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와 (사)제주출판인연대가 주최한 2017 제주 한국지역도서전에 다녀왔다.


내가 일하는 경남도민일보 도서출판 피플파워도 회원사여서 우리 책도 함께 전시, 판매되었고, 영광스럽게 우리가 펴낸 책 <남강오백리 물길여행>(권영란 저)이 제1회 한국지역출판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상금은 저자 100만 원, 출판사 200만 원이다.


아래에 붙인 글은 시상식에서 내가 말한 수상소감인데, 여기에도 언급했듯이 이번 도서전 개최지인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와 내년 개최예정지인 수원시 염태영 시장은 지금까지 내가 보고 겪어온 경남의 시장, 군수, 도지사와는 사뭇 다른 품격이 있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이 각각 도정과 시정에서 내걸고 있는 슬로건에는 공통적인 단어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사람'이었다.



제주도는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가 도정 목표였고, 수원은 '사람 중심 더 큰 수원'이었다. 게다가 수원은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이라는 슬로건도 함께 쓰고 있었다.


지역도서전 차기 개최지답게 수원시 관계자들도 대거 이번 제주 한국지역도서전에 참석했는데, 수원시가 설치한 천막에는 '인문학 도시 수원'이라는 표현도 들어 있었다.




원희룡 도지사와 염태영 시장은 한국지역출판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각각 환영사와 축사를 했는데, 그 내용도 그야말로 '문화와 콘텐츠의 가치, 그리고 그 속에서 지역출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염 시장의 이야기 중 "사람(시민)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 도시가 할 일"이라는 대목이 가슴에 와 닿았다. 곧 출간된 김태훈 지역스토리텔링 소장의 <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이라는 책에서 강조하는 지점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다. 

(첨부한 영상을 보시면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수상소감에서 그들과 비교되는 경남지역 시장 군수 도지사에 대한 아쉬움을 담아 이렇게 말했다.


[붙임]한국지역출판대상 <남강오백리 물길여행> 수상소감 


지역출판사가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 인물 등 지역콘텐츠 자산을 가지고 책을 많이 내야 하는 게 당연하죠. 이런 콘텐츠가 지역민을 결속시키고 자긍심을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다 아는 이야기죠. 


그런데 사실 지역콘텐츠는 돈이 잘 안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잘 안팔리니까요. <남강오백리 물길여행>도 700권을 발행해 아직 100권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방정부, 시장 군수 도지사 등 단체장이 역사나 문화, 콘텐츠에 관심이나 조예가 있어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경남이 심합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나 염태영 수원시장님은 좀 다른 것 같은데, 경남에서는 정치인이나 행정가에게 문화마인드가 없다고 비판하면, "그래? 그러면 각 시군마다 하나씩 문회예술회관 지어줄게" 그럽니다. 그렇습니다. 문화도 빌딩 짓는 걸로 이해합니다. 콘크리트 행정입니다.


그래서 다 지었는데, 그래도 문화마인드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니 이번에는 "극장이 없는 군지역에 작은 영화관을 지어줄게" 합니다.

 

그나마 안상수 창원시장이 sm엔터테인먼트를 끌고와 한류문화타운이라는 빌딩을 하나 짓습니다.


하도 답답한 마음에 한 번은 제가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당시 마산시장을 일컬어 "역사와 문화에 대해 무식하다"고 썼더니, 저를 명예훼손이라면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1년 간 법정투쟁 끝에 이기긴 했습니다.



이런 척박한 경남에서 나름 지역콘텐츠로 책을 만드는 것은 신영복 선생의 말대로 "변화와 창조는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중심부는 기존의 가치를 지키는 보루일뿐 창조공간은 못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남강을 끼고 있는 경남의 시와 군이 7개나 됩니다. 그런데 그 7개 지역 시장 군수는 이 책의 가치를 모릅니다. 


그런데 오히려 경남 외부에서 이 책의 가치를 알아채고 '제1회 한국지역출판대상'으로 선정해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심사평에서 "지역 작가와 지역 출판사가 제대로 만난 사례"라고 표현해주셨는데, 맞는 말입니다. 권영란 작가가 없었다면 이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권 작가가 아니라면 누가 200km에 가까운 구불구불 남강 길을 남덕유산 중턱 발원지에서부터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거기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기록할 수 있었겠습니까?


권 작가 같이 미련하고 질긴 사람만이 할 수 있겠지요. 


다시 한 번 권 작가에게 감사드리고, 권 작가와 취재 과정에 동행해주신 팔순 아버지께도 감사 말씀 전합니다.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누가 찍어준 건지는 모르겠다.


참, 모두에 말씀 드렸듯이 애초부터 상업성은 그다지 없는 책이라, 독자들에게 미리 이 콘텐츠의 출판 가치를 평가해주시라고 공지를 인터넷에 올리고 펀딩을 받았는데, 100여명의 독자가 260만 원의 출판비용을 보태주셨습니다. 이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의 가치를 알아주신 한지연(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와 심사위원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백하는데, 이 책을 기획한 것은 황풍년 대표님이 있는 전라도닷컴의 영산강 350리에서 영감을 받았고 그것이 중요한 동기가 되었음을 처음으로 밝힙니다. 역시 모든 지적 결과물은 내 것이 아니라 앞선 인류에 빚진 것이라는 걸 여기서도 알 수 있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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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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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웃기네 2017.06.06 2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로는 뭔들 못할까?
    수원 살지만 만족도 꽝이올시다.

    광교만 신경쓰고 다른곳은 수원인지 화성인지 헤깔릴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