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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놈놈놈'을 보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




※영화 '놈놈놈'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는 글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아내, 아들과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을 봤습니다.(쿵푸팬더를 보려 했는데, 이미 내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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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형 서부극'이라는 데 대한 호기심이 컸고, 아들은 간지나는 액션에 대한 기대, 그리고 아내는 이병헌과 정우성, 송강호라는 배우의 연기와 치밀한 스토리를 기대했나 봅니다.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그냥 별 생각없이 보면 좋을 만한 액션영화'라는 정도였습니다. 아들녀석은 마지막 장면에서 밝혀진 '손가락 귀신'의 정체가 ***였다는 사실이 특히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아내의 반응이었습니다. 극장을 나서자 마자 "도대체 저런 영화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돈도 엄청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아무 의미도 없는 영화에 쓴 돈이 아깝다." (실제 170억 원이 들었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총소리가 시끄럽고 짜증나 극장을 나가고 싶은데 억지로 참았다." "도대체 스토리도 없고, 뭘 말하려는지 메시지도 없는 영화라니..."하며 불평을 쏟아냈습니다.

하긴 제가 보기에도 스토리는 엉성하기 짝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송강호가 우연히 손에 넣은 지도를 진짜 보물지도라고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조용히, 아무도 몰래 지도에 표시된 곳을 찾아가야 할텐데, 온갖 인간들이 다 쫓아오는 걸 뻔히 알면서 요란뻑적하게 목적지를 찾아가는 건 정말 황당한 설정입니다. 또 아편굴에 잡혀 있던 어린이들이 왜 잡혀 있는건지, 송강호가 구해낸 그 애들을 어떻게 했는지도 생략돼버려 어리둥절합니다. 그리고 결국 보물도 없는 걸로 드러나게 되는데, 그렇다면 쫓고 쫓기던 그 수많은 패거리들이 모두 허위정보를 갖고 그렇게 생난리를 피웠다는 것도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 외에도 꼼꼼히 보면 더 황당한 것도 있겠지만, 뭐 어쨌든 저는 애초부터 치밀한 구성을 기대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아내처럼 화가 날 정도로 실망하진 않았습니다. 아들 녀석도 재미있게 본 것 같아서 "녀석, 기말고사 치르느라 고생했을텐데, 스트레스 좀 풀렸나?"하는 생각에 그냥 흐뭇해 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놈놈놈'은 그냥 '별 생각없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보는 영화'로 생각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내가 "남자들은 스토리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화려한 액션 그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고 설명해줘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심지어 "그러니까 남자들이 단순하지, 지금까지 그런 단순무식한 힘만 믿고 세상을 지배해온 게 남자라는 족속이야"라면서 남성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기까지 하는 겁니다.

이게 남성과 여성의 차이일까요? 제가 보기엔 여성들도 뻔한 멜로드라마는 잘도 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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