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사람들의 환영행사에서 인사말을 무려 한 시간 넘게 했다고 한다. 현장에 다녀온 기자들에 의하면 그날따라 날은 춥고 간간이 비까지 오는 가운데 연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여간 고역이 아니었단다.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던 2003년 1월 말 부산에서 열렸던 토론회를 취재했던 적이 있다. 그 때도 당선자의 연설이 아주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고 보니 5년 전 대통령 당선 직후나, 5년 후 대통령 퇴임 직후 등 시작과 끝을 모두 긴 연설로 장식한 셈이다.

이렇듯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동안에도 '말이 많다' 또는 '연설이 너무 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긴 정치는 '말'로 하는 일이고, 정치인은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일지도 모른다. (나도 2003~2004년 노동조합 위원장을 하면서 참 '말'을 많이 했고, 노조 행사 때마다 위원장의 인사말이 너무 길다는 지적도 받았다.)

어쨌든 정치인 노무현과 대통령 노무현은 그동안 참 많은 말을 했다. 퇴임과 함께 개설된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http://www.knowhow.or.kr/)'에 올라 있는 '글'들도, 사실은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각종 특강이나 연설, 인터뷰에서 한 '말'을 글로 옮겨놓은 것이다.

나는 얼마 전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할 일(http://100in.tistory.com/25)'이라는 글에서 이제는 '진솔한 글쓰기'를 해보실 것을 권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홈페이지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오늘 문을 여는 이곳이 만남과 소통, 공감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둘러본 결과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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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공식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처

우선 디자인과 구조가 마치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후보의 선거용 홈페이지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첫 페이지에 커다랗게 뜨는 얼굴 사진과 '걸어온 길', '일정과 소식', '말과 글', '회원게시판', '자료실' 등의 메뉴도 그렇거니와 올라 있는 글이나 자료도 참여정부의 업적을 자화자찬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물론 '말과 글'에 올라있는 그의 특별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들은 차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 또는 왜곡된 그의 말들만 접해온 사람들로선 이런 글을 통해 노무현의 가치와 이념은 물론 그동안 논란이 많았는 각종 정책의 추진배경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시간을 갖고 간간이 글을 골라 읽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말과 글'에 지금까지 올라 있는 글들로 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인터넷 앞에 앉아 글을 올리는 용도는 아닌 듯 하다. '자료실'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대통령 재직시절 홍보라인에서 만든 각종 홍보용 책자가 대부분이다.

유일하게 노 전 대통령이 누리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메뉴는 '회원게시판'인듯 하다. 그러나 말 그대로 이 게시판은 '회원'만이 글을 쓸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은 사람은 글을 쓸 수 없음은 물론 댓글도 남길 수 없다.

회원 만으로 글쓰기를 제한하면 결국 '노무현 지지자들만의 놀이터'가 되기 십상이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만 둘러싸여 운영하는 홈페이지라면 소통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이미 1만 개가 넘은 회원게시판의 글들은 지지자들의 찬사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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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홈페이지 팝업창.

따라서 나는 이 홈페이지에 블로그 기능을 붙여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시민 노무현의 글이 홈페이지를 찾는 지지자들 뿐 아니라, 메타블로그나 포털 등을 통해 '비지지자'들에게도 노출되어야 하고, 그들의 반응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글에 걸리는 트랙백을 통해 같은 주제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글도 읽어보고 의견도 남겨주면 좋겠다. 그래야 시민 노무현이 '지지자'라는 우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말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말을 참 잘하기도 한다. 그래서 '노사모' 또는 '노빠'라는 적극적인 지지자그룹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동시에 극단적인 반대세력도 존재한다.

'말'이라는 건 정치에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한 번 뱉어내면 주워담을 수 없고, 분위기와 말투, 표정, 맥락을 무시한 왜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험한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성찰을 바탕으로 할 뿐 아니라, 써놓고 퇴고하는 과정에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보다 훨씬 덜 위험하고 진지한 수단이다.

홍보비서라인에서 쓴 '참여정부 국정운영백서'보다 이제 시민 노무현의 진솔하고도 자기성찰이 담긴 글을 보고 싶다.

