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속도로를 타고 하동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 섬진강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하는 섬진강 몸매 감상은 언제나 즐겁다. 섬진강 몸매 가운데서도 횡천강이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부분은 정말 빼어나다


물어보니 신월습지라 한다. 신월마을에 있는 습지여서 그런 모양이다. 그동안 지나칠 때마다 바로 내려서 안으로 들어가 한 번 걸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었다. 하지만 시간은 짧고 할 일은 많은 출장길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제대로 시간을 내었다. 오로지 신월습지를 위하여. 경남도민일보와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함께하는 습지문화탐방을 준비하면서였다. 과연 풍경이 훌륭하였다


바닥 진흙은 제대로 차진 상태였다. 알갱이는 정말 고왔다. 강물은 알갱이들을 버무려 하나로 만들었다. 고기를 잡을 때 쓰려는지 조그만 배까지 한두 척 어울려 주었다


갈대도 휘영청 자라나 있었다. 갈대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존재들은 서로 어깨를 기대고 무리지어 있을 때 더 멋지다


졸졸졸 물줄기가 흐르며 바닥에다 곡선을 새겼다. 햇살이 비추어 강물과 진흙과 갈대를 모두 빛나게 만들었다. 바닷가 갯벌보다 더욱 갯벌 같았다. 섬진강이니까 가능한 풍경이리라


걷다보니 섬진강을 향하여 구비치며 내려오는 횡천강 물줄기가 눈에 띄었다. 섬진강은 이 물줄기를 받아들이기 위하여 언저리를 키웠다. 갈대는 좀더 수북해져 있었고 물줄기는 좀더 조용해져 있었다


저기 있는 것이 개흙과 갈대만이 전부이지는 않을 것이다. 갈대 덤불 속에는 날개가 피곤한 새들이 쉬고 있을 것이다. 벌레들 또한 작지만 작은대로 나름 자리를 차지하고 노닐겠지. 그밖에 다른 것들도 적지 않을 텐데 다만 내가 아는 것이 별로 없을 따름이다


덤불 어디쯤에는 둠벙도 조그맣게 하나 있겠지. 농사철 되면 사람들은 거기에다 모터를 달아놓고 물을 퍼올리겠지아. 일철 아닌 지금이야 하릴없는 몇몇이 낚싯대 들고 어슬렁거릴 것이고


어쨌거나 옆 도로 자동차 소리는 적지 않게 시끄러웠다. 하지만 곧바로 신경을 껐다. 나도 조금 전까지 그렇게 소리를 낸 장본인이었으니.


(돌아와서 여러 모로 검토한 끝에 기획기사로 다루지는 않기로 했다. 역사나 문화 면에서 얘기거리가 별로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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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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