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훤주 기자가 쓴 '민주노동당은 끝까지 어쩔 수 없나' 라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어설픈 '학습' 이전에, '우리 어머니 아버지, 누나들까지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왜 우리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한국사회의 구조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저 역시 주사파에게는 거부감이 있습니다. 김훤주 기자의 글에도 대부분 공감은 하지만, 그 문제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민주노동당의 다른 문제를 간과하거나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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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북한추종자들이 있는 반면, 여전히 80년대 PD의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국가사회주의나 폭력혁명노선만이 자신의 선명성을 보장해주는 양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들은 뭐라 불러야 할까요?

운동권 내부의 깊은 내막은 잘 모르지만, 제가 아는 바로 이른바 민주노총 중앙파의 패권주의도 주사파들의 그것에 못지 않았습니다. 또한 노회찬씨가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을 할 때 했던 뻘짓과 삽질도 가벼운 것들이 아닙니다.

민주노동당 강령에 '북한 사회주의의 경직성 극복'이라는 문항이 있는 것처럼, '국가사회주의의 오류와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이라는 문항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전진이나 사민넷 쪽 사람들을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이중 당적' 운운하며 '국가사회주의의 오류와 한계를 극복하기는 커녕 추종하고 있다'고 매도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들은 '추종'이 아니라 '발전적으로 계승'하려 한다고 반박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반대로 주사파쪽 사람들 역시 '이중당적'이나 '종북주의' 비판에 대해 '추종이 아니라 이해하자는 것' 또는 '통일의 대상으로 삼고 끌어안으려는 것'쯤으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물론 어느 쪽이나 극단적인 사람들은 있습니다. 특히 주사파쪽의 극단은 나로서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성실한 자체와 헌신적 태도는 본받을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김훤주 기자가 지적한 노회찬 보좌관의 문제도 PD쪽 사람들 특유의 지적 오만과 진리를 독점하고 있는 듯한 태도로 여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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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훤주 기자의 글을 반박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주사파의 패권주의가 분당사태를 부른 것은 분명하지만, 민주노동당의 문제가 오직 그것 때문이었던 것처럼 일반화되어 버리면 다른 부분에서 면죄부를 받게 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게 된다는 점이 저는 우려스럽습니다.

그렇게 되면 새로 만든 진보신당조차 한걸음 더 나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주사파만 없으면 다 잘될 거라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는 거죠. 자기 한테는 더 문제가 많을 지도 모르면서, 그리고 제 실력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도 모르면서...

그래서 저는 한국의 진보세력이 진짜 거듭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실력없음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절망 사회에서 길 찾기(현장 1) 상세보기
편집부 지음 | 산지니 펴냄
<절망 사회에서 길 찾기>는 변화하는 진보가 가야 할 길을 시시각각 모색하고, 그것을 현장에서 찾는다는 것을 모토로 삼은 무크지『현장』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두 꼭지의 좌담과 현장 활동가 6인의 글을 통해 노무현 정권 5년을 평가하고, 이명박 정부 5년의 진보운동을 전망해본다. 이데올로그들의 논평이 아닌 현장 노동자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을 초심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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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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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훤주 2008.03.21 1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 초점은 조금 다릅니다. 트랙백으로 붙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