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강 님이 쓴 '국회의원 전용차, 불법 주정차도 특권인가'라는 글을 보니 지난 2007년 7월 7일 현 이명박 대통령이 예비후보 시절 마산에 왔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토요일이었던 그날 점심 때 이명박 예비후보가 저희 신문사 앞의 한 일식당에서 경남도내 신문사와 방송사 편집·보도국장들과 오찬간담회라는 이름으로 밥을 먹었는데요. 물론 저희 신문사 편집국장도 참석했습니다. 이명박 예비후보를 따르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왔고, 황철곤 마산시장도 배석했습니다.

회사는 쉬는 날이었지만 볼일이 있어 나오던 중 경남도민일보 맞은 편 도로가 유난히 막히더군요. 유심히 보니 그 일식당이 있는 바로 앞, 우회전을 위한 1차선 도로에 검은 대형차들이 줄줄이 불법주차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들 국회마크가 붙어 있었습니다.

여긴 주정차 절대금지구역입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차량이 1차선 도로를 떡 하니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었지만 그때부터 마음 속에 갈등이 생기더군요. 이걸 신문기사로 출고해야 할까, 너무 쩨쩨한 시비를 건다고 하진 않을까, 우리 편집국장도 참석한 오찬이었는데, 편집국장을 난처하게 만들진 않을까, 뭐 그런 갈등이었습니다.


결국 신문기사로 출고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저희 신문 홈페이지 기자게시판에 사진과 글을 올리고, 그걸 메인에 편집해 올리는 걸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당시 게시글 = 이명박씨 따라온 국회의원들의 '끗발')

지금 생각하니 저에게도 알게 모르게 '자기검열'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끄럽기만 합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 그 법을 가장 앞장서 준수하고 집행해야 할 권력자들, 그들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인들, 특히 직접적인 주차단속 권한을 가진 마산시장까지 참석한 오찬간담회장 앞의 불법주차라면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제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기록해두자는 차원에서 당시의 글과 사진을 여기에 남겨둡니다.

이명박 씨 따라온 국회의원들의 '끗발'

지난 주말(7일)이었습니다. 회사에 잠깐 볼일이 있어 나오던 중 마산 어린교오거리 도민일보 맞은편 도로가 이상하게 많이 막히더군요.

물론 이곳은 주말마다 인근 예식장의 불법주차 차량들로 인해 혼잡한 곳인데, 이날은 유독 불법주차가 심했습니다.

사보이호텔에서 신세계백화점 쪽으로 우회전하는 1차선 도로에까지 간 큰 불법주차 차량들이 떡 버티고 있었는데, 그 차들이 이상했습니다.

검은 대형차였는데, 앞유리 위에 국회 마크가 붙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보니 한나라당 이명박 예비후보가 인근 일식당에서 도내 신문,방송사 편집,보도국장들과 밥을 먹고 있었는데, 이명박씨를 따라온 국회의원들의 차량이었습니다.

이날 따라온 국회의원은 박희태 권경석 김영덕 김재경 이방호 등 5명이었고, 불법주차를 단속할 권한을 가진 황철곤 마산시장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사소한 불법이긴 하지만, 과연 힘없는 서민들이라면 이런 간 큰 주차를 할 수 있었을까요?

차 넘버도 있으니 누구 승용차인지 알아맞혀 보세요. (2007. 7. 7 경남도민일보 기자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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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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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영철 2009.04.05 2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치졸한 권위문화.궁민을 섬긴다구...선거때만? 기사화된다고 해서 잠시 주목을 받다 시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짚었었으면...정말 황하이고 싶을까? 솔선수범& 원칙이 물흐르 듯 소통되는 날은 언제올까요? 만드는 수밖에.우공이산처럼 안됀다말고 시작이 반이니...해야지 않을까요? 부끄런문화에 공소시효를 적용시킵시다.

  2. 깡템 2009.04.05 2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법을 지키는데 앞장서야하는 자들이 조금 걸어다니기 싫어서 저렇게 법을 '대놓고' 무시하는 현실이 쓸쓸하기만 하네요. 그리고 그런 행태가 앞으로도 바뀔것 같지 않다는게 더 우울해지게 하는듯....

  3. A2 2009.04.05 2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민들은 법 안지킨다고 잡아가고, 물대포 쏘고, 불 지르고, 군홧발로 짓밟지만 국K-1들은 무적이네요.

    그리고 요즘 하는 짓거리 보면 앞으로 국K-1들은 성매매도 당당하게 할 것 같아요.

  4. 백초 2009.04.06 0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들 짜증난다

  5. 우연 2009.04.06 0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해 봅니다.

    1.국회의원들은 자가 운전자가 거의 없는 걸로 압니다. 차량 운전자를 고용하고 있을텐데, 국회의원이 자기 차량 운전자에게 불법 주차를 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는 따지고 보면 상전을 믿고 까부는 운전자의 문제가 아닐는지요? 따지고 보면 그렇다는 얘기지요. 상전 위세 믿고 까부는 운전자들을 응징하기 위해서는 저런 확실한 물증이 있을 때 신문에서 바로 까야 했습니다. 자기 신문 편집국장이 동석했다는 이유가 까는 데 주저하는 이유가 되었다면 이른바 정실이 개입된 거고, 조중동 욕할 자격 상실.
    까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지금 백날 까봐야 무슨 소용?

    2.단속 경찰은 어디 간 겁니까? 청와대 비서 넘들, 오입질 하다가 걸린 것은 단속 "의경"들이었기에 가능했다는 얘기던데요. 저렇게 혼잡한 도로를 막아선 불법 주차 차량을 단속하지 않은 경찰에 대해서는 어째 한 마디 비판이 없는지요? 경찰의 명백한 직무유기인데요. 저건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을 나무라는 것보다 더 크게 불법 주차 단속을 하지 않은 경찰을 조져야 한다고 봅니다. 모가지가 무서워 못했다? 경찰 옷 벗어야겠고, 모가지가 잘린다? 언론이 나서야겠죠. 근데 말이죠. 요즘 한국의 경찰이 어디 경찰인가요?

    • 최면 2009.04.06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불법 주차는 구청에서 단속하고;;
      마산시장이 참석했는데 구청직원이 우째 단속합니까;;

    • 우연 2009.04.06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게 바로 문제라요. 경찰은 단속 권한이 전혀 없는 겁니까? 구청 직원은 시장이 불법을 저질러도 눈감아줘야 하는 겁니까? 민선 시장인데,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건 해야죠. 아니면 직무유기죠. 짜르면 그때 여론에 호소해야죠, 지역 언론은 왜 있는 겁네까? 그럴 때 싸우라고 있는 거고, 시장이 말 안들으면 그 담번 선거에서 낙선 운동 벌여야지요. 우째 단속하느냐고요? 이런 패배주의에 젖어있으면요, 욕도 해선 안돼요. 불법을 응징하는 방법이 없잖아요. 기자도 눈감은 판에...

    • 김주완 2009.04.06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성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 우연 2009.04.06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주완 기자. 무릎팍 도사도 아닌데, 기자가 이래 팍 무릎팍 꿇으면 재미 별 없지요. 막말로, 겁대가리 없이 팍팍 써보이소. 이념의 다름 문제도 아니고 공중도덕에 관한 문제인데,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두들겨 맞아야 옳은 거죠. 힘 팍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