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동구밖교실

(2) 통영·합천

 

역사 탐방=통영 통제영~삼덕항

통제영 곳곳 돌며 호기심 반짝

당포성 올라 풍경에 감탄하기도

기억 남는 한 가지 저마다 달라

 

대산·굳뉴스·여수룬·회원한솔·옹달샘·마산상남 6개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역사탐방이 2017년 325일 통영을 찾았다. 언제부턴가 '통영' 하면 미륵산케이블카가 떠오른다. 아니나 다를까 통영 간다니 여기저기 케이블카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친구들, 꿈 깨시라. 우리는 시시하게 케이블카 타러 안 간다. 통제영과 당포성으로 간다." 그러자 "통제영이 뭐예요? 당포성이 어디예요?" 물어온다.


통영이 창원에서 1시간밖에 안 되지만 통제영·당포성을 모르는 것은 물론 처음 가보는 친구가 적지 않았다. 역사탐방 아니면 평생 가보지 못할 곳이라며 호기심을 잔뜩 부풀렸다


막상 통제영에 들어서자 "~ 와 봤는데? 맞아. 왔던 데다!"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반가움과 신기함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도 재미있다.


통영 삼덕항 돌벅수에 손을 얹고 소원을 하나씩 빌고 있다.


통제영에서 미션을 풀도록 1시간을 주었다. 구석구석 정신없이 뛰고 달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역사탐방이라 재미없어 하지는 않을까 은근히 걱정했는데 너무 잘 적응해 의외'라고 선생님들도 덩달아 즐거워한다.


통제영 세병관 마루에 앉아서.

미션문제 풀이는 세병관 마루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진행했다. 통제영은 지금 해군사령부와 같은데 비행기가 없던 옛날에는 배가 중요한 이동 수단이었고 당연히 해군이 힘이 세었으며 그래서 여기에 돈을 만드는 주전소가 따로 있었을 정도라 하니 "그러면 지방은행에서 돈을 만드는 거네요" 하는 친구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다니 똑똑하다.


다 맞힌 팀은 없고 한 문제 틀린 팀이 셋이다. 쥐꼬리장학금을 받을 팀은 마지막 문제로 결정된다. 통제영 군기를 그리는 문제인데 심사는 두산중 자원봉사 선생님과 센터 선생님이 맡았다. 선생님들은 자세히 살펴보며 새의 발을 정확하게 그린 그림을 골랐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점심을 먹고 당포성에 올랐다. 아래 삼덕항을 오가는 배를 바라보며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취했다. "와 경치 좋다!!" 역사탐방 보람은 역사를 배우는 것 못지않게 누리고 즐기고 느끼는 데 있다. 아이들은 툭 튀어나온 치성(雉城) 계단에 앉아 왜성과 우리성의 차이점, 성의 이름과 기능을 공부했다.


삼덕항 바다를 뒤로 하고 당포성을 오르는 모습.

마지막으로 당포성을 삼덕항과 이어주는 샛길을 걸어 내려와 돌벅수로 옮겨갔다. 벅수에 소원을 빌면 하나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을 아이들은 철석같이 믿는다. 벅수에 손을 얹고 눈을 감은 표정이 진지하기 그지없다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기억에 남는 한 가지를 발표해 보았다. 너도나도 여기저기 손을 든다. 벅수를 꼽기도 하고, 통제영 미션을 꼽기도 하고, 나무로 만든 성을 책()이라 한다는 것이나 공격하는 장소 이름이 치라는 것을 꼽기도 한다. 그래! 한 가지만 내 것으로 만들어도 오늘 역사탐방은 성공이다.


생태 체험=합천 정양늪~영암사지

정양늪 전망대서 철새 관찰

영암사지 들판서 쑥 캐기 체험

봄비 아랑곳없이 뛰어다녀


생태체험은 합천 정양늪과 영암사지를 찾았다. 동부·이동·햇살경화·웅동·자은 지역아동센터와 함께다. 습지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 식물들에게는 영양분이 풍부하고 동물들에게는 먹을거리가 많다.


호랑이라 하면 대부분 높고 깊은 산 속 계곡에 살았으리라 여기지만 실은 습지에 살았다. "호랑이를 책으로 배운 세대는 호랑이는 깊은 산중에 산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사실 습지나 갈대숲이 먹이 조건이 좋다."(한겨레신문 201619일 치 16'호랑이는 사냥꾼보다 농사꾼이 더 무서웠다')


합천 영암사지 바로 옆 언덕배기에서 쑥을 캐는 아이들.

생태체험이 3월에 정양늪을 찾은 까닭이다. 습지는 시야가 트이고 풀과 나무가 몽글몽글 무성하게 자라기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심미적 기능까지 겸한다. 아이들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정양늪 데크로드와 산책로는 오갈 수 없는 실정이었다. 막 연둣빛 꽃을 피우는 버들강아지와 물버들을 바라보고 아직 떠나지 않고 남은 철새들을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정양늪을 살펴보는 아이들.

미션 풀이를 하는 모습.

점심 먹으러 가기 전에 미션 풀이를 했다. 벼의 조상인 줄, 밤처럼 맛있는 열매를 맺는 마름, 꽃이 핫도그 같은 부들 등 습지식물을 알아보았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금개구리와 영리한 물고기 사냥꾼 수달 등 정양늪에 살고 있는 동물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다.


오후에는 영암사지로 갔다. 생태체험에서는 생태 관련 지식보다 몸으로 누리며 자연을 닮은 감수성과 상상력을 키우는 것이 소중하다. 영암사지를 찾은 까닭은 그 문화재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른 들판에서 쑥을 캐기 위해서였다


영암샂지에서 쑥을 캐는 아이들.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있다.

학교 운동장처럼 넓고 평평한 데다 잔디까지 깔려 있다. 새롭게 다가오는 봄을 맞아 곳곳에서 고개를 내민 쑥을 캐기 좋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만큼 안전하기도 하다야외활동의 성패는 절반 넘게 날씨에 달려 있는데 내리는 비가 그치지 않았다


그래도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아랑곳없이 열심히 쑥을 캔다. 3명씩 팀을 이루어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는 여기저기 언덕배기에 달라붙었다. 처음엔 잎사귀만 뜯어내던 손길이었지만 이젠 줄기가 뿌리와 만나는 데를 제대로 찾아 통째 캐낸다.


영암사지 문화재를 살펴보는 아이들.

입술이 새파래지게 만드는 날씨가 아무래도 원망스럽다. 더 추워지기 전에 버스에 올라 누가 더 많이 캤는지 품평하고 우승팀에 쥐꼬리장학금을 건넸다. 그러고도 기운이 남았는지 몇몇은 열성스럽게도 쌍사자석등·귀부라든지 금당 축대에 새겨진 사자 조각 등 영암사지 문화재까지 둘러보았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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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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