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해 29일 국민장이 치러졌습니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와서 조문하겠다고 했을 때 "그래 그 정도 머리는 있어야지", 했습니다.

누구나 짐작하시겠지만, 이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몸소 머리를 조아리고 조문을 하면 이명박 반대 민심이 조금은 수그러들 것이고, 그에 더해 애도하는 자세가 진심에서 우러나왔다는 인정을 조금이라도 얻으면 그만큼 득이 되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설령 일이 좀 꼬여서, 현장에 있던 노사모 사람들에게 봉변이라도 겪는다면 오히려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정적에 대한 해코지 탓을, 이명박 정부뿐만 아니라 노사모도 함께 뒤집어써야 할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게 또 마지막 가는 인간에 대한 합당한 예의 아니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봉하마을 분향소에 오는 게 그리 어려웠을까? @김주완


2.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영결식을 서울에서 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봉하마을 조문은 않고 서울에서 어떻게든 처리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저는 여기서 "어이구 그 정도 머리가 되기를 기대한 내가 어리석지." 이랬습니다.

마치 길고 어려운 수(手)는 볼 줄 모르고, 단지 눈 앞에 펼쳐지는 짧은 수밖에 볼 줄 모르는 하수(下手)가 떠올랐습니다. 게다가, 눈 앞에 빤히 보이는 수라면 봉변 따위는 없을 줄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와 세계에 몇 분 동안 생방송이 됐다지요.

사죄하라고 소리쳤다고 입이 틀어막힌 민주당 백원우 국회의원. 경남도민일보/사진공동취재단


길이 좀 멀고 험하기는 해도, 이기면 크게 이기고 지더라도 손해는 거의 보지 않는, '꽃놀이패'인 봉하마을 조문은 버리고, 이겨도 별로 득 되지 않고 지면 크게 망신하는 손해패인 '경복궁 조문'을 골랐으니 어떻게 하수 중에 하수라고 얘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3.
만약 이렇게 이명박 대통령이 통 크게 굴었다면, 평소 이명박을 좁쌀처럼 잘다고 여기는 세간의 인심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을 것입니다.  이른바 BBK는 물론이고, 이명박 대통령 인생 전력 곳곳에서 "이문에 약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지 않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의 ‘쩨쩨한’ 전력 가운데 대표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기 자식들을 자기 빌딩을 관리하는 업체에 유령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지급하고 그에 해당되는 수입에 대해서는 세금도 내지 않았다는 얘기인데요 이번에 잘했으면 이런 좀스러운 이미지를 조금은 녹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좀스러운 이미지는 이번에 하수 노릇을 한 번 더 하는 바람에 더욱 커졌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모 연설을 하겠다 했을 때 그 기회를 빼앗은 것입니다. 정말 하수입니다. 눈 앞에 바로 보이는 수조차 읽지 못하는 노릇입니다.

이렇게 엉터리 수를 두다 보니 예상도 못한 역풍을 받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서울역 앞 광장 분향소에 가서 한 마디 질렀다지요. 이 정부 아래 경제 위기뿐 아니라 평화 위기에 더해 민주주의 위기까지 왔다고 우리가 나서 찾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노 전 대통령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김두관도 말했지만, 공식 영결식에서 발언하게 했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렇게 강수를 두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수를 주고받으면서 공격과 방어가 이뤄지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방어는 않고 공격만 계속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수준밖에 안 되나 봅니다.

4.
이런 엉터리 수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잘못된 수읽기에서 나옵니다. 안상수인가 한나라당 사람이 말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광장을 허용하면 소요가 일어난다고. 무슨 헛소리입니까. 이제 초반 국면에서 포석을 하는 판인데, 뜬금없이 무슨 끝내기 얘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광장을 허용하면 소요가 난다고? @경남도민일보


지금은 추모 국면입니다. 여기서 얻어야 할 것은 양쪽 다 민심입니다. 한 대 더 맞고 덜 맞고가 아닙니다. 민심을 얻는다면 한 대 아니라 열 대 백 대 천 대 만 대도 얻어터질 수 있습니다. 뒤집어서, 민심을 잃는다면 만 대를 두드려 팬다 해도 아무 보람이 없습니다.

바둑 격언에 나오는, "키워서 버려라"든지 "돌은 잡았는데도 바둑은 지는 어리석음은 피하라"든지 하는 얘기가 별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전투에서는 이기면서도 전쟁에서는 지는 그런 하수밖에 안 되는 손놀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향소 강제 철거 투쟁에서 이명박이 이겼습니다. 서울광장 봉쇄 투쟁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이겼습니다. 조문객 연행 투쟁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마찬가지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얻어야 할 민심은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귀와 변은 양쪽 다 나름대로 굳혔습니다. 이제 민심이 떠다니는 어복(魚腹)을 노려야 합니다.
 
