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에서 6·10 범국민대회가 열린 비슷한 시간대에 전국의 각 시·군에서도 6월항쟁 계승 촛불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제가 사는 마산에서도 '6월항쟁 계승 민주주의 회복 마산시민 촛불문화제'가 '6월항쟁계승 마산시민촛불문화제 행사준비위원회' 주최로 열렸습니다.
원래 공지된 집회 시간은 저녁 7시였지만, 회사 일을 마치고 8시에 가까워서야 마산 창동 '차없는 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산 창동 '차없는 거리'는 그야말로 철저히 고립된 지역입니다. 2차선 도로에, 아래로는 남성동파출소(지구대)가 바리케이트를 치고 가로막고 있으며, 뒤로도 자동차가 다니는 큰길까지 나가려면 한참을 걸어나가야 하는 곳입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갔지만, 그제서야 집회가 막 시작되었다고 하더군요. 아직은 집회에서도 '코리안타임'이 확실히 적용됩니다.
가로로 앉은 사람의 숫자와 세로 줄의 숫자를 세어서 곱셈을 해봤더니 대략 300여 명이 참석했더군요. 물론 마산에서는 이 정도도 많이 모인 편입니다. (창원 집회에 참석한 아는 분에게 전화를 해봤더니, 거긴 약 500명이 모였다고 하더군요.)
(무대라고 해봤자 펼침막 한장과 음향시설이 전부지만) 집회 대열 맨 앞쪽 무대 뒤에는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서서 지켜보고 있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오늘 가두행진도 하나요?"
정보형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가두행진은 없습니다. 오늘 경남 열 한 군데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는데, 가두행진을 하기로 한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주최측과 그렇게 합의를 한 건가요?"
"그렇죠."
"그래도 갑자기 가두행진을 하겠다고 밀어부칠 가능성도 있잖아요."
"아, 그렇기야 하겠습니까?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갑자기 그렇게 밀어부치면 막을 경찰병력도 없잖아요. 다 서울 가버렸잖아요."
"그건 그렇긴 하죠. 그래도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이렇게 정보형사와 대화를 마치고, 참석인원 수를 나름대로 세어보면서 집회대열 후미로 되돌아갔습니다. 거기서 평소 잘 알고 지내는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지금 마산 근교의 농촌지역인 함안군에 사는 분입니다. 마산에서 저녁식사 약속이 있어서 왔다가, 집회가 열린다기에 분위기를 보러 왔답니다.
"이래 갖고는 안 되겠네요. 함안서도 촛불집회하면 이 정도는 모이는데, 마산에서 이렇게밖에 안된다면…."
"그래도 지금까지 마산서 열린 촛불집회 치고는 많이 모인거예요. 오늘 창원에는 500명 정도 모였다는데."
"혹시나 87년 6월항쟁 때의 분위기가 좀 나려나 싶어서 와봤더니, '역시나'네요."
사실 제 느낌도 그랬습니다. 맥이 많이 풀려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6·10항쟁기념일이니까, 그리고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하니까 그냥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하는 '의례적'인 분위기도 느껴졌습니다.
나름대로 그동안 지역현대사를 공부하고 기록하는 일을 해온 저로서는 오늘의 마산 촛불집회가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오히려 집회 주최측보다는 경찰이 1987년 6월항쟁 때의 교훈을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87년 6·10항쟁 당시 마산에선 3·15기념탑 앞에서 시작된 집회대열이 육호광장과 마산종합운동장을 거쳐 수출자유지역(현 자유무역지역)으로 행진했었습니다. 10일에도 경찰은 마치 당시의 행진 루트를 의식한 것처럼, 창동에서 마산종합운동으로 통하는 육호광장쪽에 얼마남지 않은 경찰병력을 차량 2대에 대기시켜놓고 있는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쉬운 게 바로 그것입니다. 적어도 '6월항쟁 계승' 집회라면 집회장소부터 22년 전의 첫 집회장소였던 3·15기념탑 앞 광장(상당히 넓고, 고립된 장소도 아닙니다.)에서 시작하여, 6월항쟁 당시 집회가 절정에 이르렀던 마산공설운동장과 어린교 오거리를 거쳐 수출자유지역(자유무역지역) 후문까지는 행진을 하는 걸로 잡았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길을 걸으면서 6월항쟁 당시의 정신과 의분을 다시금 상기하고,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게 '계승 집회'의 목적에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10일 마산집회는 서울광장에서 한참 열기가 무르익고 있던 9시 30분, 그냥 싱겁게 '자진해산'하고 말았습니다. 참석했던 사람들은 삼삼오오 인근 술집에 들어가 소주나 맥주를 마시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제가 볼 때 MB경찰은 '지역촛불'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하기 전략'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건 작년 촛불정국에서부터 그랬습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집회를 열든, 행진을 하든 그냥 내버려두는 겁니다. 그게 단순한 행진을 넘어 각목이 나오거나 돌멩이가 날아드는 '명백한 폭력집회'로 나아가지 않는 한 그냥 무시하는 겁니다.
