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회식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 회식은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지금 세상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 세상은 진짜 폭압적이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어느 한 분야를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상 전체가 폭압적이었고 분위기 자체가 억압적이었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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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고개 숙인 이는 방우영. 경남도민일보 사진

82년이나 83년 시절에는 대학 교정에서 보통 누군가가 나서서 “학우여!”  소리를 지르고 전단을 뿌리면서 데모가 시작됐는데 이 틈을 전두환 정권은 주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시위를 한 번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5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나마 확보하려고 어떤 이는 나무에 올라갔고 어떤 이는 학교 식당에서 식판을 뒤엎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사복 경찰의 눈을 피해 학교 건물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중간쯤에서 시위를 주동하기도 했는데 경찰이 줄을 흔들어 대는 바람에 진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3.
서너 해 뒤 제가 들어간 공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00명 남짓했는데 현장을 바라볼 수 있는 2층 관리사무실은 유리로 돼 있었습니다. 상무의 순찰은 시도 때도 없이 이뤄졌습니다.

작업 시간에 잠시 농담을 하려 해도 언제나 용접 불꽃을 튀기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곧바로 왜 작업하지 않느냐는 닦달이 뒤를 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그렇게 불꽃을 내고 있어도 생산과장이 소리도 없이 다가와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머리꼭지가 서늘해졌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았지만, 저보다 ‘쨤밥’이 많았던 동료들은 ‘노기스’(버니어 켈리퍼스를 뜻하는 일본말)로 머리를 찍혀가면서 선반을 배웠고 볼트로 뒤통수 맞아가면서 제관을 배웠답니다.

공장장-직장-반장으로 이어지는 지휘 명령 체계는 피도 눈물도 통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오로지 생산만을 위해 존재하는 인간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 말해 잔업을 한 주일에 두 번 빼기가 힘들었습니다. 수요일은 잔업이 없는 날이었으니, 그것 말고 한 번 더 빼기가 그렇게도 어려웠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금성사에 납품을 하는 공장이었는데 저더러 불량 수리하러 들어가라 했습니다. 저는 일하던 차림 그대로 화물차에 실려 금성사 2공장에 들어갔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짝의 불량을 바로잡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화물차에 싣고 온 과장이란 인간이 아무 얘기도 없이 그냥 가 버렸습니다. 언제 갔는지도 저는 몰랐습니다.

낮에 실려 온 저는 그 화물차가 다시 실으러 온 이튿날 오후에야 도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낯선 작업장에서 잠도 제대로 못잤습니다. 끼니도, 없는 식권을 어찌어찌 마련해 겨우 국수를 챙겨 먹었습니다. 정말 분했습니다.

4.
제가 다니던 ‘우성공업’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회식을 시켜줬습니다. 지금은 엄청 시들해져 버린 마산수출자유지역 후문 앞 일대 식당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기억나는 상호는 삼각집과 소화집 정도입니다. 회식은 그야말로 장관(壯觀), 아니면 가관(可觀)이었습니다. 지금과는 처음부터 다릅니다.

회식은 주로 반별로 이뤄졌는데, 밥도 들어오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주로 술과 안주를 입에 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30분이나 1시간쯤 지나면 노래를 부릅니다.

숟가락 젓가락이 휘어지도록 상판을 두드립니다. 그러면서 술을 마시고 악을 쓰듯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가 어느 한 쪽이 시끄러워집니다. 싸움이 붙었습니다.

싸움의 상대방은 대부분 반장이 아닙니다. 반장도 아니면서 ‘상습적으로’ 회사 편을 들거나 아니면 아니꼽게 구는 인간입니다. 사람들은 뜯어말립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누군가는 악다구니를 해댑니다. 노래소리는 끊어졌다가 다시 울립니다.

1년 남짓한 공장 생활에서, 제가 악다구니를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회식 자리에서 제가 취하지 않은 적도 없습니다. 상처 입은 사람이 여럿 생겨나기도 합니다. 때로는 병원에 사람이 실려가는 때도 있습니다.

이튿날, 몇몇은 결근을 합니다. 이 가운데에는 “여기 말고 일할 데가 없는 줄 아냐!!”, “야이 개××야.” 또는 ㅈ이나 ㅆ으로 시작하는 소리를 지른 사람이 포함돼 있습니다. 술을 퍼 마시고 떡이 돼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직장과 반장은 아침에 출근 점검을 한 다음 공장을 나갑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오지 못하는 이들 집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부분이 달래어져 점심 먹고 난 즈음에는 공장에 돌아옵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이들은 용접기를 잡거나 선반을 돌립니다.

5.
지금 시점에서 보자면, 당시 억압적인 노무관리와 폭발적인 회식 자리는 맞붙어 있습니다. 나아가, 평소 억압적 노무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안전판이 바로 폭발적 회식 자리였습니다.

