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혼상제 풍습은 지역마다 다르고, 심지어 같은 지역 안에서도 동네마다, 또는 집집마다 다릅니다. 관혼상제에서 상에 올리는 음식이나 접대하는 음식 또한 각각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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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장례식장에서 빠지지 않는 돼지수육.


제 고향 남해는 섬이라는 지역특성 때문인지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생선을 특히 많이 올립니다. 수어인 돔을 비롯해 최소 다섯 가지 이상의 구운 생선을 올리죠. 그 중에서도 특히 다른 지역에선 맛볼 수 없는 서대와 낭태라는 생선이 특별하게 맛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대를 더 좋아합니다. 반쯤 말려서 약한 잿불에 오랬동안 구운 서대 맛은 다른 곳에서 전혀 맛볼 수 없는 남해만의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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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태(왼쪽)와 서대(오른쪽 납작한 것)입니다. 몇 개를 먹어버리고 난 뒤 남은 것만 찍었습니다.


장례식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대와 낭태는 무조건 나옵니다. 물론 다른 지역의 장례식장처럼 돼지수육도 나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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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를 좀 더 가까이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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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전도 역시 서대로 부쳤습니다.


그런데, 어제 문상을 갔던 친구 부친의 장례식장에는 조문객을 위해 좀 더 특별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바로 생선회입니다. 싱싱한 붕장어(아나고)회였습니다. 아니,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걸 보니 갯장어(하모) 같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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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장례식장의 상차림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하얀 생선회가 보입니다.


생선회 중에서도 붕장어나 갯장어는 무조건 초장에 찍어먹어야 합니다. 거기에 양파 다진 걸 함께 버무려 먹으면 맛이 더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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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나고라고 불리는 붕장어회입니다. 갯장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회를 먹고 나니 이번엔 팥죽도 나왔습니다. 보통 쇠고기국밥이나 시래기국이 장례식장의 단골메뉴지만, 남해에선 그것도 주고, 밤 10시쯤 넘으면 야식으로 이런 팥죽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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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문상이 첫째 목적이긴 하지만, 다양하고 푸짐한 장례음식만 봐도 제 고향 남해의 인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고향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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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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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4 1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peter153 2008.08.04 2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목적은 조문인데 잿밥이....ㅎㅎㅎ

  3. 아르도르 2008.08.04 2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상하게 장례식가면 밥이 안땡긴다는....

  4. 맛객 2008.08.04 2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만다행스럽게도 붉은살 생선회가 아니군요. 장례식장과 흰살생선이 왠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암튼 식문화에 대한 탐구는 끝이 없는 듯하군요. 잘봤습니다.

    • 김주완 2008.08.04 2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네요. '탐구'로 봐주셔서...
      그런데 붉은살 생선과 흰살 생선의 차이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네요. 막연한 짐작은 있지만...

  5. 실비단안개 2008.08.05 0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야 기사를 읽습니다.
    들에 댕겨와 피곤하여 일찍 잤더니 -

    뭍과 달리 남해엔 서대와 낭태를 올리더군요. (혼인하여)처음엔 좀 놀랐습니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 중 '회양전'이 있습니다.
    묵은지, 돼지고기, 쪽파, (맛살) 등을 꼬지에 색색으로 꽂아 밀가루와 계란 입혀 굽는거요 -
    저희는 서대와 함께 꼭 올립니다.
    가끔 해먹어도 아이들이 좋아하구요 -

    장례식 때 - 사돈댁에서 콩죽을 끓여 오신다데요.
    2년전에 어머니 먼길 떠나실 때 아버님께서 그러시더군요.
    남해엔 메주콩이 많이 나잖우~
    이유를 성명해 주셨는 데 당시엔 경황이 없어 까 묵었어요 - ;
    그리고 당시 설날이 지난 후였는데 - 저희도 생선회, 굴 - 등을 준비하였었습니다.

    지역마다 장례문화, 음식문화가 다른데요, 처음엔 사실(차례 때) 좀 이상하더군요.
    그러나 이제 "우리 남해에서는 이렇게 하는데 - "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남해 - ㅎㅎ

  6. 잘봤습니다 2008.08.05 1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장례식장에서 음식 사진 찍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왠지 좀 그렇네요.
    기분 나쁘실지 모르겠지만 가까운 사람을 보내는데 조문객이 와서 음식 사진
    찍고 있으면 좀 화 날것 같아요.. 물론 그럴 겨를도 없겠지만요.. :(

    • 김주완 2008.08.05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겠죠? 하지만 그날 장례식은 그토록 침통한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7. 2008.08.05 14: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남해최고~ 2008.08.05 2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남해 입니다...ㅎㅎㅎㅎ....외국 나와 있으면서 이런 글 접하니 반갑네요~메기 찜,국 도 먹고 싶고요~마늘 쫑대 고추장 단지에 뭍어 났다 먹는 마늘 쫑대도 먹고 싶고...

  9. 진우 2008.08.09 1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선 이름이며 음식 명칭인데 참 정겹고 반갑십니다.
    괜히 또 고향이 생각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