어차피 전국 모든 지역의 집회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현재의 경찰병력 숫자로 무리입니다. 서울로 진압경찰을 거의 모두 차출해 가버린 상태에서 사실 다른 지역은 막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언론의 촛점이 집중된 서울만 차단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지역은 또 이렇게도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면 "그럼 네가 주최측에 들어가 그렇게 해보지"라고 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그냥 기자이자 블로거일 뿐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써본 글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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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잘 읽었습니다.
마산보다 더 아쉬운 건 진해는 소식도 듣지못했습니다.
그랬군요. 진해에선 아예 집회가 없었던 건가요?
비밀댓글 입니다
서울말고 하긴하는것임??? 나야 좆불깡패들 깽판칠때는 도로에서 개고생하니까....지방사는 지인에게 니도 애들 발광하면 도로 막히고 그러냐고 물어보니...뭐 하는지도 모르겠다는데......사진보면 하긴하는거 같고;;;;;
님의 글에는 지역에서도 서울 처럼 경찰이 막고 싸우고 해야한다고 들리는데요..
저는 지역이 이런 실정이라면 오히려 문화행사를 잘 기획해야한다고 봅니다.
만일 경찰이 불필요한 방벽을 세우지 않는다면 장기전을 이야기 해야 합니다.
막으면 싸우지만 막지 않으면 지나가는 시민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무화행사를 가능한 많이 만들어야합니다.
저는 집회라게 꼭 연사들 나와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만 하는 그런 집회는 상대가 우릴 적으로 보고 막아서고 할때 전투를 위한 사람의 마음을 다잡기라면 문화행사는 사람들 속에 여러가지 마음을 심어줄수 있는 문화적인 공간으로 자리를 잡도록 노력해야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문화의 공간에서 서로간의 소통을 하고 주장을 하면서 엄중한 시국에 재미라고 해서 죄송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재미가 있어야합니다.
광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그나마 몇백은 넘은 거 같기는 합니다. 제가 앞쪽에 앉아서 보느라 끝날때 뒤를 돌아보니 그래도 상당히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8차선에 약 15-20M(참고로 전 눈대중이 별로라 신문을 참조하시길). 그래서 광주는 문화행사와 함께 중간중간 연사가 나와 이야기한는 형식이고 구호도 중간중간 섞어서 진행합니다. 그래도 딱딱하기는 마찬가지구요. 좀더 다양한 문화행사가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차도를 이용하지않고 광장에서 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하는데 광주에 마땅한 광장이 없으니 쩝. 광주는 뭐했을까 광장하나 못만들고....
차도를 막지 않고 광장을 이용하면 매주 수시로 행사를 열수도 있지 않을까요. 쉬는날 이나 매주 금요일 이렇게 날을 잡아서요.. 그 속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하는겁니다. 지역에서는요..
서울도 막지 않는다면 이런 방향에서 잡아야하지 않을까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주완, 김훤주님.
저는 마포공동체라디오에서 활동하는 현추리라고 합니다.
가끔 글 읽으러 왔는데, 댓글은 처음 남깁니다.
위에 쓴 글에 100% 동감합니다.
그리고 조금 다른 논의지만 사람들과 단체들의 촛불이 서울 광장으로 쏠리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광장에서도 싸워야겠지만, 지역에서 조금씩 변화할 수 있는게
참 많은데 말입니다.
중앙에서 뭔가 바꾸어보려는 움직임.
사실 회의가 많이 듭니다.
Ps -
기자님 사진 한 장 가져가죠 괜찮겠죠^^!
네 고맙습니다. 좀 쓸쓸한 마음에 써본 글입니다.
나름으론 아픈 글이네요.
다만 낙심하지는 맙시다.
300명이 모인게 어딥니까?
내년엔 더 많은 분들이 모일 수도 잇습니다.
다만 행사장소는 문제가 확실히 있네요.
거리행진도 아쉽구요.
주최측에서 이런 점을 참작했으면 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주최측도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만, 아쉬웠습니다.
진주에는 가두행렬 있었습니다.
진주역에서 출발하여....
늦게 가는 바람에 카메라에 담지 못했지만....
잘 보고 갑니다.
아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부산에서도 가두행진이 있었어요. 작년에 비해 인원도 줄고 그냥 시민들보다 단체나 노조에서 나온 분들의 비율이 더 많은 것 같아서 (그리고 그 분들은 끝까지 남아있지도 않았죠.) 저도 좀 맥이 풀렸습니다. 그나마 6.10 이라서 그만한 인원이 모였던 거일 텐데, 참..
