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기자들은 촌지와 선물(1만 원 이하 기념품류는 허용)을 받지 않습니다.

9년 전 창간 때부터 이런 원칙을 공개하고 거절하거나 돌려 주는 일을 반복해 왔지만, 아직도 명절이 되면 선물을 보내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제도 퇴근 후 집에 갔더니 이렇게 큰 상자가 현관 앞에 놓여 있더군요. 아내는 해외(일본) 출장을 가고 아들 녀석만 낮에 혼자 있었는데, 택배가 왔길래 별 생각없이 받아 뒀다는 겁니다. (제가 있을 때 배달이 오거나, 집에 사람이 없어 택배사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보내는 이'를 확인한 후, 반송처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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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기 위해 선물을 풀어 봤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이렇게 돼 있더군요.

'보내는 이'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한 대기업의 이사였습니다. 저와는 개인적으로 일면식도 없는 분입니다. 그런 분이 제게 이런 선물을 보낸 이유는 분명합니다. 제가 신문사의 부장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받아서는 안될 선물입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위의 한과선물세트를 인터넷에 검색해봤더니 10만 원짜리더군요. 그러나 제 삶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선물입니다. 이걸 먹어봤자 무슨 덕이 있겠습니까. 혹 사람에 따라 "내가 대기업 이사에게 이런 선물을 받았네"하고 가족들에게 뻐기는 효과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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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제 삶에는 별 보탬이 되지 않는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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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기자회를 통해 기탁받은 시설에서 노인들이 드시면 좋겠네요.

따로 택배직원을 불러 되돌려보내자니 귀찮기도 하고 택배비용 부담도 있어 기자회에 처리를 부탁하기로 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기자회는 오래 전부터 기자들이 불가피하게 받아온 촌지나 선물의 처리를 대행해주고 있습니다. 대개 복지시설에 기탁하는데, 올해부터는 경남도민일보의 윤리강령을 설명하는 안내문과 함께 그 영수증을 선물전달자에게 우편으로 보내드리기로 했다고 합니다. 왜냐면 그냥 복지시설에 기탁하고 사내에 공지하는 걸로 끝내 버리니까, 선물을 보낸 이들이 받아챙긴 걸로 오해를 하고 다음해에도 계속 선물을 보내오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은 거기에 더하여 명절을 앞 둔 시기에 신문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윤리강령을 다시한번 공지하고, 명절 후에는 선물과 촌지 내역은 물론 그 처리 결과까지 공개를 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깨끗함을 일부러 자랑하는 것 같아 다소 민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이런 관행이 점차 사라질 수 있을 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글도 그런 차원에서 씁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조금 전 사무실로 한 자치단체 간부공무원이 곶감 선물상자를 보내와 택배 직원을 통해 곧바로 '수취 거절'로 처리했습니다. 앞으로도 또 어떤 선물이 와서 이런 번거로운 일을 계속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혹 선물을 보내시려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시면 제발 선물발송 목록에서 경남도민일보 기자들의 명단은 지워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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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쓴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에 대한 광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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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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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있는풍경 2009.09.11 1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이구 그 성깔은!!! ...ㅋㅋㅋ..나 같으면? 이렇게 난데없이 습격당하는 도덕을 지킬수 있을까...아니 지켰을까....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뎅!!

  2. 쏘울 2009.09.11 15: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위터와 제 블로그에 링크를 달아놓고 님 블로그를 읽고 있는 독자로서 첫 댓글을 달게됩니다.
    단 한마디로 멋집니다.
    화이팅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