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은 자기 이름으로 삼국지를 펴내고 ‘평역’했다고 했습니다. 황석영도 마찬가지 취지로 ‘나관중 지음’에 ‘황석영 옮김’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런 얘기를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문열.황석영 이름이 달린 삼국지는 읽지 않습니다.
짐작건대, 이문열은 월탄 박종화의 삼국지를 의식하면서 삼국지를 썼을 것입니다. 월탄을 뛰어넘는, 그런 삼국지가 돼야 한다는 식으로요. 제가 월탄 삼국지를 다섯 번 읽기는 했지만, 하도 오래 된 일이라 제대로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양장본이고 세로쓰기로 돼 있고 표지가 거뭇거뭇하고 딱딱한 월탄 삼국지는 모두 다섯 권이었는데, 30년 전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때 밤새워 가며 읽었더랬지요. 월탄 삼국지는 ‘촉한 정통론’에 아주 충실한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글투가 아주 부드러웠어요.
저는 이문열 삼국지가 월탄 삼국지와 달리 위나라 조조를 높이 친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시각은 일본에서 이미 한 때 유행을 이뤘다고 하지요. 황석영은 이문열 삼국지를 명백하게 의식하고 삼국지를 썼습니다. 황석영 삼국지는 보나마나 촉한 유비를 색다른 방식으로 높이 칠 것입니다.
2004년 7월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을 우리 경남도민일보가 모신 적이 있습니다. ‘고구려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지요. 강연을 마치고 술집에 모시고 갔습니다. 거기서 이런저런 얘기 끝에 황석영이 딸려 나왔습니다.
이이화 선생 말씀입니다. “황석영이 삼국지를 번역했다고? 거짓말 그만 하라 그래. 나도 한문본 번역을 못해. 그런데 지가 무슨 한자를 알아서 ‘삼국지연의’를 우리말로 옮겨? 내가 자꾸 이러니까 황석영이 이제 자리까지 피해. 하하하.”
그럴 것입니다. 황석영은 1943년 생입니다. 이이화 선생은 1937년 생으로 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문열은 1948년 생입니다. 게다가 황석영과 이문열은 소설가이지만 이이화 선생은 직업이 (한자를 잘 알지 않으면 안 되는) 역사학자입니다.
모든 얘기가 여기서 끝납니다. 이이화 선생보다 이문열과 황석영이 더 나은 한문 실력을 갖췄다고는 절대 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이문열과 황석영은 앞서 나온 월탄 삼국지라든지를 주워 모아 여기저기 베꼈다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물론 이문열 삼국지는 이문열 냄새가 나고, 황석영 삼국지는 아무래도 황석영 냄새가 당연히 날 것입니다. 이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요? 윤문(潤文), 글 가다듬기만큼은 아주 그럴 듯하게 해냈다, 이리 여기시면 간단하지요.
이런 기억도 있습니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황석영을 불러내어 그이의 삼국지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자로 기억되는데, 진행자가 삼국지를 쓴 동기가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대답 첫 대목이 이랬습니다. “노후 대책으로 썼는데…….”
물론 얘기를 재미나게 풀려고 떨어보는 너스레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그만 바로 그 장면에서 텔레비전을 끄고 말았습니다. 황석영의 노후(老後)를 위해서라면, 저까지 그런 책을 살 까닭은 없겠다 싶어서지요.
그러면 요즘 들어 나온 책 가운데에는, 중문판 ‘삼국지연의’를 진짜 번역한 것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있습니다. 한학자이면서 시인인 김구용(1922~2001) 선생이 솔출판사에서 펴낸 삼국지연의가 그것입니다.
김구용 선생이 74년 완역판을 처음 내었는데, 그 때 번역에 20년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81년 개정판을 내었고 그 뒤로도 틈날 때마다 손질을 해서 다시 20년이 지난 2000년에 새로 개정판을 내었습니다.
