진주성 앞에서 벌인 '가림막 철거요구 시위'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박수를 치고 구호를 따라 외치는 등 호응을 보였다.(아래 관련 영상)



그래서인지 이창희 진주시장도 축제 후 기자회견에서 가림막의 문제점은 인정했다고 한다. 어떻게 개선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흉물스런 가림막을 보지 않아도 되길 바란다.


나도 하루 일정을 투자해 관람해본 입장에서 본다면, 가림막을 치지 않고도 충분히 유료화는 가능하다고 본다. 진주성과 남강 축제현장으로 내려가는 몇몇 통로에 매표소를 설치하고 표를 받아도 충분해보였다. 어차피 진주시민은 무료이고, 축제를 보러 진주를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이 관람료 아끼려고 밖에서만 쳐다보고 떠나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굳이 돈이 아까워 입구가 아닌 쪽으로 숨어들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까짓 거 모르는 척 해줘도 뭐 대순가.


진주성 안 유등 @김주완


게다가 이번에는 남강보다 진주성 안에 설치된 유등이 훨씬 볼만 했다. 그 부분을 집중 홍보하고 진주성 입장료만 평소(2000원)보다 좀 올려 3000~5000원 정도 받아도 올해 번 22억보단 많이 벌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 올해 25만 유료입장객보다는 훨씬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다.


진주시민은 '월 화 수 목'요일에만 무료관람이 가능토록 한 것도 시민들의 소외감과 상실감을 부추겼다. 전체 진주시 인구를 모두 합쳐도 35만 가량인데, 굳이 '금 토 일' 관람을 제한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원래 축제란 지역민과 외지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것 아닌가.


축제의 주인은 시민이고, 관광객은 말 그대로 손님일 뿐이다. 주인이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안내하면서 자기 고장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낌으로서 시민의 화합과 결속을 꾀하는 게 원래 축제의 목적이 아니었던가.


그런 점에서 이창희 진주시장은 이번 '가림막 축제'에서 정치적으로도 잃은 게 적지 않을 것이다.


부디 올해의 실패를 거울삼아 내년에는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하는 멋진 남강유등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나도 진주시에서 10여 년을 살았고, 지금도 진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하는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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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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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지영 2015.10.13 2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짧은 소견을 잠시남긴다면 산청에서 있었던 한방엑스포 당시에 산청군민에게도 입장료를 받았으나 한번 구매한 티켓으로 얼마든지 재입장이 가능했기에 비난 여론이 최소화된 상태로 행사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교통통제도 오히려 예년보다 행사장 주변을 좀 더 여유롭게 노닐수있게되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모든 비난의 시작은 유료화에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교통통제시에 진주교 한가운데 길을 유모차가 편히다니고 다리위에서 불꽃을 관람하던 관관객들의 모습을 본다면 올해의 유등축제는 앞으로 있을 유등축제가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이 되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