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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미리 밝힌다. 지금 나는 적당히 술에 취했다. 그래서 약간 오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은 쓰고 자야겠다.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는 둘 다 제호에서 보듯 미디어비평 전문지다. 또한 인터넷매체다. <미디어오늘>은 주간 종이신문도 내고는 있지만, '일간' 인터넷매체도 겸하고 있다.

그런데 둘 다 어제와 오늘, 미디어비평 전문지로서 역할을 포기했다. 인터넷매체로서 역할 또한 포기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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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그나마 팩트라도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에서 올림픽 핸드볼경기 응원을 하던 중 거꾸로 뒤집힌 태극기를 들고 흔드는 모습이 <연합뉴스>에 포착됐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이 '국가 망신'이라고 비난을 제기했고, 여러 블로거를 통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그 때가 9일(토) 저녁이었다.

여기까진 그냥 해프닝으로 웃고 넘길 수 있다. 예전에 노무현 정부 때도 이런 일은 있었다. 미국 대통령 부시도 성조기를 거꾸로 들었다가 옆에 있던 아내와 딸의 지적에 따라 고쳐 들었다고 한다. <미디어스>나 <미디어오늘>이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은 것까지는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문제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지적과 비난이 제기되자 몇 시간 만에 그 사진들이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청와대의 요청이나 압력에 따라 <연합뉴스> 또는 포털이 사실은폐에 나섰든지, 아니면 <연합뉴스>나 포털이 알아서 기었든지 둘 중 하나다.

이쯤 되면 미디어비평 전문지라면 즉각 비중있게 취재에 나서야 한다. 이건 고민의 대상도 아니고 그냥 기본에 속하는 거다. 그런데 두 매체 모두 오늘까지 단 한 줄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블로거들은 그 사이에 수많은 관련 포스트를 발행했고,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뒤늦게 이런 누리꾼의 반응을 담아 기사화했다.

그러나 명색이 '신문'이라는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사진이 삭제된 경위를 속시원하게 밝히진 못했다. 그 진실을 밝히려면 포털과 <연합뉴스>, 청와대 세 곳만 확인하면 된다. 블로거들에게 그걸 기대할 순 없다. 명색이 청와대 출입기자를 두고 있고, 미디어 담당기자를 두고 있는 신문사라면 비록 일요일이라도 그 진실을 밝혀 기사를 내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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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 이게 뭔가.


좋다. 그것까지도 이해하자. 내일(월)쯤 되면 거기에 대한 이어지는 기사가 나올 거라고 보자.

그런데, 미디어비평 전문지라는 두 매체는 대체 뭔가. 왜 지금까지 한 줄도 없나. 어제가 토요일이어서? 오늘도 일요일이라서?

에라이, 그러면 그냥 휴일엔 사이트 닫아라. 왜 열어놓고 독자들을 자꾸 헛걸음하게 하나. <미디어오늘>은 더 가관이다. 지금 이 신문의 인터넷 톱기사는 '박태환 금메달, 주요언론 '긴급 속보''다. '긴급 속보' 좋아하네. 그 아래엔 '박태환 400m 금, 세계 제패' 기사도 있고, '다시 보는 '우생순'...여자 핸드볼 '감동'' 기사도 있다. 언제 스포츠신문으로 종목을 바꿨냐?

헉! '우생순' 기사를 열어보니, 있긴 있다. 기사 말미에 "한편..."으로 처리한 <한겨레> 인용보도다. 이거 보니 더 열받는다. 장난 치나.

물론 기자도 노동자고, 휴일엔 쉬어야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기자는 '돈내기(도급제) 노동자'다. 휴일은 편의상 정해놓는 거다. 평일 근무시간도 편의상 정해놓고 적당히 알아서 자기 맡은 역할만 하면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쓰든 누가 상관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무리 휴일이라도 자기 나와바리(왜놈말 써서 미안하지만)는 챙겨야 하는 게 기자다. 그 정도 프로의식도 없이 어떻게 조중동을 이기나. 정말 실망이다.