5.
바둑은, 집만 지켜가지고는 절대 이기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이 양반은 벌어놓아져 있는 집 잃어버릴까만 걱정하면서 자기 수를 자꾸만 까먹고 있습니다. 세력이 약한 데서는 끊지 마라 했는데, 당장 자기 돌이 눈에 보인다고 아무데나 덜컹덜컹 끊어버립니다. 

이 하수는 더이상 황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앞뒤가 없습니다. 애초 기대를 했던 제가 잘못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다할 줄 모르는 이런 하수가 다스리는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 저는 새삼 서글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훤주
※ <미디어스>에 5월 29일 실었던 글을 지금 상황에 맞춰 크게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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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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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무현정권에서일어난일 2009.06.02 0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론을 못박아논사실말이요!
    대못박아놓고 지들패거리들이 소근소근 개수작하였지요!

    한마디로 나라 개판되었는데!

    위글 넘아.. 넌그때 무엇하엿니?

    미친넘 새끼들.. 쯧 .
    너도 함께 고 노무현대통령과 동행하지그래 .

    • tankcrew 2009.06.02 0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항....기자실 문 닫은거?
      기자실 문 닫은거 하고 언론 못 박은거 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설명 좀 해 줘라.
      기자실이 뭔지 아니?
      메이저 찌라시사 종업원들이 끼리끼리 모여 잡담하고 낮잠 자고 기사 작당하고 짜장면 얻어 먹고 마이너 언론사 기자들 갈구던 곳이야.
      그런 기자실 폐쇄하고 진짜 기사 쓰는 브리핑실 확대 했어.
      그랬더니 기사 얻어 쓰던 습관 베인 기자넘들이 들고 일어났잖아. 자기들 귀찮게 한다고.
      뭐가 뭔지 좀 알고서 떠들어대라...

  3. dook 2009.06.02 04: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수 수법을 써봤자 국민들이 못알아주면 무의미 아닙니까. 하수 정치만 수십년째 반복하는데 이명박 대통령뿐 아니라 한나라당까지 꾿꾿하게 밀어주는 한국국민들이 이해가지 않는다니까요. 하수 정치만 해도 승리하니 그게 고수정치인줄 알고 착각하게 만들어준건 엄연히 국민들입니다.

  4. 안무우조옴 2009.06.02 0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주영이 살아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서 국정 운영하는 모습을 봤어야 하는데...

  5. 2009.06.02 0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김종미 2009.06.02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입니다.

  7. tail 2009.06.02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추어 한테 프로구단의 수 읽기를 요구하는것은 무리라고 생각 됩니다

  8. 동인 2009.06.02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 정부에 소위 "브레인"이라는 것이 있는지가 의문
    이번 노통 서거에 대한 치졸한 대응뿐만 아니라
    다른 정책들도 보면 대부분 단기 분석에서 나온 땜질 정책들 뿐..
    본인이 저지른 악수로 임기 초부터 대규모 촛불집회 야기하더니
    그 뒤로는 줄곧 몸사리기 하수 전략으로 일관.. 정말 답이 없는 공사판 정권

  9. 과객 2009.06.02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저 놈에게 남은건 하수만 둔 바둑판을 뒤엎어 버리는 거만 남은 겁니다.

  10. 멋진글.. 2009.06.02 1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11. 사랑 병아리 2009.06.02 1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국민에 어리석음을 탓 해야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세금 몇푼 삥하자고 자기 자식을 빌딩 직원으로 두는 쫌스런 인간의 세치혀에 속는 어리석음이 있으니까요........다는 아니지만.......
    다시 그런일이 없을려면 민주 세력도 다음 정권에 대비한 인물을 꼭 준비 해야 되겠지요......지난 대선에 정도령은 정말 아니었습니다.나도 어쩔수 없이 찍었지만......
    큰 나무도 한알에 밀알에서 시작하자나요......다음 대선이 긴것 같지만 지금부터 꼭 준비 합시다.
    이명박 같은 쫌팽이는 더 이상 안됩니다.

  12. 걸어서지옥까지 2009.06.02 12: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네 쓰는 흔한 말로 생긴대로 논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게 말이 왜 사용 되어져 있는지 알아가는 시대인듯 싶습니다.
    사람을 외모로만 표현하면 안된다지만 생긴대로 노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외모를 거론 해 봤습니다.

  13. 성명숙 2009.06.02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속시원하게잘읽었읍니다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14. 그러니까... 2009.06.02 1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은 살아도 산 것 같지 않고 영영 죽어버린 결과가 됐고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서도 살아 돌아온 결과가 된 것입니다.

    개신교 교회 장로라는 분께서 신약성경 4복음서를 잘 읽어보셨으면,
    죽은 지 사흘만에 부활한 예수님 얘기도 지겨울 정도로 봤을텐데 말입니다.

