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주남저수지 일대에서 노닐고 창원향토자료전시관을 들른 다음 함안으로 가면 어떨까요?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한 번은 걸음해 보시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함안으로 가는 길에 끼니 때를 만나거든 여기 소개된 함안 칠원 신풍식육식당을 들르셔도 좋겠고 가야시장 진이식당에서 된장찌개에 농주 한 잔을 걸치셔도 좋겠고 법수면 주물리 소나무집에서 주인 홍여사와 함께 갖은 국수를 맛보셔도 좋겠습니다.

함안에서는 함안박물관을 중심으로 볼 때 즐길거리가 아라홍련 시배지 말이산고분군 함주공원 함안연꽃테마파크 무진정(=이수정) 등이 있네요. 

창원 먼저 함안 나중 대신 함안 먼저 창원 나중, 이렇게 해도 당연히 무방하겠습니다.


7월에 떠난 

두산중 토요동구밖 역사탐방 

창원향토자료전시관-함안박물관 

해피타임·메아리·에디슨·경화·참살이·좋은씨앗교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7월 16일 역사탐방은 창원과 함안으로 갔습니다. 두산중공업이 지역사 공헌 차원에서 다달이 해마다 실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우리 해딴에가 진행하는 것입니다.

먼저 창원향토자료전시관으로 가는 길입니다. 버스 안에서 향토자료전시관이 뭐냐고 물어오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두산중공업 자원봉사 선생님도 창원에 이런 데가 있냐며 고개를 갸웃거린답니다. 그래도 거기가 이런저런 곳이라고 미리 말하지는 않는답니다. 그래야 마음껏 상상할 수 있을 테니까요. 

대신 매년 아이들과 함께하는 역사탐방 장소 가운데 반응이 가장 뜨거운 곳이라는 정도만 슬쩍 이야기해 놓는 겁니다. 대략 50~60년 전 쓰던 물건들과 그 시절 정치·사회·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모아놓은 데가 창원향토자료전시관입니다. 

박정희·김대중·김영삼 이런 시절 정치산물들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싱싱하고도 친근한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라 하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퀴즈를 냅니다. 만들어진 지 얼마 정도나 되어야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을까요? 

대부분 100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어림짐작으로 답합니다. 그러나 실은 50년만 지나도 귀하거나 뜻깊거나 한 물건은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전시관에 있는 옛날 물건들은 대개 문화재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시관은 그야말로 이와 같이 소소한 물건들로 가득합니다. 짧은 시간에 다 돌아보기란 불가능할 수밖에 없지요.(물론 그런데도 다 내어놓은 것이 아니라고 양해광 우리 관장님은 말합니다.)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물건찾기 놀이를 하는 까닭입니다. 

왼편 양해광 관장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네모난 양은도시락에 담긴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날 계산기와 같은 물건을 찾으세요. 5학년 교과서 표지에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코미디언 배삼룡이 공연한 극장은 어디일까요? 요강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요? 정수회와 관련된 인물은 누구일까요? 

답을 찾아다니는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나 있습니다. 주판을 찾은 친구는 이것으로 어떻게 계산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입니다. 도시락에 담긴 찐쌀을 두고 오래된 쌀이라 적은 답에서는 슬몃 웃음이 번지기도 하고요. 

짧은 기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시대를 우리는 지금 살고 있습니다. 고을마다 하나씩 있던 극장에서 영화를 본 적 있는 사람들은 CGV니 롯데시네마니 하는 거대한 영화관이 낯설겠지요. 

반면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기만 해도 절로 계산이 되고 인터넷에서 노래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지금 아이들에게는 주판·턴테이블·레코드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처럼 같은 공간에 살면서도 많은 면에서 서로 크게 다릅니다. 이렇게 다르기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힘도 약합니다. 어쩌면 이래서 창원향토자료전시관은 단지 오래된 물건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단절된 세대를 잇고 이해시키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곳을 찾은 아이들은 나중에 시골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뵙고는 어쩌면 이곳에서 본 물건을 떠올릴는지도 모릅니다. 부모에게 이런저런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들의 거리가 손톱만큼이나마 좁혀진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주말이면 주남저수지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거기서 자연을 즐긴 뒤 바로 옆에 있는 향토자료전시관으로 발길을 돌리면 어떨까요? 전시관에서 가족끼리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즐거움까지 함께 얻지 않을까요. 

점심은 함안 칠원에 있는 이름난 고깃집 신풍식육식당(055-587-2363)에서 뚝배기불고기를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함안박물관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50~60년 전 과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1500~2000년 전 가야로 훌쩍 건너가게 됩니다. 

박물관이라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역사탐방을 꾸준히 해 온 아이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습니다. 박물관을 즐길 자세가 되어 있는 멋진 친구들입니다. 

들머리에는 미늘쇠 모양 조형물이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합니다.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이 정도면 일단 박물관을 탐방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미늘쇠는 옛날 행사에서 권력자가 쓰던 물건입니다. 무당이 굿할 때 방울·칼을 들고 흔드는데 미늘쇠도 그런 역할을 했다 하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양쪽에 달린 새 모양 장식도 의미가 있는데요 새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준다고 믿었기에 이렇게 썼다는 얘기를 덧붙입니다. 

더 들어가면 아라홍련이 화사하게 반깁니다. 연은 7~8월에 피고지고를 계속합니다. 함안박물관 탐방을 7월로 삼은 것도 아라홍련을 보기 위해서랍니다. 그런데, 아라홍련은 일반 연과 무엇이 다를까요? 

얼핏 보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꽃잎이 적은 편이고 크기가 아담하고 색깔이 현란하지 않지만 단번에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700살 먹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아라홍련입니다. 

개량을 거듭한 요즘 연꽃은 색깔이 짙고 자극적이지만 아라홍련은 꽃의 색감이 부드럽고 그윽해 훨씬 아름답다고 일러주면 그제야 특별해 보입니다. 아라홍련을 배경으로 너도나도 기념촬영을 한 다음 박물관으로 들어갑니다. 

가야는 철의 나라입니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고장입니다. 그래서 함안박물관에는 철과 관련된 물건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 덩이쇠입니다. 덩이쇠가 지금의 돈과 같다고 하면 쉽게 믿지 못합니다. 쇳덩이가 어떻게 돈이야? 이런 표정이지요. 

함안박물관에 오면 아이들은 적어도 미늘쇠·불꽃무늬토기·덩이쇠 정도는 머리에 담아 갑니다. 함안박물관은 국립박물관과 견주어도 처지지 않을 만큼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갖고 있는 유물만으로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 장소가 편하고 넉넉합니다. 

올 때마다 역사 공부도 하고 놀이터처럼 뛰어놀기도 합니다. 불꽃무늬토기를 본떠 만든 건물 외형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아이들은 이 불꽃무늬를 좋아합니다. 바로 옆 말이산고분군과도 썩 잘 어울리는 함안박물관이랍니다. 

이 고분에서 나온 유물이 박물관에 들어 있다고 말하니 너도나도 남다른 눈빛으로 다시 쳐다봅니다. 예전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무덤이었습니다만……. 지금처럼 더운 여름 아니고 바람 선선한 가을이면 말이산고분군 나들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멋들어집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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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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