지역감정 불러일으킨 이명박정부·한나라당.
반민족·친일파매국노들의 보수위장술에 넘어간 경상도.
경상도란 말만 들어도 불쾌하고 짜증난다.
많이 공감합니다. 여러이유가 있겠지요.
제 생각에는 지역적인 소외가 결국 주인의식을 잃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언론에서도 잘 다루지 않죠. 시국선언도 지역대학은 이름도 없이 묶음으로 취급되더군요.
내용도 대충 전하고. 촛불시위역시 서울이 대규모라지만 나머지 목소리는 전하지 않는경우도 허다하고.
개인적으로 이 문제가 매우 크다고 생각하구요. 관행이라 할정도로 지역의 목소리는 새소리만큼 전하죠. 이런데 지역언론이 더 약화되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그야말로 모두 세뇌당하고도 남지요.
또 경남지역에서 제대로 역사인식하고 한나라당 정부비판하면 친척들 이웃들과 맨날 싸웁니다.
정말 힘들죠. 차라리 벽보고 이야기하는 게 낳을것 같고 가끔은 20대가 박근혜가 대안이라고 하면
뒷목잡고 쓰러질지경이죠. 열변을 토하고 설명해도 욕먹을땐 되려 무식한사람취급받을땐
결국 여기에는 전부 이런 사람들뿐인가하는 회의도 들고 그런생각으로 시위장에 안가는 사람도
많을걸로 생각됩니다. 슬프지만 현실입니다.
작년에 서울에 있을때 소고기반대촛불시위 열심히 했습니다.
진짜 싫었고 지금도 소고기라면 입에도 안뎁니다.
솔직히 로또가 매주당첨자를 내는 상황에서 못믿을 쥐를 믿고 소를 먹을수야 없지요.
어쨌든 지금 매우 주저되는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신념으로 기웃거렸는데
그때와 지금의 저를 비교하면 저는 그대로인데 지역에선 이상하게 주저하게 만드는
이런저런 이유들이 분명히 있는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노예들이 비폭력이란 굴레에 갖혀서
스스로 노예인증을 시작했구나,,,
비폭력'? 항쟁도 그럼 폭력시위꾼들 ㅡ.ㅡ 역사가 꺼구로가네
마산에 살아도 소식을 잘 접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듯 하네요..
수고 하십니다 (--__)
힘내시길...
http://blog.naver.com/sweety0302/90048786701 광주 집회의 모습입니다.
평화롭고 공연도 하고 질서있게 끝마쳤습니다. 경찰도 기꺼이 길을 터주었다더군요.
이런게 진정한 민주주의 경찰의 모습일것입니다.
우리이제 정신차립시다 언제까지 북한이 좋아하는 시위나해야합니까
경제를 살려야 우리 모두 잘살게 되는것 아닙니까
외국에서 우리나라 를 본다면 누가 불안한 나라에 관광오며 투자를 하겠습니까
한가정에 가장이 혼자서 잘한다고 집안이 잘되는것 아니잖습니까
가정을 꾸미는 아내와 자녀가 모두 잘해야 행복한 가정이 되는것과 같이 어려운 난국에 힘을 모아 하나가 되어야 되지않겠습니까
한가정을 꾸려나가는 사람으로서 요즘 너무들 하는것 아닌가요 말은 하지않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는것 잊지마세요?
개미같이 새벽에 나가 새벽1에 들어오면서도 불평 없이 살아갑니다 일할수 있다는것에 감사하면서............
사랑인지뭔지님 나도 밥벌어먹고사느라 암신경못쓰는데 그건아닌것같네요 새벽에나가 새벽별보며 돌아오는길이 왜이리 허탈해야합니까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남은게업ㅅ지않습니까 그게슬프지요 불평없이살아라가아니라 나도못하지만 더못한사람 생각하며 살아야지요 일할수있다는것에 감사한다니 얼마나 감사한일이겠어요 그치만 그만못해 죽을심정인 사람도 기억해야하고 돈만으로사는세상아닌것도 기억하고 살아야지요 돈많으면 다되는사회아니고 돈만많으면서 아무것도 하지않는사람들도 반성하게해야하는것아닌가요 유재석 강호동 당신들은 뭐하고 있소 그잘난 인기와몸값으로 자기입만생각한다면 죄받을거요 노무현 대통령분향소에가서 분향은제대로했는감? 자기앞가림하기바빠 누구눈에 안띄게 숨어있었소 ?치고빠지는 소리만말고 쓴소리도 아픈소리도 해야 지금의 인기에 걸맞는 국민엠씨가아닌가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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