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희한한 상(賞)이다.

보통의 상이라면 대상(大賞)은 1명이고, 그 다음부터 최우수·우수·장려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상은 수상자가 무려 26명이나 되고, 그 26명이 모두 '대상(大賞)'을 받았다.

<한국일보>와 한국전문기자클럽이 주최한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이라는 상 이야기다.

※첫 보도 : '존경받는 CEO 대상'은 돈주고 받는 상이었다

이 상을 받은 사람은 어청수 경찰청장 외에 지방자치단체장이 18명이고, 기업체 사장과 은행장·공기업 사장 등이 7명이다.

이들 모두에게 '대상'을 주려니 수많은 '부문'으로 나눠야 했던 것일까?

'신뢰경영 부문', '책임경영 부문', '미래경영 부문', '창조경영 부문', '열린 경영 부문', '시민중심경영 부문', '가치경영 부문', '문화행정부문', '글로벌경영 부문', '친환경경영 부문', '생태환경부문', '환경자원부문', '선진복지경영 부문', '청렴경영 부문', '창의행정 부문', '지식경영 부문', '웰빙사회경영 부문' 등 참 많기도 하다.

이름으로만 봐선 별로 변별력도 없다. '신뢰경영'과 '책임경영'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미래경영'과 '창조경영'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기 어렵다.

이렇게 많은 부문으로 나눠 무려 스물여섯 명에게 '대상'을 주려 한 이유는 뭘까?

한국일보 11월 27일자 20면, 21면에 전면으로 실린 광고.


물론 주최 측은 이 상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지위를 향상시키는데 공헌한 이들 CEO의 경영이념과 우수한 경영성과를 국내외에 전파함으로써 타의 귀감이 되도록 한다."

하지만 이런 좋은 목적을 달성할 상을 운영하려는데, 주최 측은 돈이 없었나 보다. 상 받을 자치단체장과 기업가들에게 1인당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부가세 별도)씩의 돈을 '홍보비' 명목으로 요구했던 것.

하지만 그것도 희한하긴 마찬가지다. 대개의 상은 그걸 주는 주최 측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물론 상금까지 주최 측에서 주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 상은 받는 사람이 거액의 홍보비를 내도록 할 뿐 상금 한 푼도 주지 않는다. 상패 하나 외에는 상품도 물론 없다.

<경남도민일보>가 입수한 문건에서 주최 측은 '홍보비'에 대해 "연합광고 및 시상식 등의 소요비용임(VAT 별도, 한국일보 연합광고, 매경TV 등)"이라고 적시해놓고 있다.

물론 이 상을 받은 26명이 모두 주최 측이 요구한 홍보비를 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 자치단체는 각각 1500만 원에 부가세 150만 원을 포함, 1650만 원을 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또 어떤 자치단체는 액수에 대한 흥정 결과 550만 원을 낸 곳도 있었다.

기자가 입수한 안내문건 표지.

주최 측인 한국전문기자클럽 관계자도 일부 사실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어청수 경찰청장에게는 일체 돈을 받은 게 없다"면서도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일부 받은 곳도 있고, 받지 않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받은 곳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요구에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1일 이 상을 받은 전국의 자치단체와 행정기관을 상대로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해놓은 상태다.

한편 이 상은 지난 10월 10일부터 30일까지 전국의 기관·단체에 응모 공고 및 안내서를 발송하고 신청서와 공적서를 접수했으며, 11월 4일 심사를 거쳐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상식을 했다.

그날 이후 상을 받은 각 자치단체장은 마치 자신이 단독으로 대상을 받은 것처럼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고, 상당수 언론에 보도됐다.

상을 받은 단체장들 입장에서는 <한국일보> 광고면에 대문짝만 하게 얼굴과 이름이 나오고, 해당 지역언론에 홍보기사도 나오니 참 흐뭇했을 것이다.
 
또한 주최한 <한국일보>나 전문기자클럽 입장에서는 거액의 홍보비를 받았으니 좋았다. 한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이었다.