그는 귀향하는 KTX 안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홈페이지는 옛날 자료만 잔뜩 있고 서로 얘기를 나눌만한 광장이 충분치 않은데 다듬어서 홈페이지를 통해 사람들 얘기를 듣고, 하고 싶은 얘기를 서로 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블로거 노무현의 글을 올블로그와 다음 블로거뉴스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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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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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멸의 사학도 2008.03.01 2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형식으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해도, 전직 대통령이란 신분으로 회원가입 없이 글이나 댓글을 쓸 수 있는 방식은 채택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회원제가 지지자 일색으로 변질될 위험성 이상으로 반대자들의 공격을 받을 위험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블로그가 되었든, 기존의 게시판 형태가 되었든, 그 내용이 크롤링되어 검색엔진에 노출된다는 방식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저는 더 나아가 대통령이 직접 쓴 글이 올블로그같은 메타사이트에 투고되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해봅니다.

    댓글은 당사자 신분의 특성상 실명으로 하더라도, 그 글을 봄에 있어 홈페이지 회원 내부에 국한되는 일은 없어야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고인물이 썩듯 제 구실을 하지 못할테니까요...

  2. 동급최강 2008.03.02 1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특별한 이슈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미주알 고주알 댓글이 달리는게 더 이상하죠.
    퇴임한 전직 대통령 홈피에 뛰어들어 공격해야할것이 있기나 한건가 궁금하네요.
    제가 보기엔 회원제로 간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데, 그건 공격받기가 두려워서라기 보다는 자칫 쓸데없는 쓰레기글로 난장판이 되는걸 방지하는 최소한도의 안전판이라고 보거든요.

    실명제 옹호론자로서 이런말 하기도 입아프지만,
    전.직.대.통.령 홈피에 실명으로 남기는것 조차 무서븐 사람에겐 한글 가르친게 아깝다고 말하고 싶네요.
    지금이사 이슈가 없으니 팬클럽 성향으로 보이지만
    일단 뭔가 수면위로 떠오르는것이 있으면 잠시의 수고로움을 거쳐 논쟁에 뛰어들 논객들이 생겨나겠죠.
    그때는 대충이라도 쓰레기를 걸러주거나, 제이름 달린 글의 완성도를 위해 한번더 생각하는 수고로움이 나쁘진 않을것 같은데요.

    하지만 읽기제한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건 동감입니다.

  3. 프리앙 2008.03.03 1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다시 재생산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됩니까? 그 분이 그렇듯 편안하다고 하시는 것과 같이 지금 노 대통령에 대한 마음들도 편안히 나서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흔쾌히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마음을 내어놓아보는 것입니다.

    이제는 원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가치를 가지고 원하는 방향으로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요.
    그건 다음의 일이긴 하나,

    지금 당장은 '노무현'이라는 인물의 비중과 한 사람에 대한 지지와 축원이 어우러져 마음껏 좋아하는 것이지요.

    저도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얼굴이라도 한번 뵙고 싶은 마음입니다. 왜 그런 마음들이 노니는 場에다
    시비를 거시는 건지요. 카페에 가입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까?

    잣대를 쓸데없는데다가 달지 마세요.

    이제 충분히 그대들 기자라는 양반들이 해대는 일에 맞추지 않아도 되지 않습니까? 이런데 댓글도 우습긴하지만,,,

    진전을 이루었고, 더 나아가는 새로운 진전을 이룰 것입니다. 그 때 가서는 한마디씩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분간 편안하게 쉬실 수 있도록 해주세요!

    기자라는 직업이 그런 정도의 상황파악도, 용인도 못합니까?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좋아하도록 제발 내버려두세요. 정제되지 않아도 어떻습니까?