물론, 지금 회식은 전혀 그렇지 않은 줄 압니다. 폭압이 줄거나 없어진 만큼 폭발 또한 줄거나 사라졌습니다. 제가 있는 경남도민일보 회식 자리도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 더 돌이켜보면, 제가 공장에 들어가기 전 대학 회식도 만만찮게 폭발적이었습니다. 선배나 학교 당국이 대상은 아니었지만, 대학 회식도 늘 광란으로 끝나곤 했습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폭압하는 세상과 폭발하는 회식이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지금 회식이 폭발하지 않는 까닭은 그래도 세상이 예전만큼은 폭압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세월 동안 여러 사람들이 벌인 노력이 이런 세월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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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숙인 고개인지 모르겠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6.
그러나, 불행히도, 저는 그렇지 않은 기미를 지금 봅니다. 촛불 국면을 맞아 대통령 이명박은, 자기 본색과 어울리지 않게 두 번 사과를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사과를 거짓 아니면 사기이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대통령 이명박은 곧바로, 촛불을 든 사람들을 무시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사과한(또는 사과를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이후로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 또는 검찰을 앞장세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옛날로 손쉽게 돌아가리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세상이 사람을 폭압하지는 않을까 겁이 납니다.

이명박이 전두환과 겹쳐 보이면서, 이명박이 전두환보다 더한 물건이 아니냐 생각이 굳어지면서, 저는 회식 자리조차 20년 전으로 돌아가 버리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김훤주

이명박 정부 비판 상세보기
김영규 지음 | 박종철출판사 펴냄
[머리말] 이명박 정부를 고발하고 이 정부의 대안을 찾기 위해, 이명박 정부 비판과 대안이란 이름으로 모두 3권을 발간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첫 권을 『이명박 정부 비판』이란 이름으로 오늘 그의 취임식에 맞추어 탈고하였다. 제2권은 『이명박 정부 주요 정책 평가』이고, 제3권은 『이명박 정부의 대안』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사회과학의 일반적 수준에서 규명한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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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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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정국 2008.07.22 0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윗사람들한테 잘봐달라고 고개를 여러번씩 조아리는거이 제일 싫다.
    이러한 식은 완전한 일본식이다.
    한국식은 살짝 고개를 예쁘게 아는척하는 정도이다.
    이것이 더 기품있고 이쁘다..

    난 머리를 조아리고 잘 봐달라는 식으로 인사치레하는 것들은 없어졌으면 한다..
    이것은 국제사회의 인사법하고도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이제 일본에서 벗어나자.. 일본의 비굴한 모습과 조아리는 방식은 집어치우자..

    한국식으로 예쁘고 기분좋고 기품있게 고개를 살짝 아는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2. 맑음 2008.07.22 04: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 보니 군대 내무반 회식도 분위기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전 단 한 번도 군대에서 회식을 즐긴 적이 없었습니다. 술을 마셔도 즐겁지가 않았어요. 즐겁지도 않은 노래를 불러야 하고, 귀에 거슬리는 노래에 박수를 쳐 주어야 하고....

  3. 너와 나 2008.07.22 05: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인정하기를 꺼려할까요. 그렇다면 누가 주인공이 되더라도 항상 불행의 씨앗은 존재하는 것일까요. 여기서는 종교의 힘으로도 화합이 불가능한 것일까요.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참으로 슬프다고 생각이 됩니다.

    • 후후 2008.07.22 0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구약에서 나온 모든 종교(유대교, 개신교, 카톨릭, 이슬람교)들은

      사고 자체가 파쇼적이라서 자신과 다른 건 인정 못 합니다.

      내 편 아니면 적이죠.. 단세포 무뇌아 들입니다. 종교 분쟁나는 곳 보세요..

      다 저것들이고 역사적인 종교 전쟁도 다 저것들 입니다.

      결국 사막 잡신 야훼를 믿는 한 절대 안됩니다.


      나중에 등장한 예수가 서로 사랑하며 적당히 살다 가라 그랬는데도

      안 듣는 애들을 누가 말립니까...

      예수도 이 단세포들 보고 정말 답답했겠죠.. 때릴 수도 없고.

  4. 까막새 2008.07.22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가 오기 전에 바람 속에서 물냄새가 나듯이
    지금의 후덥한 바람은 우리들에게 어떤 비를 내릴지,
    많이 두렵습니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
    공포.
    80년대 우리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가장 큰 사회적 공포가,
    학습된 '북의 남침'이었다면
    지금의 세상에서 가장 큰 사회적 공포는 무엇일지,
    감히 땅짐이 안 됩니다.

  5. 지나다 2008.07.22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우영은 전두환에게 머릴 조아리고 맹바기는 방우영에게 머릴 조아리는 사진이 얼마전 있던데...

  6. 수제비 2008.07.22 1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묻고 답하기'에 글을 올리실 때는 실명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말을 공부하시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묻고 답하기'에 글을 올리시면 됩니다. 그 외에는 '열린 글터'에 글을 올리시면 됩니다.