그러나 국민들만 그것이 돈을 내고 타는 상인 줄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어지는 기사 : '돈주고 상받기', 이것만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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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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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980년도엔.. 2008.12.03 2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난극복훈장이라고 군생활 하는사람들 모두 받았던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시절이 같은가 보죠.^^

  2. 지나가다가 2008.12.03 2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모든 신문사에 이런 형태의 광고(홍보)전략을 가지고 있지요. 무슨무슨 소비자 대상, 브랜드대상, 온갖대상 등등등... 언론사들의 주수입원 중 하나입니다. ^^
    인터넷 포털이 광고가 주 수입원이지요? 언론사(신문사)도 마찬가집니다. 광고가 주수입원이지요.

  3. 실비단안개 2008.12.03 2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남도민일보 - 이렇게 당당해도 되는겁니까?

    고맙습니다.^^

  4. jhk080 2008.12.03 2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기는군 나두 상죠

  5. 참 조 ㅅ같은 청춘 2008.12.03 2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게 살아서 머할까

  6. 저러니... 2008.12.03 2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러니 어느 꼴통들은

    김대중이 노벨상을 돈주고 탔다고 떠들고 다니지.

    자기들이 돈 주고 상 타고 그걸 이력서에 기재하니까

    노벨상도 돈 주고 타는 줄 알아..

  7. 그나저나 2008.12.03 2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남도민일보 신뢰성 최고다.

  8. 파비 2008.12.04 0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민일보 최고!

  9. 몽구 2008.12.04 0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참에 언론사에서 주는 히트상 무슨상 이런거 과연 신뢰할만한지
    취재해서 알려주시면 좋을거 같아요.

  10. 2008.12.04 0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언 론...사.. 뭥미? 2008.12.04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완전 ... 기획광고잖아요...

    한국경제.... 비즈앤CEO .....등등 .. 전부다 .. 돈 받고 .. 써주는 기획기사성 글이잖아요 ...

    그런데 대부분 이렇게 나가는 것은 ... 언론사의 광고하청업체가 ... 지면을 사서 ... 이익은 광고대행사에서 먹고... .암튼 이런 광고성 기사 넘 짜증나 .....................

  12. 한국일보 VS 도민일보.. ㅋㅋ 2008.12.04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둘이 한판 붙으면 누가 이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 오다가다 2008.12.04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쒸이 나도 조오~와 안줘 개나소나 주는데...
    경남도민일보 홧팅...한국? 대 도민?...도민 이겨라

  14. 소나기 2008.12.04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남도민일보가 이길거라는데 한 표.

  15. 2008.12.04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다우리 2008.12.04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네요.
    요즘 워낙 상이 많아 아무 상도 받지 않는 사람이 더 유명하다는 농담도 하는데....
    상하나 타면 신문에 도배하려는 지자체장들도 문제이지요
    뼈 있는 글에 박수를 보내고싶습니다.
    늘 정필 하십시오.

  17. 아이맘 2008.12.07 2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이맘때 보았던 낯 익은 기사 내용인것 같아 눈여겨 보다보니 아~ 그렇게 된거로구나! 문득 알아차립니다.작년10월쯤, 프렌차이즈 가맹 사업자의 대상수상 이력을 믿고 선뜻 가맹 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대리점 사업을 진행해 오다 낭패를 보고 말았습니다.권위있는 중앙 일간지에서 선정하는 시상이라 무엇보다 신뢰를 갖고 사업을 진행 하게 되었지만 아주 더러운 장사치의 사기술수에 치를 떨고 있읍니다.전국에서 저와 같이 사업을 진행 하던 모든 사업자들의 피눈물나는 하소연이 세 상에 믿을구석 하나 남아 있지 않은 현실이 암울 하기만 합니다.뒤늦게나마 이러한 진실보도에 자세한 사실들을 알게 되었지만 때늦은 이후라 이제는 다 날라간 꿈이라 생각하고 잊기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이 분노로 막힌 제 자신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 하였기 때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