내일(11일, 월)은 출근이다. 출근시간 맞춰 정상업무를 시작한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기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회심의 역작을 내놓는지 한 번 지켜보겠다.

내가 술 기운에 오버하는 건가? 내일 아침 내가 쓴 이글도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아침에 다시 읽어보니 제가 주제넘은 글을 썼네요. 지역신문으로서 경남도민일보도 제대로 못챙기면서, 지역신문 기자로서 지 할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다른 매체를 나무라다니요.

따지고 보면 별 일도 아닌 걸 지나치게 오버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뭐 그렇게 시급을 다투는 뉴스도 아닌데... 저보다 훨씬 열심히 하고 있는 두 매체 기자들에게 괜히 딴죽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후배에게 주필(酒筆) 날리지 마라고 충고까지 했던 제가 이렇게 주필을 갈길 줄은 몰랐네요.

하지만 이 글을 삭제하고, 마치 이런 글 쓴 적이 없는 것처럼 시치미 뚝 떼진 않겠습니다. 제가 연합뉴스처럼 해서야 되겠습니까?
이대로 남겨놓은 채 "그러는 니는 얼마나 제대로 하는 지 보자"는 따가운 시선 감수하겠습니다.
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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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한 블로거가 미디어스에게 [추. 후기]

    Tracked from 민노씨.네 2008/10/18 01:39  삭제

    1. 저널리즘 저널리즘은 유기적인 조직의 메카니즘을 통해 사회성원에게 중요한 사실을 전달하고, 진실을 추구한다. 저널리즘은 그렇게 담론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의 중핵을 담당하게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이런 대한 상식적인 기대는 마치 그 자체로 농담처럼 느껴진다. 가혹하게도 대한민국 저널리즘은 두 가지 죄에 빠져있다. 그것은 거칠게 말하자면 선정주의와 과도한 당파성이다. 그리고 양자는 서로 딴 몸이 아니라 한몸이다. 선정주의가 언론'기업'으로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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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0 2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2. BlogIcon 실비단안개 2008/08/10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주완 기자님은 뭐 하고 계셨다가 이제야 지적을 하시나요?
    기자의 (마지막) 양심인가요?

    제 댓글이 오버인가요?

    대통령이나 청와대나 정치인이나 언론밥을 먹는 이들이나 - 온통 쑈판이라니까 -

    • BlogIcon 김주완 2008/08/11 0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님의 오버는 아닙니다. 당연히 그렇게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물어주셔서 저는 고맙습니다.

      매체마다 특성이 있고, 기자마다 담당분야나 출입처가 있습니다. 저는 오늘 경남도민일보 기자로서 하루종일 출근하여 제 본연의 일을 열심히 한 후, 퇴근했습니다.

      블로거로서 쓸 수도 있지 않느냐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블로그는 제 직업이 아닙니다. 본업을 먼저 하고 난 뒤, 시간이 남으면 가외로 하는 취미정도죠.

      그러나 미디어스나 미디어오늘은 다릅니다. 두 매체가 미디어비평 전문지를 표방하지 않았거나, 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매체가 아니라면, 또한 프로매체가 아닌 동호회나 카페, 블로그 또는 NGO라면 제 글은 상대를 잘못 택한 거겠죠.

      물론 경남도민일보도 지역신문으로서, 종이일간지로서 역할을 소홀히 하면 당연히 독자의 호된 비판을 받아야 하겠죠. 실제로 받고 있기도 하고요.

      감사합니다.

  3. BlogIcon zzzzz 2008/08/11 0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대로 오버하신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오늘의 톱이 '박태환 금메달'이라니 할 말이 없네요.

    그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치밀하게 삭제된 현장을 어제 오전에 지켜본 바, 정말 짐싸서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이 또 불쑥불쑥 들게 합니다.

  4. 2008/08/11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5. BlogIcon monopiece 2008/08/11 1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적절한 지적입니다. 저널리즘을 갖고 있는 분들이 진실을 말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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