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도 <경향신문> 1면의 '책읽는 경향'처럼 '책은 희망이다'는 고정란을 신설해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따라하는 것 같지만, 좋은 건 따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남도민일보>의 '책은 희망이다'는 매주 금요일 1면에 원고지 4~5매 분량으로 각계 인사의 글을 받아 좋은 책을 소개하게 됩니다. 매주 원고 청탁은 각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경향신문>의 '책읽는 경향' 고정물에는 KB 기업은행의 로고가 새겨져 있더군요. 아마도 KB로부터 일정한 후원을 받는 고정물인 것 같습니다. 후원은 어디에 쓰일까요? 추측컨대 책 소개글을 써주는 필자들의 원고료쯤이 아닐까 합니다.

경향신문 1면의 '책읽는 경향'.


그런데, 경남도민일보의 '책은 희망이다'에는 아직 필자들의 원고료가 없습니다. 그냥 공짜글을 받아 싣는 걸로 되어 있는데요. 제 생각에 이건 필자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겁니다. 회사에 고용된 우리는 월급을 받고 일하면서 외부 필자에게 원고료를 드리지 않는 것은 도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경남도민일보 1면의 '책은 희망이다'.


사실 원고료 없이 외부 필자의 글을 받아 싣는 것은 지역신문 대부분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경남도민일보>는 그나마 기존의 칼럼진에게 몇 만 원씩이나마 원고료가 지급되고 있습니다만, 다른 지역신문은 칼럼에 대해서도 전혀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지역신문은 '신문에 필자의 얼굴사진과 이름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원고료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당당히 내세우기도 한답니다. 그건 필자에 대한 모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신문사가 필자를 '신문에 이름을 내지 못해 안달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니까요.

다행이 <경남도민일보>는 외부인사의 칼럼에 대해서는 적은 액수지만 원고료를 지급해왔습니다. 지금은 잠시 공백기간이지만, 매주 1개면씩 제작해온 '블로거's경남' 지면에 실린 블로거들의 글에 대해서도 편당 3만 원씩이나마 지급하는 걸 원칙으로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책은 희망이다' 코너의 외부 필자에 대한 원고료가 책정되지 못한 건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편집국장에게 물어봤더니 '회사 사정상 원고료 책정은 어렵다'는군요. 워낙 경제가 어려운 때라 기존의 필수비용도 절감해야 할 처지에서 새로운 지출을 추가할 순 없다는 게 회사의 방침인 모양입니다.

다만, 지역에 있는 서점들과 협조하여, 독자들이 이 고정란 소개된 책을 구입할 때 기사를 오려가서 보여주면 10% 할인해주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더군요.


그것도 좋은 일이긴 하지만, 힘들여 글을 써주시는 필자들에 대해 그야말로 '소정'의 원고료라도 드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네요. <경남도민일보> '책은 희망이다' 코너에도 <경향신문>의 KB처럼 혹 후원해줄 기업이나 독지가는 없을까요?

오늘(2월 20일)자 '책은 희망이다'에는 노동사회교육원 이사이며 우리지역의 진보운동가인 이장규님께서 써주셨습니다. 원고청탁을 제가 했었는데요. "원고료를 못드려서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더니 "괜찮습니다. 도민일보 사정 뻔히 아는데요. 뭐." 이러시더군요. 참 미안하고 쓸쓸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1면에 신설된 '책은 희망이다' 고정물(왼쪽 아래 밝은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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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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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0 1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2009.02.21 0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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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완 2009.02.21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선생님. 건강하시죠?
      아닙니다. 선생님께도 그렇고,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시는 분들께도 부탁드리고 싶지만 염치가 없네요.

  3. 2009.02.21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2009.02.21 1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