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남도민일보 남석형 기자가 '낙동강 어민의 삶'이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3회에 걸쳐 신문에 연재되었는데요. 낙동강 어민 김무생(69) 씨를 주인공으로 삼아 쓴 '이야기 기사'였습니다. 그의 나이 스물아홉이던 1977년 결혼과 함께 시작한 낙동강 어민의 40년 삶을 통해 강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담담히 풀어쓴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녹조로 뒤덮인 낙동강', '수질 오염 심각' 등의 이른바 스트레이트 기사보다는 이 기사가 훨씬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정부 관계자나 어용학자들이 터무니없는 말로 어민들을 속이고 회유해놓고선 나중에 '나 몰라라' 하는 대목에선 분노가 치솟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무생물이 아니라 생물, 구체적인 사람을 주어로 하여 쓰는 기사가 신문지면에서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논리로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글이 더 큰 힘을 가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사람에 주목하는 까닭은 우리 이웃의 구체적인 삶 속에 우리 사회의 문제가 담겨 있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웃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를 되돌아보고 내 삶의 방향과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피플파워 9월호 표지.

이번호 <피플파워>에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다들 자기 일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연극인 이윤택 선생의 삶이 그렇고, 수제 도시락을 만드는 루루키친 원유리 대표의 삶이 또한 그러합니다. 원 대표는 스스로 자신을 '요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종합 예술가'라 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노래로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가수 이병조와 손영희 씨의 삶이 또한 그렇고, 가죽 공예를 하는 신성환 씨와 동화구연 강사 송미영 씨, 사서교사 박창선, 경찰관 이임춘, 야구 투수 김태현의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호부터 농협 조합장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농협은 농어촌 주민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조직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지역과 지역민의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준비된 기획입니다.

9월이 다가왔음에도 낮에는 여전히 무덥군요. 하지만 해가 지면 밤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무더위 또한 가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죠.

지난달에는 <피플파워> 2015년 1월호에 그의 삶이 소개되었던 함안 소나무집 홍해옥 씨를 만나고 왔습니다. 가오리비빔국수와 콩국수, 물국수를 코스요리처럼 배불리 먹고 왔습니다. 홍해옥 씨는 여전히 씩씩하고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더군요. 소나무집 입구에는 저희 <피플파워> 기사가 커다랗게 확대되어 걸려 있었습니다.

이런 게 우리가 잡지를 만들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맛이 아닐까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피플파워>를 읽다 혹 아는 분의 이야기가 나오면 그분에게 전화라도 한 통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게 함께 사는 세상의 맛 아니겠습니까?

편집책임 김주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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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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