    이때 우선 전체검색(사이트 왼쪽 아래)에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단어를 입력해서 찾아본 뒤에 만족할 만한 답이 없으면 질문을 올리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데'와 '대'의 차이를 알고 싶으시면 '데', '대' 혹은 '데/대'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글쓴이 우리 글 날짜 01-09-27 오후 5:09:51


    버니어켈리퍼스-노기스



    많은 사람들이 노기스라고 부르는 버니어 켈리퍼스 (정밀 측정
    자) 가 있는데요,

    나는 노기스가 이때까지 일본말인줄 알았는데 여기 자료실에 보
    니깐

    독일어(Nonius) 로 되어 있더군요. 내가 독일어를 몰라서 그러는
    데 Nonius가

    독일어로 어떻게 읽는지, 노기스가 일본어투 인지 알려주세요.









    글쓴이 류수현 날짜 01-09-28 오전 11:38:24


    Nonius[노니우스]



    독일어 Nonius의 발음은 [노니우즈]입니다.
    하지만 외래어로는 [노니우스] 정도로 읽을 수 있겠습니다.
    독일어 Nonius의 일본식 발음이 [노기스]인 것 같습니다.

    • 김훤주 2008.07.22 1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머리로는, 노기스가 독일말이라는 데 선뜻 동의가 되지 않습니당. 독일말에 뿌리를 둔 일본말이라 해야 맞지 않을는지....

      그러면, 우리말 남포는 어떻게 됩니까요? 뿌리는 제가 알기로는 영어의 lamp인데 그것이 변하고 변해서 남포가 됐는데요. 이를 영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7. 시미 2008.07.24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글 이군요~
    잘 읽고 갑니다.

    1백년 후 후손들은 지금의 역사를 어떻게 평가할까요?

  8. 일본식 제수츄어 2008.07.24 15: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사람들은 앞에서 웃으며 혀내민다는 표현이 있다.그리고 다데마에(겉으로 들어난 모습)라는, 비지네스의 자기속내를 들키지 않는모습이 일상화 되어있지만,그런모습이 한국인과 외국인에게 가장 싫어하는 모습이고,무서운 일면이기도 하다.이명박의 겉치레의 저런 행동은 일본식 의식구조다.정말 이상한 정책으로 일관하는 대통령이 미워 일본인이다 어쩐다 했지만,이런 모습보니,대통령의 부모가 갑자기 궁금 해 진다.그리고 저사람 혹 진짜 일본사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정체를 알고싶다.대통령 이전의 한 인간으로서, 저 인간을 연구하고 싶게한다.누구 대통령의 과거와 그의부모,왜 일본태생인지 속시원히 아는사람없는지?

  9. 마중물 2008.08.01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많은것을 보고 느끼고 갑니다...

    새삼 아직 한참 세상을 알고 배워가야 할 34의 어린 청년이 보는 세상이.. 올곧게 보이지 않는건 시대의 흐름을 바로 보고 있지 않음이기도 하겠지만 현 정부의 가는길이 올바르지 않은걸 느끼고 있다는 증거인것으로도 생각이 듭니다.

    정말.. 가끔은 못마시는 술 한번쯤 진탕 취해서 폭발하고 싶은 충동을 요즘 느끼곤합니다.

    참.. 답답한 세상입니다.

  10. 답답하다. 2008.08.01 1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숙인목을 뎅겅~~! 했으면 한다..

  11. 파사현정권 2008.10.27 0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最虛僞, 最詐欺꾼 畵像이 대한민국의 적법대통령인 양?
    대한민국의 법이 죽어있어서~??
    대한민국에 國主, 法主, 국민, 민주, 주인, 인간이라고는 없어서~? ??
    어서 의법, 대통령 당선무효의 선거범, 사기꾼, 도둑놈, 내란범 이명박을 사형으로 처단하라!

    자기 출생지도 떳떳하게 자랑하지 못하는 사기꾼 신土不이
    MB, 日名(일명) 츠키야마 아키히로(月山明博월산명박)의 정체![펌]
    MB, 異名(이명) 이는 일본제국시대때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스기야마 아키히로(月山明博)

    MB, 美名(미명) MB氏가 KBS 조지? W. 이명 MBC와 YTN을 부시? 搏살? 撲살? lap dog? MB, 李名(이명) 博은 詐欺賭博으로 대통령직을 사취, 절취, 강취, 대한민국을 참절한 盜박!
    MB, ㅣ盜박은 국헌문란으로 대한민국 僭竊 : ㅣ토ㅗ 히로부미(이emd박文)는 을사조약으로 대한제국 僭竊 = ㅣ盜박의 대한민국 僭竊이 합법이면 을사조약으로 대한제국 僭竊도 합법!

    이명박을 사형으로 처단하라!~!! 핵심.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