2000년 개정판이 지금 말씀드리는 그 책인데요. 글이 아주 곱고 깔끔합니다. 쓸데없는 손찌검이 거의 없고 아주 절제돼 있다는 느낌도 많이 줍니다. 이러고 나니까, 이문열 황석영이 삼국지연의를 우리말로 옮기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가 막 궁금해지네요.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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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집에 이문열 삼국지가 있어서
그땐 그냥 즐겁게 읽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문열이란 사람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먼나라 이웃나라란 만화로 어릴때 절 즐겁게 해주셨던 분 처럼..
그래도 기자님이신데요. 이 정도의 단정적인 글을 쓰시려면 책은 읽지 않으셨다 하더라도 황석영이나 이문열에게 직접 한번 물어본 다음에 쓰셔야 하는 게 아닌가싶은데요. 궁금해하지 마시구요.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요? 궁금해지네요.
제 기억엔 노후대책은 이문열이었던걸로...
올블로그 오늘(2/2일) 가장 많이 추천 받은 글에 올랐기에 방문했습니다.
비판은 좋습니다만, 제대로 된 근거가 없군요.
남에게서 들은 얘기와 지레짐작 뿐.
또 직업이나 나이와 한문 독해력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어차피 언급된 세 분 다 직함이 '중국 고전 전문 번역가'인 분들도 아닌데.
도서관에 가시면 공짜로 책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읽어보신 뒤에 호통치셔도 늦지 않아 보입니다.
lejean/ 일단 나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직업에 따른 한문독해력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리고 이건 뭐 개인적인 취향을 쓴글에 자격을 갖추고 요구하는 근거를 굳이 들이 밀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논설문이 아닌 글이 추천을 많이 받아서 영량력이 있는 글이 되었으므로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하는 건지...이해가 안되네요.ㅎ
뭐 이런 글이 올블로그에 올라오는지 모르겠네요.
눈 버리고 갑니다..
...이건 뭐..술자리에서 친구들끼리나 주고 받을만한 내용이 베스트에 올라왔네요..직접 읽어보고 철저한 분석에 의한 서평이 아니라 읽지도않고 편견에 의거한 조잡한 글이네요..단지 나이가많고 역사학자라는 이유로 한문실력이 더 나을거라는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김구용선생의 삼국지연의를 어줍잖게 광고해주는 센스까지....저도 눈버리고 갑니다.
쓰신 글이 김구용 선생님의 삼국지를 읽게 만드시는군여..
전 94년판 정비석 선생님의 소설 삼국지랑 이문열 삼국지를 읽었었는데 후자보단 전자가 잘 읽히더군요..얼마나 삼국지연의에 충실한가는 논외로 치고 말이죠...그래서 정비석 선생님의 삼국지를 읽고 또 읽고 그런답니다.
암튼 김구용 선생님의 삼국지도 낼 당장 구해 읽어보아야겠네여..^^
이글을 읽고 나니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은 제가 초라해진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김구용선생님의 삼국지연의
읽어봐야 겠네요 나이가 들어서는 삼국지는 피하라 그랬는데;;
열국지부터 김구용 선생님 팬이라서 추천했습니다. =)
너무 비하하신 것 같지만, 전 개인적으로 이문열&황석영 삼국지도 다 훌륭한 삼국지라고 생각합니다.
흐흐.... 솔직히 깔려면 최소한 읽어 보고라도 까지... 이건 너무한거 아닌지요;
너무 무책임한 글입니다.
좀 위험스러운 전개인 것은 같습니다만, 글을 쓴 필자의 의도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ㅎ
박수 치고 갑니다. 짝, 짝, 짝..
삼국지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덕분에 좋은 책 알고 갑니다.
쓰레기 글..
전 삼국지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가끔 읽었던 것이 8번정도는 되는거 같네요.
바누아투에 와서도 한번을 더 읽어 답니다.
이문열 삼국지였어요.
이문열 삼국지는 세번 읽은거 같네요.
중학교 때부터 읽었던건 나관중의 삼국지였고, 누가 번역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분명한건 그 옛날 읽었던 삼국지가 훨씬 재미있다는 거죠.
이문열 삼국지에선 너무 주석이 많았던거 같아요. 그래서 읽는 재미가 덜 했던 기억이 나고요, 조조를 높이 했던 건 아닌거 같습니다.
요새 바누아투에서 책 읽을 것이 없어서 삼국지라도 한번 더 읽을까 생각중입니다.