    • 김주완 2008.03.03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더 좋은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길 바라는 마음과 기대를 담은 글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님의 말씀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4. 하하하 2008.03.03 1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홈페이지 생긴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비판인가요?
    노무현 전 대통령 스스로도 좀 더 의사소통이 활발한 장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자신의 홈페이지니까 재임기간에 한 일을 충분히 홍보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겁니다.
    그간 모 언론들이 너무나도 국민들의 눈을 가렸지 않습니까?
    그 정도의 자신에 대한 방어도 해야지요.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홈피 공간이 계속 열려있어야 정치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을까요?
    사실 능력이 있고 정직하고 국민들의 권리를 그만큼 존중했기 때문에 국정홍보처도 운영하고 자주 나오셔서 말씀도 많이 하시고 그런 거지요.
    실제 욕하는 네티즌 치고 제대로 연설 한 번 들어본 이가 있을까요?
    tv에서도 신문기사에서도 편집 일색이었는 걸요.
    이명박 현 대통령의 국정홍보처 폐지에 비공개 회의 일색은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도 안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겠죠. 국민들은 모를 테니까.
    그러나 그만큼 국민들은 국정이 제대로 되어가는지 안 되어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제 재평가 받아야 합니다. 저도 타칭 노빠는 아니지만 지나친 보수 언론들의 공격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스스로 언론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내뿜지 않았다면 오해했을 겁니다.
    나이가 드니 아무런 보조자도 없이 혼자서 무거운 일을 몽땅 맡아서 한다는 것이 거기에 자신이 무엇을 하든 비난만 하는 사람이 잔뜩 있는데도 꿋꿋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겠더군요.
    아무리 비판이 칭송받는 시대라 하더라도 비난과 구별도 못하고 논거도 대지 못하고 올바른 가치를 함유하지 못한 글은 무뢰한들이나 좋아할 겁니다.

    • 김주완 2008.03.03 18: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어느 누구보다 조-중-동의 악의적인 왜곡보도에 분개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라는 책임있는 자리에선 차마 하지 못했던 발언을 보다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5. Mr.Dust 2008.03.29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글을 쓰려고 했더니 회원제더군요.
    뭐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워낙 스팸이 난무하고, 스팸보다 더한 인간들이 많으니까요.
    다만.. 구더기 무서워 된장 못담그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기대해봅니다. 준비중이라는 사이트..
    토론에 적합한 포럼형 게시판과 간소한 회원가입절차. 지금의 주민번호를 요구하는 건 아무래도 아니지요.

  6. 홍진원 2008.04.20 2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네요. 첫째, 찬사의 글만 가득하다고 했는 데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들어가 보시기를...

    둘째, 애초 사이트 시작이 소박하게 대화의 창구로 출발하여 차츰 의견들을 모으고 발전시키는 광장으로 발전시키려는 다소 막연한 계획으로 오픈한 것으로 이는 처음에 3주 이상 동시 접속자가 10여명만 넘어도 버벅거려 접속이 어려웠을 정도로 뜻하지 않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서버를 세차례 증설해오면서면서 4월에 들어와 비로소 사이트 접속 서버가 안정되는 단계로 발전한 것입니다. 벌써 사이트가 개방성이 어떠느니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주관적인 판단이 되는 것입니다.

    세째 결국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서버를 증설(현재 네대 이상이라고 알고 있고 접속율도 아주 높아지고 전문 관리자까지 추가 증원)하게 되면서 노대통령님이 사이트 유지에 대한 비용 지출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곳을 찾는 저같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은 글, 정보를 얻으면서 오히려 혜택을 본다는 입장입니다,

    네째 전직 대통령이건 평범한 시민의 사이트건 간에 이래야 한다 저런게 어떠냐 하는 등의 의견은 있을 수 있으나 비판적인 관점은 현 단계로서는 부당한 것입니다. 더구나 애초 시작한 뜻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소통을 전제로 한 것이니 더욱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3월말가지는 아무나 거짓 정보로 가입이 가능했습니다. 그랬다가 대여섯이 매일같이 수십개의 욕설이 난무하는 글을 올려 실명확인 가입으로 바군 것입니다. 그리고 말도 안되거나 상스러운 글을 올리는 사람조차도 강제 탈퇴시키거나 글을 지우는 일도 없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사이트는 이런 저런 구조와 기능을 가져야 한다는 기준이나 본보기가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