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자우편을 열어보니 한나라당 마산을 출신인 안홍준 국회의원이 보낸 편지가 와 있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보낸 모양인데, 전에 없던 일이라 호기심에 한 번 열어봤겠지요.

알려진대로 안홍준 의원은 이른바 시민운동 출신입니다.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처음 당선된 안 의원의 이런 경력은 자기 홈페이지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시민운동 출신 국회의원의 붙어먹기

마산창원진해 참여자치시민연대 1.2대 상임대표(1998-2002), 공명선거실천 시민운동 경남협의회 상임 의장(1997-2002), 위천공단 저지와 낙동강 살리기경남총궐기 본부장(1996), 3.15의거 기념사업회 부회장.기획단장(1993) 등등.

이런 이력은 저한테도 잘 알려져 있는 터라 한나라당 사람 가운데서는 그래도 좀 다르지 않겠나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편지를 보는 순간 이맛살이 찌푸려지고 헛구역질이 목줄기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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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준은 지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를 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15의거 기념사업회 부회장까지 한 사람이, 독재자 박정희의 딸-그나마 자기 아버지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을 밀었다는 것도 사실은 우스웠습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아름다운 동행?!

이것은 또 무엇입니까? 편지에서 안홍준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아름다운 동행을 지켜봐 주십시오."라 했습니다. 선거 국면에서 이런 '씨부렁거림'은, "박근혜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이명박을 지지한 이도 저를 찍어주세요."로 바로 번역됩니다.

사실 관계도 틀려 있습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아름다운 동행? 벌써 개떡 같은 소리가 됐습니다. 오늘 박근혜는 "한나라당 공천은 정당정치를 후퇴시킨 무원칙의 결정체였고 과거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달라 호소해서 얻은 천금 같은 기회를 날린 어리석은 공천이다."고 비난했습니다.

공천 주역은 알려진 대로 강재섭과 이방호 등입니다. 이들과 대통령 이명박이 연관이 없다고는 아무도 말못합니다. 이른바 친박이 많이 떨어지고 친이가 많이 된 공천 결과가 이를 입증합니다. 강재섭은 "일부 아픔이 있었지만 공정한 공천이었다."고 강변했습니다. 참으로 '추잡스런 파행'입니다.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개의 자식'도 당선된다는 마산이다 보니까, 이렇게 자기 색깔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옹색함을 떨치지 못했나 봅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시민운동 출신이라며 거들먹거립니다.

이러고 보니, 자기 색깔이 처음부터 없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시민운동이 좋거나 값어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제 몸값 올리느라 시민운동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이처럼 한나라당의 선택을 받았음을 강조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3.15와 맞든 안 맞든 한나라당도 강조

"한나라당은 대한민국과 마산을 위해 저, 안홍준을 선택했습니다." 이 대목을 선거 국면에 걸맞게 풀이하면, "안홍준이라는 사람을 잘 모른다 해도 여러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으니까 그냥 따지지 말고 한 표 찍어주세요."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도 틈만 나면 3.15의거를 입에 올립니다. '청년의사신문'이라는 매체가 있는 모양입니다. 안홍준 홈페이지에 나온 내용입니다.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각오를 물으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산 정신이라 할 수 있는 3·15의거 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정치인, 마산 경제의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 정치인, 이 둘이 마산시민의 요청이며 시대정신이라 생각한다.”

마산 경제 부흥이 목적이라면 마산시의원이나 마산시장을 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안홍준 같은 생각으로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나선다면 국회는 245개 자치단체로 쪼개지고 맙니다. 국정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구.시.군정이나 도정만 판칠 것입니다.

마산 3.15의거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려면, 3.15의거를 짓밟은 정당(민주공화당)의 후신인 한나라당부터 먼저 반성시키고 이명박도 반성하게 하고 박근혜더러 “우리 아버지가 진짜 잘못했구나!” 뉘우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못한다면 한나라당을 떠나야 합니다. 이명박을 버리고 박근혜도 뿌리쳐야 합니다. 백 보 양보해서, 정치 생명 때문에 그리 못한다면, 무작배기 내세우기만 하면 되는 데가 마산이라 해도, 한나라당과 이명박과 박근혜를 이 따위로까지 팔아먹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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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준이 까먹었다면 새로 일러주는 수고로움 따위는 아끼지 않을 용의가 저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이 그이에게 들어가기나 하겠습니까.

"1960년 민주주의 자체였던 3.15의거를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박정희가 뭉갰습니다. 박근혜는 그의 맏딸로 아버지의 잘못을 역사적으로 반성한 적이 없습니다. 이명박은 박정희 독재 아래서 현대재벌 정주영의 졸개였으며 나중에는 박정희 흉내까지 낸 철부지입니다."

김훤주(전국언론노동조합 경남도민일보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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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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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qwsde12 핑키 2008.03.24 2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휴~알수 없는 정치세계의 정치인들..
    왜 정치를 하고파할까요?

  2. 2008.03.25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씨부렁거림'이 정확한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