    그 분들께서 제일 좋아하시는 성경 식으로 비유하자면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스스로를 가룟 유다나 빌라도 혹은 헤롯왕의 처지로 내몰아가고 있는 게죠.

  15. 다몬 2009.06.02 1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말입니다........................에~혀ㅡ,.ㅡ

  16. 모닝글로리 2009.06.02 14: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수요.?
    무슨 말도 안되는..
    악수라고 해도 봐줄까 말깐데..
    서로 같이 죽자는 악수죠..
    제일 멍청한 짓..
    한손으로는 자기목은 다른손으로는 상대편 목을 조르는 짓이죠..

  17. 친일파가 ..활기치는 세상 2009.06.02 14: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왜 이리 뉴라이트 들이 설치고 조중동 들이 활기를 치고 날라다니고..칠일파 의원들은 목소리가 더 더더 높아지고 그 이유를 몰랐었다...

    이젠 그 이유를 알았다...이대통령 어머니가 일본인 이란다...

    대선대 그 사실 다 숨기고 포항 에서 태어났다고 구라칠때 부터 알아봤어야 한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니..대북관계는 전쟁 일보직전이요..일본과의 관계만 ..예전 없이 아주 좋아지고 있다.. 뉴라이트 자본역시 뒤에서 일본인이 후원하고 있다고 나와있다..어찌 나라 해방한지 얼마인대..

    아직도 친일청산 하나 못하고 다시 친일파 한테 국정을 맞기는 꼴이 댔는가...나라 팔아먹을 사람들아..

  18. 노태우 정권만도 못한 2009.06.02 14: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수 중에서도 최하수입니다.
    아니 불과 십수년전에 정원식이가 온몸으로 어떻게 상황을 반전시키는지 보여줬건만, 이 아둔한 것들이 그것조차 기억을 못하나봅니다. 역시 용량이 2mb라서 그런가요??
    근데 겁이 나는 건 2mb뿐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뇌용량도 2mb와 별반 다를바 없을 거 같다는 겁니다.
    답답하네요.

  19. 오늘은비 2009.06.02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대통령은 봉화에 조문을 한다고 분명 약속한것 같은데 경호상의 이유를 들어 가지 않았다는 것은 이대통령의 눈 과 귀를 막는 간신의 무리들이 왜 그 주변에 그렇게 많은지. 이 대통령에게 소신을 가진 충신 참모 들은 없단 말인가 군신이 가장 불행 한것은 달콤한 말로 괘변을 일삼는 간신 들이 많다는 것이다.
    국민앞에 약속을 했다면 당연히 봉화에 갔어야 옳은 일 이다 봉변을 당하건 욕을 먹던 겸허하게 받아 들이면 되는것이다 그 들또한 국민이기 때문이다 촛불집회 이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화여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것을 내세웠다. 하지만 하나도 지킨것은 없다고 볼수 있다. 첫번째로재산 헌납 문제 이것은 어떠한 재단이나 관리 하는 기구가 만들어 지면 안될 것이다. 순수한 기부가 맞다 그것이 진정한 헌납 문화다 .참모들이 재단을 만들어서 관리 하자고 할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안된다고 하는것도 본인이다 .정직을 말한 사람이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대 국민보고 법과 도덕을 말할 자격이 있겠는가?
    공권력을 동안하면 당분간은 국민을 핍박 할수 있는지는 모르 겠지만 오래 가겠는가, 정권에 반대하는 자는 공권력을 동안하여 탄압하고 밟아도 된다고 생각 하는것은 모순 아니겠 는가 그 들도 이 나라의 국민이고 시민이다 .포용하고 함께 하기를 설득 해야한다 밟으면 된다고 생각 자체가 일제 강점기랑 다른것이 있는가 일 식민지 문화가 순사 문화와 완장 문화 였다 우리나라 순사 문화 그 만해도 되는데 이제 지겹지 않은가.
    부디 제발 국민을 위하고 단 한사람의 국민도 아낄줄 아는 분이 되 시길 ...

  20. Frederich 2009.06.02 1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찮게 블로그를 알게 되어 첫 글을 읽어봤습니다.
    전체적인 글의 논지가 명확히 전달이 되네요. 물론 더 많은 수를 내다보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요..

    다만, 정치적으로 고수/하수를 따져야하는 현실이 서글프기도 하네요.
    언제부턴가 이 나라는 누군가의 슬픔을 강제하고 또한 그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인배 천국이 되어버렸네요.. 그게 많이 아쉽습니다..^^

  21. rock fish 2009.06.07 0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만 살아 나불거리는 하수의 꼼수에 흩어진 떡고물을 주워 먹으려고 곁에서 얼쩡거린 백성들...ㅋㅋㅋ
    지금은 정신차렸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