기회가 되면 김구용님의 삼국지연의도 읽어 보고 싶군요.
저도 이문열 평역삼국지를 좋지 않게 보고 있었고, 또한 황석영씨가 옥중에서 소일거리로 번역했다는 말도 믿지 않고 있긴 했지만, 이런 글이 이 블로그가 아닌 다른 곳에 올라왔다면 당연히 광고글이라 생각하고 무시했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글 내용과는 상관이 없지만...
저는 청소년 시절에 이문열 삼국지를 별 생각없이 읽었어요. 아버지께서 애라도 삼국지는 읽어야지 하면서 어느날 전질을 턱 사오시는 바람에...저는 이미 학급문고로 정비석 삼국지를 봤는데 ㅠㅠ
재미만으로 비교해보면 정비석 삼국지가 정말 최고입니다! 특유의 과장된 서술이 마치 무협영화를 보는 느낌을 갖게 했거든요.
뭐.. 삼국지연의가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이 또한 역시 책 홍보글이나 다름 없네...
돈 받고 썼음 광고글이라고하시는게...
어떻게 이런글이 베스트라고 올라왔는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위에서 다른분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이야말로 사석에서 친구들끼리
괜히 주고받는 말로써나 가능한 수준의 내용이네요.
전혀. 근거없는 비판. 적어도 다른 작품을 비판하려면 정말 뭘 알고 비판해야돼는데
이건 뭐 근거라곤 "이이화씨와 황석영씨의 직업차이" "이이화씨의 말" "먼저출간된 박종화에대한
이문열의 마음가짐" "이문열에대한 황석영에 마음가짐" 이런 추상적인것으로 단정하고 비판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의견자체가 나쁘다는것이아니고, 잘 읽고 갑니다만, 비판하려는 사람의 태도로써는
좀 많이 부족하네요.
어이가 없네요. 읽어 보지도 않고 상상으로 작품을 그려낸 후에, 다시 상상과 비약으로 작가를 비판한다라... 이건 뭐 친구 사이에서 얘기해도 무시당할 만큼 논리와 근거가 희박하군요.
이문열, 황석영, 입장이 많이 다른 두 분을 동시에 비판하셨으니 정치적인 동기는 아니신 것 같고, 정말 광곤가요?
삼국지 50% 세일한다길래 검색하다가 알게됐네요
10권을 언제다읽는지....
만화삼국지나 봐야겠네욤 ㅋㅋ -"쿨쿨"
그냥 다 읽으시는 편이 좋을 듯. 재미 있어요. 50% 세일까지 한다니 더 좋으겠네요.
황석영씨가 "노후대책을 위해 썼는데"라고 말했다는 대목은 그냥 장난같은데요. -_-;;;
요즘은...농담도 무서워서 못하는 세상인듯.
농담 한번 잘못하면...죽자고 달려드니...;;;
농담은 농담으로 받아들입시다.
농담인 줄 아는데요, 그 농담에 담긴 뜻이 아주 끔찍하답니다, 저는.
lejean/
직업과 나이가 어떻게 한문독해력과 상관관계가 없다는 말입니까?
두 소설가가 무직에 고시원에 틀어박혀 책만 읽는 사람도 아니고 모두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그 분야에서 나름 이름을 쌓은 사람들입니다. 물론 왕성한 작가 활동을 해왔죠.
이런 사람들이 틈틈이 시간을 내어 공부한 한문 독해력이나 중국어 실력이, 사학자로서 고문서의 고증과 해독을 위해 한문을 공부한 사람과 어떻게 동등하다고 볼 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그리고 황석영씨 삼국지는 연변대 번역본을 참고로 베끼기 수준으로 작성된 소설인거는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이문열씨 삼국지또한 불과 몇년의 시간에 집필이 끝났으니 당연히 자신이 원본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번역본을 참고로 짜집기하고 거기에 지극히 자기 주관적인 사상을 가미시켜 놓은 것이지요.
님이나 도서관에 가서 그 책들 다 읽어 보시고 댓글 다시길. 읽어보고도 각각의 책에서 드러나는 색깔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머 할말도 없소이다.
고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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